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0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떠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럴 적마다 저의 양쪽에 누워계신 엄마와 할머니의 저에 대한 실랑이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자든지 말든지 너 맘대로 해!"(잔뜩 화가 나신 엄마)

      "이 녀석아, 얼릉 자고 낼 일찍 일나야지..어여 이리 와 자렴!" (부드럽게 자꾸만 채근을 하시는 할머니)

 

한동안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잠을 재촉하던...그런 시절!

 

* * *

 

엄마는 늘 따뜻하신 게 아니라 때로 저에 대해 무척 냉정하셨지요. 그렇지만 할머니 면전이라 어디 맘대로 야단을 치시거나

매를 들실 수 있나요? 대신 저의 팔이나 허벅지를 쎄게 꼬집으시는 걸로 대신하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울지도 못하고 끽소리 없이 항복할 밖에요.(또 꼬집히면 너무 아프니까요...ㅋ^^)

 

그러시던 두 분의 품이 기다려지는 따스한 봄날처럼 그립습니다.

많은 자식들을 키우시어서였는지 할머니의 젖무덤은 아프리카의 아낙네들의 그것처럼 크고 축늘어져

항상 제 차지였던 것은 말할나위 없고요, 초교 저학년 시절 학교에서 파학하여 돌아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할머니의 가슴팍 젖부터였으니까요.

물론 밤 잘 때에는 엄마의 젖을 만지며 자야 직성이 풀렸지요.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젖꼭지가 얼마나 쓰던지! 다름아닌 '금계락'을 바르신 겁니다.

저를 아예 젖에서 떼게 하실 요량으로 아마도 옆 집 보선 엄마와 그런 이야기가 오고가셨던 모양입니다.

어쨌던 쓴 약발은 기막히게 잘 주효했지만, 저는 심통을 부리며 그날부터 몹씨 우울해졌지요.

그런 제게 엄마는 할수없이 젖을 만지는 것 만은 허락을 하셨고...

"엄마 젖만지는 게 그렇게 좋으니?"하시며 꼬옥 안아주시는 거 있지요.

아마도 징그럽게도 다 큰 고교생일 때까지 엄마의 가슴을 헤치며 잠을 청했으니요.

 

그렇습니다.

아이적엔 엄마나 할머니의 존재는 가히 하느님이셨습니다.

'돌아 온 탕자' 이상으로 어떤 심술에도 따뜻이 품어주셨던 두 분의 가슴!

고향의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 햇살처럼 두 분의 따스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나즈막한 공작산의 새소리를 듣노라면 환생한 두 분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지요.

반짝거리며 졸졸 흐르는 냇물은 엄마와 할머니의 치마폭처럼 나폴거리며 졸잘대는 듯...

무엇보다 '평화와 감사'의 들숨 날숨으로 걷는 지금의 저에게

그렇듯 하느님을 향한 관상 경지에로까지 이끌어 주시는 폭은한 엄마, 할머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7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 비 T 평화/ 선 그렇게 화사했던 단풍이 삶과 죽음의 예표인 양 이제는 겨울 준비로 훌훌 옷을 벗고 있다.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과 더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의... 2 2009.11.08 2086
346 받은만큼 베푸는 사랑... T 온누리에 평화 고아들을 대하면 무엇보다 측은지심에 가슴이 아픈 게 상례. 지난 주일 새벽 피정 집 바깥등들이 전부 켜져있어 끄러 내려 갔다가 얼음 계단에서... 2 2009.11.25 2235
345 행복한 그리움 T 평화/선 소나무들은 잘 있을까. 선경을 방불케 하는 '십자가의 길' 주변 사물들은 여전할까. 심심찮게 뾰로롱 나무와 나무 사이 그네를 타는 듯한...작은 새무... 4 2009.12.12 2567
344 특별한 성탄 선물 T 평화가 강물처럼... 2주간의 외유를 마치고 엊그제 다시 성거산 제 자리로 돌아왔다. 우편함엔 오무수 신부님이 보내 주신 책자와 또 다른 소포가 기다리고 있... 1 2009.12.22 2436
343 평화, 정의가 싹트는 세상 T 평화가 시냇물처럼... 어쩌다 성거산 길을 오르내리노라면, 눈이 쌓이고 삭풍이 불어대는 골짜기에 언제나 그렇듯 얼음 속으로 흐르는 예사로운 시냇물 소리는 ... 2 2009.12.31 2079
342 성모칠고(聖母七苦)...? T 평화/ 선 새해를 맞은 지도 벌써 20여일이 훌쩍 넘어, 오늘도 영하 10도의 매서운 산 속 추위... 금년 겨울처럼 눈이 많이 내리고 강추위가 계속되는 해는 내 ... 2010.01.23 2536
341 마음 씀씀이에 달려있는 것을... T 평화/선 평소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을 좋아한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만들어진다'라는 의미이니, 똑같은 일, 상황에서도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 2010.01.28 1986
340 빛 맑고 절묘한 아름다움이여! T 평화가 온 누리에... 가끔 한 밤중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나 다시금 잠이 아니 오는 경우가 있으니, 흔히들 불면(不眠)이라 하지만 내 경우엔 불면이 아니라 즐거... 2010.01.29 1970
339 색동 저고리 T 온누리에 평화 밤새 내리던 비가 새벽부터는 진눈깨비로 변하더니 아예 난분분(亂粉粉) 백설로 변해버린 이 아침! 덕분에 원없이 설경을 대하는 올 겨울의 성거... 2010.02.11 2267
338 도룡농이 철 T 평화가 샘물처럼... 벌써 2주 정도 전이었으리... 모처럼의 외출에서 돌아 온 깜깜한 밤 길 거의 집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큰 연못엔 아직도 두터운 얼음이 ... 1 2010.03.04 289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