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
어언간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추억 속 이야기가 되었지만
모함 당하는 것이
너무도 억울해서 내 가슴 속에도
살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던 때가 있었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 없어
침대 머리 맡에 앉아서는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
"너는 사실을 알고 있고 네 양심을 속일 수는 없겠지",
"네 양심대로 죽어라"
한마디 내뱉고는 가슴을 찔러 버리고픈 충동에 휩쓸려
식칼을 가지러 식당으로 내려가고자 몇 걸음 걸어가기까지 했지.
그 순간
내 가슴에 파고 들었던 예수
유다는 스승 예수를 배반했지만,
베반한 제자를 끝까지 배신하지 않았던 스승
오히려 배신의 입을 맞출 제자의
발을 씻어 주셨던 예수
그 옛적 스승의 향기가
오늘, 매화 향기처럼 나의 온 몸을 휘감는다.
신비의 향기로
온 몸을 씻어주시는 그리스도
가슴의 어둠이 스러지며
그리스도의 향기, 하염없이 젖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