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노란색 뱀 이야기 (1)
2021년 9월 어느 날 깊은 밤,
사람 몸처럼 굵은 뱀이
내 몸이 닿지 않게
몸 전체를 나선형 스프링처럼 휘감고 있는 꿈을 꾸었다.
얼핏 보기에는 황금 뱀 같았는데,
그 빛이 너무도 순수하고 밝아
보면 볼수록 화사한 노란색으로 빛났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흠도 티도 없는 그 선명한 노란색 뱀이
나를 휘감은 채 허공에 두둥실 떠 있는 것 아닌가!
꿈속에서조차 나는 무의식적으로
"닿으면 안되는데" 조심했고,
뱀 또한 그런 나를 의식한 듯
충분히 간격을 유지하며 움직였다.
황금빛 노란색 뱀은
커다란 나선형 축이 회전하듯
앞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는가 싶더니
한순간 드높이 쭉~ 비상하였다.
나선형 모양의 뱀 안에 갇힌 상태로
나는 오히려 보호를 받는 듯
뱀의 비상에 따라 함께 날아올랐다.
황금 빛 노란색 뱀에 휘감긴 채
드높은 창공을 날아가며 굽어보는
저 아래 거대한 강과
아마득한 정경,
그리고 서서히 바뀌어 가는 푸르른 파노라마는
무어라 표현할 길 없이 신비롭기만 했다.
징그러움도,
소름끼침도,
추락할까 하는 불안감도,
두려움도 없었다.
미미한 긴장감이
있는 듯 없는 듯 감돌긴 했지만,
마음은 신기로움으로 가득 차
이 어찌된 조화련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수십 년 동안 악몽처럼 나를 괴롭혀 왔던 뱀의 환영이
이제 해결되었다는 징조일까
황금빛 노란 색 뱀에 휘감겨
드넓은 강 저 높이
어디론가 날아가는 꿈은
꿈속에서조차 무척 신비롭고 감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