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52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kjn_11.gif


라 베르나의 성금요일 오후

 

라 베르나와 골고타 언덕 석양에 물든 십자가

골고타의 예수께서 거기 계셨다.

오후 3시 수난전례

못 박히신 몸에 입을 맞추며 돌아서는 발길

작은 형제들이 부르는 슬픈 성가

 

보았나 십자가의 주님을

보았나 못 박히신 주님을

보았나 못에 뚫린 손과 발

보았나 뼈 드러난 손과 발

보았나 싸늘하게 숨지심

보았나 창에 뚫린 심장을

 

석양에 방울지던 선혈 선혈 선혈

보았나 매달리신 주님을

보았나 아파하신 그 고통

보았나 신음 중에 숨지심

 

죽은 아들을 품에 안으신 성모

돌무덤에 장사지내고 돌아서는 발길

아들의 빈자리

 

성프란치스코께서 다섯 상흔을 받으신 곳

그리스도의 수난을 당신의 몸에 새길 만큼

이미 그리스도는 그와 하나가 되었다.

 

목이 메이는 슬픔

눈물의 강에서 젖어오는 가슴

벅찬 가슴으로 그 날을 회상한다.

 

성금요일의 오후는 슬프다.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는 삶

자신의 십자가를 자신이 지는 일

매일 매일의 삶에서 죽음과 부활을 산다.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서,

 

 묵상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십시오 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아버지 제영혼을 맡겨드립니다"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이제 다 이루었다."

성금요일의 오후에는 침묵 가운데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시관과 채찍으로 온 몸이 성한데가 없이 상처로 만신창이가 된채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기 저기 못에 뚫린 손과 발에서 핏방울이 십자가를 타고 흐르고 있고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기력을 다 동원하여 극도의 한계를 느끼면서
단말마의 호흡으로 거친숨을 몰아쉬는 가운데

"당신의 힘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가
아버지와 그분을 낳아주신 성모님이 함께계시다는 버팀목으로 남아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겪는 이들의 피의 절규가 힘의 논리 앞에
까닭없이 당하고있는 오늘의 비참한 현실에서 또 다른 십자가의 형벌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안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이 힘 앞에
무력하게 남아있는 이들의 소리는  

구약에 나오는 죄없이 죽어 간 아벨의 피의 함성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이 험악한 세상에서 탈출시키기보다
인간과 함께 고통을 참아 받는 법을 가르치시고자 하십니다.
십자가상에서 고통스러워 하시던 그 모습이 바로 부활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십니다.
그 고통스런 죽음이 없었다면 부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활의 영광은 바로 고통의 영광이었습니다.
고통의 영광스런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고통을 잊고 영광만을 찾던 그들의 마음이 찔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스도는 많은 고난을 받을 것이라고 하였을 때

놀라서 펄쩍 뛰던 그들의 마음이 찔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고통이 사랑임을 아는 사람은 예수께서 부활 하셨다는 것을 압니다.
마음이 찔리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마음이 찔리지 않는 사람은 예수님의 부활을 모릅니다.

세레를 받는것은 자기를 죽이는 행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고생을 읽지 못한 이기적인 마음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내 남편과 아내, 내자식과 나아가 인류의 마음,
이 사회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자기 욕심만을 챙기려는 그 마음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찔리는 마음, 자기의 이기심을 죽이는 마음의 소유자만이

예수님의 부활과 자신의 부활을 체험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자발적인 희생의 죽음 만이 부활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줍니다.
순수하게 자발적인 희생으로 죽으신 유일한 분이 그리스도이십니다.

비가 내리는 성금요일의 오후
축 늘어져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는 분을

십자가에서 내려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슬픔을 바라봅니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죽은 아들을 품에 안으실 때

아드님을 성전에 봉헌한 뒤에 들려주던 시메온의 말이 생각 납니다.
" 이 아이는 반대받는 표적이 될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는 아픔을 겪게 되리라는 말이

순간적으로 온 몸을 전율케 합니다.

죽은 아들을 장사지내고 돌아오는 성모님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열정에 불타 복음을 전하시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어머니의 마음에 자리잡고있는 그 허전함이

발걸음을 더욱 힘겹게 합니다.

집에 돌아오신 성모님. 어릴적부터 손때묻은

그분이 사용하시던 물건들 그분이 입으시던 옷가지들,
그것들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더욱 아리고 슬픔의 눈물은 강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음 안에 이 모든 것들을 깊이 간직하시는 어머니의 각오와 다짐은

제자들에게 힘이 되어주십니다.
모두들 무서워 문을 닫아걸고 있는 곳에 함께 계시면서
아버지께 기도하시던 성모님과 더불어 차츰 제자들도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이 살아계실 때 들었던 말씀에 귀 기울이기 시작 합니다.
그분의 말씀이 자신들 안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남을 살리기 위해 애쓰시던 그 모습들이 희망을 만들어 냅니다.
그분에게 걸었던 세속적인 희망,

강한 힘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시리라는 희망이 무너지고
약함 안에서 드러나고 고통과 십자기에서 드러나는 영광스런 부활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스승이 보여주신 삶에서 자신들의 일상을 꾸려나갈 지혜를 얻게 됩니다.

