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8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요즘 며칠동안 '어떤 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내 자신일까?'를 계속 묵상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기도 내용이 감사보다는 청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

우리들 청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말하기도 전에 이미 속마음을 다 알고 계실 터이니,

구태여 청원을 한다는 것은 하느님 하시는 일이 못믿워서 자꾸만 보채는...어찌보면 자신의 이기욕을 채우려는

그런 심산이 더 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저 개인만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삶에 감사드려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음을 헤아려 봅니다.

우선 좋은 어른들 밑에 더없이 좋은 환경, 남부럽지 않은 교육...친척들이나 은인들과의 스스럼없는 인간관계!

서울 중심지에서도 나무가 많은 '정동,이라는 쾌적한 문화의 거리에 속해있는 수도원에 거하고 있다는 것,

조금만 걸어 나가도 엎드리면 코에 닿을 경희궁이며 인왕산...

그리고 불과 몇 분 동안이라도 숨을 쉴 수 없는 걸 감안한다면 보이지 않는 공기에 더없니 감사드려야 할...

요즘엔 새벽 밤하늘의 가을 공기가 얼마나 맑은지요!

하늘의 별들이 저렇듯 초롱초롱하니, 서울의 하늘이 언제 저랬을까...감탄에 감탄을 자아내어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오는 거지요.

제가 오랜 세월 알고 지내는 70대 초반의 자매님이 계십니다.

작고하신 부군이 공무원 과장으로 정년 퇴직하시어 그 매월 나오는 연금 만으로도 풍족하진 않지만

그리 아쉽지 않게 살아가고 계시는 분이랍니다.

그런데 이혼한 큰아드님이 하고자 하는 일은 제대로 안풀리고 술로 세월을 보내 걸핏하면 술친구들에게

술을 사주고는 그 값을 어머니에게 떠맡기는니, 어머니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거지요.

얼마 전에도 전화로 "저의 처지를 주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시네요."하면서 자조섞인 한탄을 하시는 겁니다.

끊임없는 한숨 속에 어둡게 살아가는 분이 어찌 이 자매님 뿐이겠습니다.

 

"자매님, 잘 안풀어지는 일로 왜 해결을 안해 주시는가 하느님께 애원, 불평불만만 하실게 아니라

하느님은 모든 걸 다 알고 계실테니 오히려 자매님께 주어지신 그동안의 적잖은 은혜에 대한 '감사기도'를

하심이 마땅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마음을 비우지 않고 채우려는 가득한 욕심 자리에는 은총이 채워지기가 어려운 거지요.

 

그보다는 거저 주어진 삶,생명에 대한 은혜, 땅과 바다에서 나오는 풍요로운 먹거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갖가지 자연에 대한...헤아릴 수 없이 감사드려야 할 은혜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왜 내 기도는 안들어 주시는가...?" 불만에 찬 일상이다 보면 남들은 다 제쳐두고 자신 만이 불행하게 사는 것 같아

괜스레 우울하고 짜증이 나 풀어질 매듭도 잘 안풀리는 거지요

반대로 매사에 감사의 삶이다보면 좀 부족하다 하여도 기쁨 또한 넘치지 않을까요.

기쁘게 지내면 절로 복이, 아니 하느님께서도 흠흠해 하실테니 덤으로 은총을 듬뿍 주시지 않겠습니까.

 

<청원기도>가 때로는 필요하겠지만,

<감사기도>야말로 우리들 매일의 근간을 이뤄야 할 기도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5 세밑과 생일오빠 T 평화가 강물처럼... 2006년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성탄과 연말연시 이맘때면 사촌 여동생들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그녀석들이 붙혀준 내 닉네임... 2 2006.12.30 2169
464 쥴리아 할머니,오래오래 건강하셔요! T 평화를 빕니다. 할머니- 조선 이씨 왕가의 마지막 며느님이라는 소개를, 예전 몇 편의 글에 올렸다가 웬 이상한 스토커를 만나 급기야는 지워버릴 수 밖에 없었... 2007.01.03 2296
463 감기와 함께 여행을... T 평화/ 선 서원식과 회의가 있던 정동에서의 몇날, 첫날부터 얇은 이블 덕으로 홈빡 감기에 들고 말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콧물과 재채기,가벼운 기침... 그... 1 2007.01.22 2122
462 남원 아이들 T 평화가 강물처럼... 얼마 전, 벼르고 벼르던 남원 아이들이 성거산엘 다녀갔다. 실은 아이들이 아닌 중년의 어른이지만, 난 맘 속으로 그 애들에게 만은 그렇게... 1 2007.01.23 2162
461 한겨울 개구리라니...!? T 평화와 선. 계곡이라야 비가 많이 올 때나 계곡 구실을 할까? 간헐적으로 어쩌다 물이 고여있는 수도원 옆 계곡. 신기한 것이 다른 계곡엔 빙판이 졌는데도 그... 1 2007.01.25 2331
460 한 겨울 이맘때면... T 평화가 강물같이. 나 어릴 땐, 동작동에서 바라다 본 한강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어쩌면 흘러가버린 과거를 기억하는 건 영영 되돌릴 수 없는 허구일런지도 ... 2 2007.01.31 2370
459 김장은 했누...? T 평화/ 선 지난 김장철이었다. 김프란...형제, 왈: &quot;형제님, 오늘 김장독 좀 함께 씻을라요? 맛..형제: &quot;우리 김장은 언제 할껀대요...!?&quot; 김프: &quot;헛,허..., 김... 1 2007.02.05 2384
458 짧은 만남 긴 여운- 온야떼의 수녀님들 T 가득한 평화 지난 여름, 8월 바스크와 스페인에 순례할 행운의 시간을 가졌었다. 마침 든든한 안내자 우요셉 신부님이 거기에 계셨기에 내 발길은 진작부터 그 ... 2007.02.08 2482
457 내 친구, <병두>의 세례 T 평화가 강물처럼 흘러 흘러. 지난 주일은 유난히 기뻤던 날. 멀리 청학리(남양주군)에 사는 친구, 병두의 영세식이 있었다. 걷고 뻐스 타고 지하철을 몇번이나 ... 3 2007.02.13 2394
456 즐거운 불면(不眠) T 온누리에 평화 간 밤 꿈에서 깨어 눈을 떠 보니 2시가 좀 넘었다. 어제 오후 중노동을- 줄무덤 성지 가는 능선을 따라 품위있는 소나무들이 있어 주변 잡목들을... 1 2007.02.20 225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