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7.10.30 20:41

속 깊은 꼬마

조회 수 2148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강물처럼.

여기 아랫 동네는 바로 '성거읍'이다.
그 성거읍에 최근 관할 본당에 갔다가 알게된 한 가정이 있으니,
바로 초등 1년생인 '요한'이라는 꼬마가 사는 집이다.
매우 열심한 엄마 아빠를 닮아선지
그 아이는 부모가 집을 비어 혼자일 때도
뻐스를 타고 꽤나 먼 거리에 있는 본당 미사에 빠지는 법이 없다.
물론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을 만나면 개구장이에 불과하지만,
또 미사 참례는 잘 하면서도 내내 잠을 자거나 몸을 비틀기가 예사지만
그러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강론 내용을 줄줄이 꽤어 이야기를 잘 하니 그 집중력이 대단한 아이다.
또 그 아이의 식성 또한 여느 아이들과는 판이하게 달라
피자나 햄버거 따위는 쳐다 보지도 않고
설농탕, 곰탕, 감자탕,...따위를 좋아해 애늙은이 같은 식성이어서
참으로 기이한 아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저녁을 들 무렵 요한이 내게 전화를 했다.
"저녁하셨어요? 감자탕 먹으러 가요."
"아직 안먹었지만 마을에 내려가고 싶지 않으니 엄마하고나 먹으렴."
"...!!! 그래도 수사님과 함께 먹고싶은걸요...?"
순간적으로 꼬마의 기특한 청을 거절하는 건 아니다 싶어
생각을 바꿔, "그래, 요한아, 같이 먹자꾸나." 답을 했다.

그렇게 만나자, 이런저런 야그를 하다가
그날이 바로 음력 9월 5일인 내 생일!
"요한아, 그리고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네.
요한이 덕분에 그냥 지나칠 뻔한 생일 먹게 생겼군."
그랬더니 요 귀여운 녀석, 엄마를 앞세워 편의점 앞에서 차를 세우더니
쬐만한 고급 케이크를 사야 한단다.
그렇게 케익에 촛불을 밝혔고 생일 노래도 불렀다.

참, 그 날 내 생일을 챙겨주는 이 아무도 없었건만
요한이 덕분에 엄청 큰 생일상을 받은 셈이어서,
살아계실 적 엄마 만이 꼬박꼬박 챙겨주실 수 있었던
자칫 그냥 지나갈 뻔한 생일을,
그렇게 속 깊은 꼬마가 큰 상을 차려준 셈이다.

요한아, 하느님 사랑받으며 그렇게 무럭무럭 잘 자라렴!
  • 수호천사 2007.11.02 22:30
    사랑하는 수사님
    재법 쌀쌀해진 날씨가 마음의 여유를 가져가나 봅니다.
    늘 그 자리에서 반겨주던 수도원 전경들이 서늘하고, 앙상한 느낌을 받고 춥다고 서둘러 내려 오면서 미안함을 감춰 뒀는데..
    처음으로 방문해서 인사드립니다.
    마음 속 고향의 향기를 전해주시는 수사님의 다정하고 어린아이처럼 해 맑은 느낌을 통해서 보지 않아도 성거산자락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내용이군요?
    요한이 친구도 맛세오수사님과 세라피노 신부님 무지 싸랑해요~~~
    만남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려요..
    감기조심하시고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 넘쳐나기를..
    기도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7 청게산에서 만난 '준호'란 아이   며칠 전 오랜 가뭄의 와중에 달디 단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이었다.  안가 본 코스를 택해 어림잡아 산을 오르려 하니, 길이 잘 나지않은 골짜기로 들어... 김맛세오 2017.06.12 1198
436 첫 순례(예루살렘)에서 생긴 일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하던 도중 1986년도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상주 학생들은 거개가 다 경험을 쌓기 위하여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파견되는 게 관례였죠... 1 김맛세오 2014.02.17 2374
435 천인공명(天人共鳴), 천인공노(天人共怒)! T 온 누리에 평화     태종 때의 일입니다.  정확히 1405년 5월...   때아닌 집중 홍우로 곳곳에서 물난리가 났습니다.  그 와중에 쌀을 가득싣고 강을 건너던... 김맛세오 2015.04.14 1281
434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여, 고통이여! T평화/ 선 그러니까 정확히 1996년도, 을 기해 예루살렘의 성서 코스를 밟던 해, 성주간 바로 전 주였다.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예수님의 수난 체험을 톡톡히 ... 2 2010.03.14 2323
433 참으로 희한한 만남 T 온누리에 평화를 고대하며. 할머니, 그리고 젊은이 두 분 다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들. 전자의 할머니는 가까운 안성 분으로서 바로 오늘이 장례날이시라 어제 ... 7 2006.12.12 2281
432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들 T 평화/ 선 6년여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수시로 (먼저 가신 형제들)묘지를 지나칠 때마다 형제들을 생각하며 두런두런 추억을 화두삼아 이... 4 김맛세오 2012.01.21 2548
431 참으로 좋은 침묵의 시간들...! T 평화를 빌며...   말, 말, 말...말이 많은 이 세상에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될까?    평소 자연적으로 절제된 말의 분위기<침묵> 속에서 지... 김맛세오 2015.11.23 1437
430 참으로 소중했던 만남들 T 평화와 자비   그렇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를 찾아다니며 순례를 하였고, 그런 와중에 진솔한 만나들도 적지않아 행복하기 이를 데 ... 김맛세오 2017.01.01 1152
429 참으로 감사드릴 은총의 봉사 T 평화와 선 작년 3월부터였으니, 주민셴터 주변에 담배 꽁초 줍기나 잡다한 쓰레기를 청소해 온지도 1년 3개월째 지나고 있다. 흔히들 65세 이상의 고령이 되면,... 김맛세오 2020.06.10 748
428 참,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아! T 온 누리에 평화 낮에 모처럼 손님(수녀님)이 오셨지요. 자투리 시간을 내어 바로 옆 개업 식당엘 들어갔답니다.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김맛세오 2012.10.24 314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