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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2 11:46

예쁜 해골...?

조회 수 154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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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아니 뭔 말인고?  세상 천지에 해골이 예쁘다니...?

 

그랬다.  며칠 전인 월요일에 영면하시어 팔당 천주교 공원묘지에 모셔진지 38년째 되는 할머니의 유골을 거두어 수목장을 지냈다.

그런데 보통 섬찍하게 여겨지는 해골이, 나의 사랑하는 할머니라선지 아담하고 동그라니 참으로 예뻐 보였다.

 

국지성 호우가 내리던 날이었지만, 묘하게도 묘지에서의 개장에서부터 성거산으로 모시기까지- 차로 가는 도중 억수로 내리던

비였음에도- 비를 전혀 맞지않았고, 다 끝난 후 산에서 내려오자 얼마 안되어서부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하느님께 감사!!!  

 

그런데 할머니의 해골이 예뻐보였다니...!!!???

예전에 로마 근처인 폰테 콜롬보 수련소에 방문했을 적에, 입구 길 옆에 수십∼수백기의 유골이 켜켜이 쌓여진 것을 보았다.

그 유골들은 다름아닌 과거에 살다 간 프란치스칸 형제들의 해골들을 모아놓은 것이라니,

아마도 "헛되고 헛되도다, 세상만사 헛되도다."라는 코헬렛의 말씀처럼, 그래서 헛군데에 정신을 팔고 살지 말라는 뜻에서

그렇듯 바로 오가는 길목에 선배님들의 해골을 탐처럼 모셔놓은 것이리라.

 

죽음을 두려워하고 멀리하여 사후 시신을 산 속 먼 곳에 안치하는 우리들 유교적 풍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잖는가.

하기사 옛 성당들을 둘러보면, 생전에 명망 높았던 이들의 석관을 성당 안팍이나 심지어는 안벽에다 안치해 놓았고,

가족들의 묘지도 바로 성당 밖에 공원화하여 모셔놓은 것을 흔히 목격할 수가 있다.  

말하자면 그네들에게는 우리들처럼 죽음을 멀리하고픈 그런 개념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서 살다 간 이들의 훌륭한 교훈을

본받으려는 깊은 신심에서 우러나온 전통일 게다. 

  

아무튼, 할머니의 얼마 안되는 유골분은, 성거산 성지로부터 2∼3백 미터 거리요 경관이 빼어난 천흥리 저수지와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소나무 곁에 수목장으로 모셨으니,

하느님이 만들어 놓으신 아름다운 자연의 품 속 일점 흙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누군들 죽은 이들을 뒤따라 가지 않으랴만은,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당연한 명제 앞에서도 아옹다옹 다투기 쉬운 우리네 인생!

그러나 내 할머니는 이승에서 나에게 베풀어주셨던 자애를

하늘나라에서 역시 바늘과 실의 관계처럼 늘 이끌어 주고 계시다는 확신을 지울 수가 없다.

 

좋으신 나의 할머니!

동재기 순교자들 후손들이 모여 살은 구교우 마을에서 신앙을 힘입으시어, 사랑하는 손자를 주님의 손에 맡기시고,

이제는 가까이 순교 성인들이 모셔진 성거산(聖居山: 거룩함이 머무는 산) 자락에 영원히 안주하셨으니,

생전의 모습처럼 늘 해맑은 미소를 배시시 짓고 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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