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2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를 빕니다.

<쥴리아 리(Julia Lee)> 할머니-

조선 이씨 왕가의 마지막 며느님이라는 소개를,
예전 몇 편의 글에 올렸다가
웬 이상한 스토커를 만나
급기야는 지워버릴 수 밖에 없었던 웃지못할 사연이 떠오른다.

어찌 지내시나 궁금해
성탄 및 새해 인사를 올릴겸 전화를 드렸다.
감기로 머리가 아프시다면서
1월 7일이면 그토록 애정을 가지셨던
한국을 아주 떠나신다고 직접 얘기해 주셨는데
예정보다 빠르게 5일, 출국하신다니
몸이 너무 불편하시어 더 이상 오래 계실 수 없는게다.
가시기 전, 한번쯤 성거산에 다녀가신다 하셨는데...!
그마저 차편이 여의치 않으셨던 게다.

그렇다. 그동안 오며가며
정이 들은 쥴리아 할머니.
다시는 뵐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지막 하직 인사라도 드려야 되겠다싶어
걸어서 30분,뻐스로 30분,지하철로 2시간 반-
이곳 성거산에서 멀지 않은 거리지만 꼭 3시간 반이 걸리니
왕복으로 하루를 다 소비해야 하는 만만챦은 거리.
그렇게 임시로 머무르고 계신 정동 아파트엘 갔다.

불편하신 노구에도 여전히 변치않으신
강직한 할머니...
몇가지 마지막 짐을 정리하고 계시던중
예고없이 들이닥친 나의 방문에
할머니 그 특유한 애정으로 얼마나 반기시는지...
깊은 포옹으로 맞아 주셨다.

평소 내가 선호하는 밀크 티와 케익을 준비해 주셨고,
3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와 연세가 똑같은 돼지띠라시면서
영영 한국을 떠나시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시며
슬픔과 보고픔이 역역하신 만감의 표정!!!

사랑하는 쥴리아 할머니,
지난 봄,
양양 글라라 수녀원 축성식 때 함께 가셨던 생각 나시죠?
나중에 속초로 해서 주문진 바닷가를 돌아
속세를 떠나 살아가는 예술가들을 만나 즐거웠던 시간들하며
맛있는 영덕 대게의 사연...
직접 그리신 한국 농촌 그림의 카드는
어쩌면 제가 간직한 할머니의 소중한 유품으로 남겠지요.
그래요,
한국에서의 그토록 오랜 세월 숱한 회한마져
늘 애정어린 기쁨으로 껴안으신 할머니의 고운 맘을 어찌 모를까요.
때문에 이 나라에서 많은 아름다운 추억도 남기셨죠.

하와이에 가셔도
더 이상 아프지 마시구요,
할머니의 굳은 신앙심처럼
내내 평안하시길 기도할께요.
우리 모두 멀지않아 영원한 여정을 함께 걸어야 하는...
몸놀림이 불편하시어 매양 겨워하심도
수유(須臾)요 이승의 찰나(刹那)려니 참으셔야겠죠.
"고통은 짧고 영광은 영원하다" 했잖아요.

잘 가셔요, 할머니, 쥴리아 할머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7 유난히 즐거왔던 인왕산행 T 온 누리에 봄기운이...   주말엔 언제나 그렇듯이 틈을 내어 가장 가까운 인왕산엘 오르곤 한다.   길목마다 하루가 다르게 봄 기운이 무르익어 가는 모습... 김맛세오 2017.03.27 1103
466 방하착(放下着) T 평화를 빌며...   이 아침, 얼핏 '방하착(放下着)'이란 용어가 떠오른다.   이 말은 &quot;공허한 아상(我相), 즉 나의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quot;는 의미로, 흔... 김맛세오 2019.01.14 1130
465 내 기억 속의 다양한 영상들 T 평화가 그대들에게...   정원에 피어나고 있는 꽃 사진을 앵글에 담으려니   유난히 할머니, 엄마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늘 초봄이면 텃밭의 흔한 꽃... 김맛세오 2017.05.08 1134
464 나의 유일한 형 T 평화와 선     지난 봄, 늘 건강하던 형이 뇌경색으로 쓰러지시어 입원했다는 연락이 왔다.   다행히 경미한 상태여서 시름을 놓았지만, 이후로는 잘 다니... 1 김맛세오 2018.10.31 1135
463 길 고양이 덕분에, 감사를... T 평화와 선   평소와는 달리 인왕산행 산책 코스를, 산 중턱쯤의 경비처소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잡았다.  바로 옆 성곽이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한 폭의 ... 김맛세오 2017.07.14 1136
462 풀잎 풀꽃 하나의 신비! T 온 누리에 평화가...   봄이 살며시 다가 와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같다.   &quot;맛..님, 어느덧 2017년의 봄이 오고있네요.  여기 정원엔 맨 먼저 잔디밭에 ... 김맛세오 2017.02.28 1138
461 불자(佛者)인 외사촌 형을 생각하며...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늘같은 초파일이면 단 하나 뿐인 외사촌 형이 생각난다.   15년 전쯤 큰외숙모가 돌아가셨을 때 절에다 모셨기에 이모들을 따라 ... 김맛세오 2017.05.03 1139
460 참으로 소중했던 만남들 T 평화와 자비   그렇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참으로 많은 국내 성지를 찾아다니며 순례를 하였고, 그런 와중에 진솔한 만나들도 적지않아 행복하기 이를 데 ... 김맛세오 2017.01.01 1149
459 무릉도원 아래, 찾아 온 손님들 T 평화가 온 누리에...   요즘 나의 정원 성모상 주변엔 온통 봄꽃으로 축제의 분위기!  게다가 벚꽃나무와 목련 아래 탁자가 놓여 있어 쉬어 가기에 여간 느... 김맛세오 2017.04.11 1151
458 산(山) 아이 T 온 누리에 평화가...   꼭 11년 전에 보름 정도 막내 숙부 내외의 초청으로 미국, '롱 아일랜드'(뉴욕 바로 옆)라는 곳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김맛세오 2017.03.06 115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