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03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선

떠오르는 마음의 풍경 한가지-

내 어린 시절
한강에는 다리가 둘 밖에 없었다.
노량진과 용산을 잊는 한강 대교와 철교...
실상 사람과 차가 왕래할 수 있는 다리는 오로지 한강대교 뿐이었으니,
한때 보수공사를 했던지, 전시용 고무 보트를 이어 대교 바로 옆에
임시 다리로서 쓰인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노량진 쪽 임시 다리 입구엔 임시 장터가 생겼고
거기에서 제일 신명나는 볼거리로서 약장수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

종종 나를 잘 데리고 외출을 하시던 할아버지,
그리고 한 번 내게 사주신 꿀꿀이 죽-
와, 그 맛이 일미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꿀꿀이 죽의 출처가 미군 부대였다는 것.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다지만
우리 가족은 그 귀하다는 쌀밥이 늘 떨어지지 않았고
배고플 정도의 먹거리가 부족한 편은 아니어서,
꿀꿀이 죽이 모처럼 대하는 별미였을 뿐
겨우 끼니를 때우기 위한 요기는 아니었다.

어쨌든 종종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면서
때로는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설농탕 곰탕도 맛보았고,
가끔 중국집 짜장면 맛은 단연 최고였다.

왜 갑짜기 할아버지와 꿀꿀이 죽 생각이 나는 걸까?

그때의 시골스런 임시 장터며 신묘한 약장수의 묘기...
그렇게 소박했던 서울 분위기를 떠올리면,
그 주변을 쌩쌩 달리는 엄청난 차량 행렬하며 완전히 달라진 현재
한강변의 모습을 대하노라면...무언가 소중함을 잃어버린 듯한
금석지감이라!

과거로 되돌리 수는 없지만,
그 때는 모든 것이 꾸밈없는 소박함이서
마치 할아버지의 구수한 담배 내음처럼
삶의 질박함을 더하는 은은함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내 마음의 풍경에는
늘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이 있어 좋다.
그 곳에 작은 돌맹이라도 던지면
"퐁퐁퐁..." 징검다리 소리와 함께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리는...
  • 영희 2009.02.22 13:03
    저는 한강의 다리가 왜 저렇게 안 떠내려가구 있을까? 늘 궁굼했지요~^^ 지금도 띨띨한 거는 마찬가지지만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7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 김맛세오 2021.07.28 686
496 영지버섯 그리고 야생란에 대한 오랜 추억 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아이고마, 기여코 고 예쁜 영지버섯을 뉜가 캐어가고 말았네!" 뭔 말인고 하면, 내가 자주 산책을 가는 경희궁 내에 웬 작은 영지버... 김맛세오 2020.08.25 715
495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17
494 어느 행려자 아저씨의 낮잠 T 온 누리에 평화를... 늘 겨울 옷을 누덕누덕 걸치고, 나의 행로에서 서성거리는 그 모습은 대할 때마다 그 유명한 이태리의 거지 성자, 분도 라브로를 상기하게... 김맛세오 2020.09.11 746
493 참으로 감사드릴 은총의 봉사 T 평화와 선 작년 3월부터였으니, 주민셴터 주변에 담배 꽁초 줍기나 잡다한 쓰레기를 청소해 온지도 1년 3개월째 지나고 있다. 흔히들 65세 이상의 고령이 되면,... 김맛세오 2020.06.10 747
492 성거산 피정집에서... 그대는 아침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저 처마밑 낙슷물 소리를 듣는가? 어릴적, 역시 오늘처럼 내리던 빗소리에 귀기울이던 동지기 시절이 생각나고, 이승이 아무리... 김맛세오 2020.09.04 750
491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72
490 현실과 진배없는 나의 꿈 T 평와와 선 나는 평소 꿈을 잘 꾸는 편입니다.  꿈은 대부분 현실이 아니지만, 생생한 꿈을 꾸고 일어난 날에는, 그 꿈의 내용이 하도 현실과 같아 다른 이들에... 김맛세오 2020.09.27 786
489 "두려워말라. 용기를 가져라!" T 평화와 선    내 초교 동창중에 한ᆢ란 녀석이 있다.  요즘 유명 배우로서 잘 나가는 한ᆢ의 아버지이기도.  평소 동창 카톡방에 폰 사진이나 글을 얼마나 재밋게... 김맛세오 2022.01.05 788
488 나의 사랑하는 세째 외삼촌 T 평화와 선   어젠 외삼촌의 초대로 오랫만에 피킨스 병을 앓고계신 큰이모 동네로 여덟분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눈 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가... 김맛세오 2019.12.11 79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