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고 믿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주일과 대축일에 사도신경이라는 신앙고백을 합니다. 신앙고백은 12가지의 믿음 조항이 들어있는데 그 가운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심을 믿는다는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산 이는 어떤 사람이고 죽은 이는 어떤 사람일까요? 생명이 살아있는 이와 생명이 없는 죽은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 숨 쉬는 사람이고 죽은 이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일까요?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이 있고 죽은 것 같이 보여도 살아 있는 사람이 있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어둠과 죽음의 그늘 밑에 앉아있지 않고 생명의 빛 속을 걷는 사람을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관계 안에 흘러가도록 자신을 주님의 도구로 내어놓는 사람입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탐욕의 계산기가 작동되지 않도록 날마다 선을 선택하고 결단하고 책임을 지려는 마음으로 하루를 설계합니다. 도구적 존재라는 말은 육화의 도구가 된다는 것으로써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 변화의 길을 걷는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선포하신 말씀의 통치가 실현되도록 나의 자유를 내어 맡기는 사람입니다.

 

내어 맡기는 과정을 보면 주님 사랑의 매력에 끌려 낚이고, 붙잡혀 그분으로부터 사랑받는 나를 발견한 사람이 보이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다만 아는 건, 그 놀라운 일이 나에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전부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마리아처럼 그 일이 나에게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만을 알 뿐입니다. (루가 1,38) 놀라운 자비가 내 영혼과 몸을 적시면 사랑의 충격으로 자신을 보게 됩니다. 벌거벗은 나를 보게 되는 순간 내 안에서 하느님을 알아보고 하느님 안에서 나를 알아보게 됩니다.

 

죽은 이는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탐욕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에는 오직 유일한 관심이 있다면 자기만족을 위한 것들이 전부입니다. 이들은 숨을 쉰다고 해도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심각한 관계의 단절로 인하여 외롭고 우울하고 견디기 어려운 공허감이 마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자신이 지배하는 영역을 넓히기 위하여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목적 달성을 위해 욕심을 부리다가 방해를 받게 되면 즉시 폭력을 행사합니다. 약육강식의 논리로 약한 이들을 잡아먹는 동물의 왕국처럼 자기 왕국으로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소진하고 맙니다.

 

심판은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실재라 할 수 있습니다. 압도적인 사랑의 거울 앞에서 자기 스스로 느끼는 충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가 밤새워 노력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을 때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그물을 쳤더니 상상할 수 없는 물고기가 잡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때 베드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가 주십시오이렇듯 거대하고 압도적인 사랑 앞에 섰을 때 느끼는 초라한 자기모습입니다. 너무나 놀라운 사실이 나에게 이루어집니다. 마침내 벌거벗은 나의 실상이 드러나서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산 이와 죽은 이의 심판은 죽은 다음에 오는 것이라기보다 이 세상에서의 경험하는 실재이며 관계의 심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계가 단절된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며, 관계 안에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흘러가도록 자신을 내어드리는 사람은 생명을 얻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연이면서 바닥인 하느님의 사랑 앞에 백기를 들고 어떻게 해서든지 선의 흐름에 자신을 내어놓은 사람이며, 삼위일체 하느님으로부터 관계적 사랑을 배우는 사람입니다. 베드로 사도도 그랬고, 바오로 사도도 그랬으며, 성프란치스코를 비롯한 성인들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 네가 서 있는 곳이 가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탈출기 3,5) 우리가 사는 곳이 거룩한 곳이며 우리가 만나... 이마르첼리노M 2023.07.20 234
48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이 이 땅에 사람이 되시어 우리 눈에 볼 수 있는 존재... 이마르첼리노M 2024.05.31 55
47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을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이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가... 이마르첼리노M 2023.12.10 232
46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의 해석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 이마르첼리노M 2024.02.28 407
45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내 믿음의 토대는 인류 구원에 대한 속죄 이론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벌적 대속론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참여... 이마르첼리노M 2023.02.14 313
44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수많은 이들이 복음의 말씀에 기초를 두고 예수님을 따르기보다 신심 위주의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쉽... 이마르첼리노M 2024.02.06 111
43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내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과 하느님께서 나에게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 이마르첼리노M 2023.01.25 268
42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공관복음에 나오는 최후 만찬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면 백 년 후에 써졌다는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발을... 이마르첼리노M 2022.04.14 506
41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   나는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표지를 성사라고 배웠고, 볼 수 없는 하느님이 볼 수 있는 하... 이마르첼리노M 2024.06.18 401
40 부활은 역설의 행복 부활은 역설의 행복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내어주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넘치게 된다. 혼자만 먹으면 맛이 없다. 혼자만 가지려 하면 기쁨이 줄어든다. 혼자... 이마르첼리노M 2023.04.17 274
39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창조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자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창조하신 피조물을 통... 이마르첼리노M 2024.04.02 257
38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주소서 주여!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 2 이마르첼리노M 2023.04.26 334
37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2.28 269
36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들면 그 이상 바라 것이 없는 듯, 모든 복잡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완전히 잊... 이마르첼리노M 2024.05.26 80
35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 저는 당신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창조되지 않고 모양도 없는 존재의 신비로 존재하시는 ... 이마르첼리노M 2024.04.07 244
Board Pagination ‹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