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7.08.05 17:56

영지(靈芝)야 반갑다

조회 수 23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버섯을 보면 역시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동작동(현 현충원 자리) 우리 집 뒷산엔
이렇듯 장말철이나 우기엔 소쿠리 하나 들고 뒷 산엘 올라보면,
먹는 버섯들이 지천이었다.
요즘엔 자연산을 좀체로 볼 수조차 없어
천정부지 금값을 호가하는 싸리버섯, 송이버섯...따위가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 눈에 띄어
금방 한소쿠리가 되어 집에 가져가면
할머니가 맛난 버섯 요리로 대가족의 특별식으론 일품이었으니까.

그 땐 동네 사람들도
욕심이 없어 버섯 귀한 줄도 몰랐고
별로 따가는 사람도 없었으니,
장마철이라 버섯이 있겠다싶어
뒷 산엘 오르면 욕심이 없어도 하나 가득 채워졌다.

요즘엔 아무리 눈 씻고 찾아 봐도
보이느니 독버섯 밖에 없지만- 아마도 하도 따는 사람이 많아
먹는 버섯은 씨가 마른 모양- 그 땐 그렇듯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벗섯이었다.

* * *

며칠 전 3십분 거리에 있는 줄무덤 성지엘 오르다가
꼭 내 중지만한 버섯이 길가에 호젓이 자라고 있어
참으로 반가왔다.
그런데 어린 버섯이 누군가의 눈에 띄면
영락없이 그냥 따버릴 텐데 하는 기우가 머리를 스쳐,
아예 삽을 갖고 다시 올라가
썩은 참나무 둥지체 고스란히 떠다가
수도원 묘지 근처에 잘 옮겨 놓았다.

그런데 고것이 일주일 후에 보니,
반질반질 건강하고 너무나 예쁜 모습으로
머리가 몇배는 커져 있는 게 아닌가!

어쩌면 영지버섯 하나에 이렇듯 반갑고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영지의 효험이 좋다는 풍문을 들어서라기보다는
어릴적 숱하게 자라던 귀한 버섯들이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 세상이기에,
신비스럽고 영험한 영지 버섯과의 만남은
예사롭지 않은 더욱 감사해야 할 일이리...

어린 영지야,
무럭무럭 자라 핵가족이 아닌 대가족으로
성거산의 영험한 자리매김을 하려무나.
최근 너를 만남은,
이름없이 스러져가신 순교 선열들이 그러하셨듯
성거산의 귀한 몫이 되거라.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7 김장은 했누...? T 평화/ 선 지난 김장철이었다. 김프란...형제, 왈: "형제님, 오늘 김장독 좀 함께 씻을라요? 맛..형제: "우리 김장은 언제 할껀대요...!?" 김프: "헛,허..., 김... 1 2007.02.05 2384
376 어느 착한 아일랜드 형사님 T 평화가 강물처럼... 인생 여정에서 저처럼 좋은 인연들을 만난 사람도 드믈 것입니다. 갑짜기 탐정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를 반추해 보... 김맛세오 2012.03.07 2380
375 관악산 이야기 T 평화와 선. 난, 고향 이야기만 나오면 '동지기(동작동; 현 현충원 자리)'와 '관악산'을 제일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도 그럴것이 '동지기'는 관악산으로부터 멀... 2 2006.04.08 2380
» 영지(靈芝)야 반갑다 T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버섯을 보면 역시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동작동(현 현충원 자리) 우리 집 뒷산엔 이렇듯 장말철이나 우기엔 소쿠리 하나 들고 뒷 산... 2007.08.05 2376
373 보나의 서울 나들이 T 온 누리에 평화 참, 귀여운 보나! 천안의(요한이네) 보나(3돌 가까이 되는)가 엄마와 함께 지난 주,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성북동 입양소에서 처... 김맛세오 2012.05.01 2375
372 첫 순례(예루살렘)에서 생긴 일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하던 도중 1986년도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상주 학생들은 거개가 다 경험을 쌓기 위하여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파견되는 게 관례였죠... 1 김맛세오 2014.02.17 2374
371 실로 오묘한 자연의 법칙 T 평화/ 선 마당 화단에 물을 주다 보니 장미의 여린 잎마다 진디물이 일사불란한 군대의 호령에 맞추 듯 맛나게 진액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장미에 진디물이 많... 김맛세오 2012.05.01 2372
370 한 겨울 이맘때면... T 평화가 강물같이. 나 어릴 땐, 동작동에서 바라다 본 한강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어쩌면 흘러가버린 과거를 기억하는 건 영영 되돌릴 수 없는 허구일런지도 ... 2 2007.01.31 2370
369 꼬마야, 널 만나 가슴이 찡한 걸! T 평화가 강물처럼... "아저씨, 뭐해요...?" 향나무를 다듬고 있는 내 곁에 그렇게 한 남아 꼬마가 다가와 묻는다. "응, 너 가끔 머리 깍지? ...그럼 예쁘지 않니... 1 2006.11.22 2368
368 할머니와의 데이트 T 평화와 선. 참, 대단한 분! 이씨 조선 왕가 마지막 손의 며느님으로서 그 강직함에 손색이 없으신 '쥴리아' 할머니! 84세의 노구에다 한 쪽 손이 마비되고 한 ... 1 2006.06.03 236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