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4.07.22 17:17

해바라기 나팔꽃

조회 수 205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해만 온전히 바라보고 핀다'하여 '해바라기'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영어로는 'Sunflower'라고 하니 우리 말로 직역하면 '태양(해)꽃'이라야 하겠는데,

'해바라기'라고 하니 영어보다 더 정감적인 이름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모든 나무나 식물들이 햇볕을 받는 정도가 다를 수 있어

온전한 양지 식물이 있는가 하면 음지 식물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해를 바라보며 자라고 꽃을 피우기는 매양 한가지다.

 

오래 전부터 가끔 찾아 뵙는 온양의 (독거)할머니 집에는 꽃잎이 무지 큰 특이한 나팔꽃이 해마다 잘 피우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나도 그 씨앗을 얻어다가 정원에 심었는데,

올 해는 뒤늦게 심어 이제야 꽃송이를 피우기 시작하였다.

 

나팔꽃 세 그루중 하나는 정원으로 향한 도서실 창가 밑에 심어,

도서실에서 보는 이들이 멋진 나팔꽃을 감상하게 할 요량으로

창가 아래로 옮겨 심어 이제는 제법 덩굴을 세차게 뻗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자라는 방향을 서동방향으로 줄을 쳐 감아주었더니, 얼마큼 자라다가 이내 끝줄기가 감지를 못하고

자꾸만 반대 방향인 동서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 해가 매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니, 나팔꽃도 해가 가는 방향으로 자라고픈 게다.

자연 현상을 거슬러 나는 서쪽에서 도서실 창가쪽인 동쪽 방향으로 자라주길 바라니,

결국 나팔꽃은 참다못해, "왜 나를 자꾸 해가 가는 반대 방향으로 가게 하지요?"라고 언짢아 하는 게 아닌가?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나팔꽃의 자연 의지를 헤아려 주지 못하고 

뒤늦은 오늘 아침에서야 자라는 덩굴을 해가 가는 방향인 동에서 서쪽으로 다시 감아 주었다.

 

그 옆이나 위아래로 덩굴을 뻗어나가는 오이나 방울 토마토, 애호박 덩굴도 마찬가지.

커다란 잎이 다른 것을 가려 햇볕을 보기가 어려워지면,

즉시 새 줄기나 달리는 열매에 영향을 주어 잎이 누렇게 뜨거나 자라는 열매에 지장을 준다.

 

해를 향해 꽃과 열매를 키우는 해바라기꽃 만이 해바라기가 아님을...

키작은 채송화는 또 어떠랴!

그 어떤 것보다도 가리움없는 햇볕이 쨍해야 예쁜 꽃을 잘 피운다는 걸.

이 아침, 해바라기 나팔꽃의 교훈에서

신앙 역시 오롯이 하느님을 향한 열정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자못 깊어지는 게다.       

 

해바라기!

우리 모두 해를 향해, 해를 바라보며, 자라고 튼실해지는 '해바라기'여야 하는 것을...^*^

  • 은천 2014.07.23 13:30
    수사님의 글을 읽으며 제 욕심스러웠던 마음을 떠올리며 웃었습니다. 우리집 베란다에서 피운 꽃들이 죄다 밖으로만 고개를 내빼니, 거실에 앉아있는 저는 그 아이들 뒤통수만 바라보고 있어야만 하는 처량한(?)처지가 가끔은 골이 나곤 했습니다. 화분을 90도 돌려놓아도 어느새 저를 외면하는 아이들...^^ 한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묵상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해바라기 나팔꽃

    T 온 누리에 평화   '해만 온전히 바라보고 핀다'하여 '해바라기'이라 부르는 것이리라. 영어로는 'Sunflower'라고 하니 우리 말로 직역하면 '태양(해)꽃'이라야 하겠는데, '해바라기'라고 하니 영어보다 더 정감적인 이름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모든 ...
    Date2014.07.22 By김맛세오 Reply1 Views2053
    Read More
  2. No Image