검은 구름이 드리워진 하늘에서 비가내리는 성금요일의 오후,
하루하루의 일상의 삶을 피흘리며 살아가는 이들 곁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립시다.
우리가 나눌 수있는 마음과 정성, 우리의 시간,
우리의 재물, 우리가 가진 나눔이 가능한 모든 것을 그들과 함께 나눈다면
우리는 그러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부활하신 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내려감은 죽음 입니다.
하지만 내려가지 않고서는 발을 씻어 줄 수가 없습니다.
발을 씻어주지 않으면 우리는 그분과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됩니다.
성목요일의 발씻음은 오늘 죽음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낮아져서 겸손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부축하면서 희망의 노래를 부릅시다.
죽음 이후에 오게될 부활을 희망하면서...

 

 

2014. 4. 18 성금요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8 힘을 포기하는 힘 힘을 포기하는 힘   성경은 힘을 다루는 책입니다. 자만심과 우월감으로 하느님과 동등해지려는 인간과 사람들과 동등해지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신... 이마르첼리노M 2023.11.21 100
1497 희망을 일깨우는 수난의 사랑 희망을 일깨우는 수난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은 성프란치스코를 완전히 사로잡은 하느님의 매력이었습니다. 겸손은 ... 이마르첼리노M 2024.02.26 227
1496 희망을 일깨우는 생명의 바람 희망을 일깨우는 생명의 바람   나는 교리를 배울 때 대신덕(對神德)이라고 하는 하느님께 대한 덕으로 믿음, 희망, 사랑에 대해 배웠다. 내 인생의 신앙 여정에... 이마르첼리노M 2022.12.19 432
1495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스스로 회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를 사람의 생각에 가두는 모습입니다. 기도의 ... 이마르첼리노M 2023.11.04 210
1494 하느님의 자기 계시 하느님의 자기 계시   나는 생명의 빵이다. (요한 6,48) 나는 세상의 빛이다. (요한 8,12) 나는 양이 드나드는 문이다. (요한 10,7) 나는 착한 목자다, (요한 10... 이마르첼리노M 2023.04.29 206
1493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쉰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쉰다.   자신의 힘을 자신만의 상승을 위해 사용하고 공동선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모... 이마르첼리노M 2023.01.12 455
1492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살아있는 동안 하느님 안에서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오래지 않아 전혀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향락은 세... 이마르첼리노M 2023.05.10 309
1491 하느님 사랑의 거울 앞에 서면 계산기가 사라집니다. 하느님 사랑의 거울 앞에 서면 계산기가 사라집니다.   피정하는 시간은 깊이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나는 가끔 나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주관적으로 판... 이마르첼리노M 2024.01.24 221
1490 하느님 나라의 새 이름 (상호존중의 원 안에서 누리는 참여) 하느님 나라의 새 이름 (상호존중의 원 안에서 누리는 참여)   삼위일체 하느님의 이미지는 삼각형의 꼭대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 이마르첼리노M 2023.09.05 321
1489 틀을 바꾸는 기쁨의 예언자들 틀을 바꾸는 기쁨의 예언자들   자기만족을 얻기 위해 하느님을 끌어들여 하느님과 거래를 하는 사람들, 사후의 처벌과 보상에만 눈이 멀어 지금을 잊고 사는 사... 1 이마르첼리노M 2022.07.04 407
1488 최상의 좋음을 표현하는 예술 최상의 좋음을 표현하는 예술   영의 인도를 받으면 내면의 기쁨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커지면 커질수록 내... 이마르첼리노M 2023.09.11 343
1487 창조된 존재에 생명이 흐르게 하는 선 창조된 존재에 생명이 흐르게 하는 선   내 존재의 뿌리는 사랑에 찬 하느님의 완전한 자유와 의지에 따라 창조되었다.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 이마르첼리노M 2022.12.10 644
1486 질문과 대답 사이 (“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저는 무엇입니까? ) 질문과 대답 사이 (“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저는 무엇입니까? )   성프란치스코에 대한 글에서 그는 어느 날, 밤을 새워가며 이렇게 기도하였다고... 이마르첼리노M 2024.05.11 213
1485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내어주는 죽음이 내어주는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죽음이 받아들이는 기쁨으로   내려가는 죽음이 내려가는 기쁨으로 내려놓는 죽... 이마르첼리노M 2023.04.09 311
1484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 이마르첼리노M 2022.12.24 42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