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02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선

떠오르는 마음의 풍경 한가지-

내 어린 시절
한강에는 다리가 둘 밖에 없었다.
노량진과 용산을 잊는 한강 대교와 철교...
실상 사람과 차가 왕래할 수 있는 다리는 오로지 한강대교 뿐이었으니,
한때 보수공사를 했던지, 전시용 고무 보트를 이어 대교 바로 옆에
임시 다리로서 쓰인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노량진 쪽 임시 다리 입구엔 임시 장터가 생겼고
거기에서 제일 신명나는 볼거리로서 약장수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

종종 나를 잘 데리고 외출을 하시던 할아버지,
그리고 한 번 내게 사주신 꿀꿀이 죽-
와, 그 맛이 일미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꿀꿀이 죽의 출처가 미군 부대였다는 것.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다지만
우리 가족은 그 귀하다는 쌀밥이 늘 떨어지지 않았고
배고플 정도의 먹거리가 부족한 편은 아니어서,
꿀꿀이 죽이 모처럼 대하는 별미였을 뿐
겨우 끼니를 때우기 위한 요기는 아니었다.

어쨌든 종종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면서
때로는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설농탕 곰탕도 맛보았고,
가끔 중국집 짜장면 맛은 단연 최고였다.

왜 갑짜기 할아버지와 꿀꿀이 죽 생각이 나는 걸까?

그때의 시골스런 임시 장터며 신묘한 약장수의 묘기...
그렇게 소박했던 서울 분위기를 떠올리면,
그 주변을 쌩쌩 달리는 엄청난 차량 행렬하며 완전히 달라진 현재
한강변의 모습을 대하노라면...무언가 소중함을 잃어버린 듯한
금석지감이라!

과거로 되돌리 수는 없지만,
그 때는 모든 것이 꾸밈없는 소박함이서
마치 할아버지의 구수한 담배 내음처럼
삶의 질박함을 더하는 은은함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내 마음의 풍경에는
늘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이 있어 좋다.
그 곳에 작은 돌맹이라도 던지면
"퐁퐁퐁..." 징검다리 소리와 함께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리는...
  • 영희 2009.02.22 13:03
    저는 한강의 다리가 왜 저렇게 안 떠내려가구 있을까? 늘 궁굼했지요~^^ 지금도 띨띨한 거는 마찬가지지만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7 '하늘'이라는 맘에 쏙 드는 작품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랫동안 뵙지 못한 큰이모가 궁금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붓글씨 전시장인 "예술의 전당"에 가 계시다기에 불연듯 저도 가 보기로 결심했... 김맛세오 2012.05.15 2187
496 '하늘'이라는 맘에 쏙 드는 작품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랫동안 뵙지 못한 큰이모가 궁금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붓글씨 전시장인 "예술의 전당"에 가 계시다기에 불연듯 저도 가 보기로 결심했... 김맛세오 2012.05.15 2754
495 10월은요...!? T 평화를 빌며. 오늘 가리봉동, 우슬라 할머니 수녀님의 장례미사에 다녀왔다. 우술라 할머니는 2년 전 돌아가신 분다 할머니와 산청, 나환우 마을에서 친 자매지... 2007.10.09 2096
494 11월의 시작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모든 성인대축일인 오늘, 한국의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면서 뒷 산, 줄무덤 성지로 11시 미사를 드리려 갔다. 옆 능선으로 하여 40여분 걸... 1 2007.11.01 2005
493 12월의 만월(滿月) T 평화가 강물처럼... 새벽에 눈을 떠보니 서편 밤 하늘에 유난히 청명한 달 빛! 만월인걸 보니 12월의 보름이런가. 달이 흐르고 구름도 흘러가니, 달빛과 어둠이... 2008.12.12 1807
492 12월의 추위! T 평화와 선 이렇듯 컴퓨터 앞에 앉아 있노라면 언제나 넓은 창 밖의 시야가 펼쳐져 좋다. 물론 기온이 뚝떨어져 지금 영하 14도나 되는 강추위여서, 떨고 있을 ... 2010.12.15 2464
491 1만원짜리 가방의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엊그제 저녁식사 후 산보길에 지하도에서 쌓아놓고 파는 가방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얼핏 첫 눈에 들어오는 핸디 멜빵 가방이 있어 값... 김맛세오 2013.11.19 2702
490 2013.07.31 에 페북에 신부님 묵상글을 읽고 재 창조하여 제 페북에 남긴 글입니다..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작은형제회의 당쇠신부님 복음나누... D.Andrea 2013.08.09 2424
489 4월의 첫 순례 T 평화와 선. 아침 미사 끝나자 마자 성령의 바람이 불어- 전혀 계획없이 추진된 일이었으니까- 우선 새남터 성당으로 향했다. 거긴 내 학창 시절의 잊을 수 없는... 1 2006.04.01 2252
488 9월의 끝자락에 T 온누리에 평화를... 다시금 선배님들 묘소에 구절초가 새하얗게 피어나고 있다. 새로 고쳐진 인터넷과 함께 그동안 아픔과 기쁨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일들을 ... 2 2007.09.29 196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