    해거름녘

      T 온 누리에 평화   '해거름'하면 으례히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2가지 장관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 하나는 오래 전 인도에서의 짧은 여정(아마도 1983년?)중에 만났던 석양이니,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모든 사람이나 동물...
    Date2014.01.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2350
    Read More
  3. No Image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

    T 온 누리에 평화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10여년을 살았던 흑석동보다는 초교 3학년 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지금의 '현충원' 자리를 단연 내 고향이라 하겠습니다. 요즘처럼 가뭄이 심할 무렵, 청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릴라치면 심중팔구 비가 오리라는 ...
    Date2012.07.03 By김맛세오 Reply0 Views3827
    Read More
  4. No Image

    할아버지와 꿀꿀이 죽

    T 평화/선 떠오르는 마음의 풍경 한가지- 내 어린 시절 한강에는 다리가 둘 밖에 없었다. 노량진과 용산을 잊는 한강 대교와 철교... 실상 사람과 차가 왕래할 수 있는 다리는 오로지 한강대교 뿐이었으니, 한때 보수공사를 했던지, 전시용 고무 보트를 이어 ...
    Date2009.02.08 By Reply1 Views2034
    Read More
  5. No Image

    할아버지, 그 때, 참 죄송했어요

      난 할아버지에 관한 일화도 적쟎게 간직하고 있으니, 그마만큼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각별하셨던 게다.   가족들 뉘게든 호랑이같이 무섭게 대하셨던, 그런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겐 자애롭기 그지없으셨으니까...   그런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할아...
    Date2021.02.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793
    Read More
  6. No Image

    할미꽃

    T 온누리에 평화. 선배님들 무덤가에 할미꽃이 소복히 피고 있다. 꼭 이맘때면 피어나는 할미꽃을 만나면 정말 옛적 내 할머니를 닮은 모습에 언제나 보아도 편안하고 반갑기 그지없다. 할미꽃- 따가운 봄볕을 좋아하면서도 해바라기와는 달리 당당하지도 예쁘...
    Date2007.04.05 By Reply5 Views2456
    Read More
  7. No Image

    할머니와의 데이트

    T 평화와 선. 참, 대단한 분! 이씨 조선 왕가 마지막 손의 며느님으로서 그 강직함에 손색이 없으신 '쥴리아' 할머니! 84세의 노구에다 한 쪽 손이 마비되고 한 번 움직이시려면 몸 전체를 앞으로 미는 최어에 의지하셔야 하면서도 힘겨운 내색을 전혀 안하시...
    Date2006.06.03 By Reply1 Views2368
    Read More
  8. No Image

    할머니와 어린 손자

    T 평화와 선. 며칠 전 어린이 날, 천안행 지하철에서였다. 탈 때부터 내 곁에 할머니와 4-5살쯤 되어보이는 손자가 있어, 손을 꼭 잡고 나들이를 가는 그 다정한 모습에 어릴 적 할머니 생각이 났다. 그리운 내 할머니... 엄마가 직장에 다니셨던고로 바늘과 ...
    Date2008.05.09 By Reply0 Views1874
    Read More
  9. No Image

    할머니와 샘

    T 평화가 샘물처럼...   어린 시절, 세상에 대해 처음으로 제 의식에 자리잡은 것은 다름아니 '동재기 능말'(4-5살 무렵)이라는 곳의 할머니와 샘터이지요. 마을의 맨 위에서 두번째 집이었던 저희 집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샘물이 솟아나는 맑고 작은 샘터...
    Date2013.04.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06
    Read More
  10. No Image

    할머니 손은 약손

    T 평화와 자비   "할머니, 옛날 얘기 해 줘요."   "인석아, 지난 번에 해 줬구먼.  또 해 달라구...?  옛날 얘기 너무 좋아하면 가난해져요...!"   "응, 응,...할머니, 가난해져도 좋으니까 또 해 주세요!"    (그렇게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걸핏 졸라대...
    Date2016.06.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68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