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3.12.07 21:13

수도원 카페이야기 5

조회 수 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도원카페 이야기


5. 소외되어보기

출근길 쌉쌀한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 추운 기온은 움츠리게 

만들지만 정류장까지 가는 발걸음을 

바삐 해주니 세상사 모든것이 이로운점이면엔 어려운점이 한셋트 처럼 묶여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나를 정동까지 데려다 줄 160번버스가 고맙게도 금방 도착해 주었다. 

나는 신이 났다

신호등을 건너려 할 때 금방 초록불로 색깔이 바뀔때 신나는 것 처럼 말이다. 

일상속에서 우리는 좋고 싫음을 무수히 반복한다. 

그러므로 시련과 고통 속에서 희망과 은총을 기대하며 견디어내는 것이 아닐까?

버스창밖은  네모난 상점들로 

즐비하다.

드문드문 보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또 다시 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해준다. 어린 시절부터 젤로 신났던 

크리스마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건 아니건 

그것은 중요치 않다 .

추위에 얼어버린 주머니속 손을 

따뜻하게 녹여 주는 손난로처럼 

크리스마스라는 손난로는 삶의 

차가운 현실에 얼어버린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 준다.

버스에서 내려 카페로 향한다 . 

오늘은 어떤 일들을 하게될지 

기대가 크다.

총총 걷는 걸음이 더욱 바빠진다. 

이것이 봉사의 기쁨아닐까?

수도원 카페에선 

내가 제일 낮은 자리이다.

그리고 제일 낮은 사람이 되어 일한다.

굳이 서열 정리 하자면

사장수사님 , 매니저님, 직원분들 

그리고 나서 봉사자인 나.

가장 낮은 서열인 나의

주된 소임은 설거지 이고 

두번째 소임은 눈치껏이다. 

눈치껏 테이블 정리하기, 

눈치껏 책장 닦기 , 눈치껏 유리닦이, 

눈치껏 손님 응대....

눈치껏이라는 것은 눈치없고 둔감한 

나에겐 어려운 소임이 아닐 수 없다.

어느새 수도원 카페는 손님으로 

가득찼다

시계를보았다 . 

시계바늘은 11시를 가르켰다.

이곳은 반가운 만남으로 

가득하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어느새 

반가운 만남속 밝은 웃음들로 

오버랩되어 간다.

수도원카페의 배경음악은 

밝은웃음소리가 되어버렸다. 

참 듣기 좋았다. 

그분이 들으시기에도 참 좋으시겠다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들어오시는 손님들의 자리가 충분히 있을지...

나의 마음은 이내 한걱정이다. 

먼저 와 계신 손님들께 

양해를 구했다. 

간신히 두팀의 자리를 만들어 

자리를 찾으시던 두팀의 손님들께 

안내해 드리고는 흐믓했다. 

한집 건너 카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카페가 많은 요즘 .

굳이 정동 끄트머리 수도원 카페를 

찾은 손님들께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기에 용기내어 자리나누기를 부탁드린 

내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날이 추워졌다. 

야외 테이블에 앉기엔 추위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원 카페가 좋아서 야외 테이블을 선택한 

두분의 손님이 나의 눈에 띄었다.

추위를 이겨낼만큼 이곳 수도원 카페를 좋아해 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이내 나는 엄마모드가 작동되었다. 

많이 추우실텐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하는 

엄마오지랍 모드였다

순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저곳 

두리번 거리다가 직원들 쉬는 방에 

들어가 블랭킷을 찾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블랭킷 3개를 찾았다. 

속으로 빙고를 외쳤다. 

그중 따뜻한 체크무늬 블랭킷을 들고 야외 테이블쪽으로 급히 갔다. 

야외자리에 앉아 있던 손님께 블랭킷이 조금 도움 되시지 않을까 싶어서 준비했다고 하며 건네 드렸다. 

나의 자식벌되는 나이의 구척장신은 

되어 보이는 손님은 겸손함 담긴 고개 꾸벅 감사인사를 하시며 이내 받아 무릎위에 가만히 내려 놓으셨다. 

그분께 수도원 카페의 따뜻함이 

전해졌음 하는 작은 바램과 함께 

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감돌았다.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토닥토닥 해주며 

엄마의 오지랍을 엄마의 사랑이라고 

바뀌어 불릴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바쁜시간이 다소 여유로워 졌다 .

시계를 보니 두시 조금 지났다.

나의 주된 소임인 설거지를 정신없이 하고 있던 중 주방 앞 데스크에서 

화이팅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직원 세명이 근무해야 한다며 

세명의 직원이 열심히 일하기를 

다짐하는 소리였다. 

순간 나는 투명인간이 되었다. 소외됨이란 이런것인가 ?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또  나는 이내 그럴 수 있음을 수긍했다. 

나도 소외될 수 있음을 이세상 그누구도 소외될 수 있음을....

나는 곧 다시 나의 주된 소임인 설거지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번엔 곧이어 생일축하 노래가 들려왔다.

생일을 맞이한 한직원을 위해 두명의 

직원이 작은 케잌에 촛불을 켜고 

축하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오늘 내가 느낀 두번째 소외감 이었다. 

이웃으로부터의 소외, 세대간의 소외,

직장안에서의 소외, 학교에서의 소외,

사회로부터의 소외, 가족간의 소외...

우리는 무수한 소외됨 속에서 

살아간다. 누구는 소외되어지고 

누구는 소외시키고...

오늘 나는 온전히 소외되어 보기로 한다. 그리고 나의 주변을 생각해 본다. 

혹시 내가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았는지...

조심스레 나의 삶을 되짚어 본다. 

일년중 이즈음소외되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그분께 감사의 화살기도를 드린다.

일년중 이즈음은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고 모두 함께 하나되어 이웃되길 간절히 바라는 때 이기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가아닌 상대방 마음을헤아리는 

연습을 한다.

혹자는 이것을 배려라는 한단어로 

이야기 하기도 한다. 

배려라는 한단어에 담기엔 그의미가 내포한 의미가 무척 크다.

내 나이 50의 한 가운데이다. 

나는 지금도 배우고 느끼고 외우고 

습득함을 반복하고 있다. 

그것이 나의 삶의 숙제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이즈음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 숙제장을 꺼내고 연필을 잡아본다.

이제 “소외되어 보기”숙제를 끝내고 

다음 숙제를 해야겠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2 선의 흐름 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존재함으로써 치유합니다. 선의 흐름 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존재함으로써 치유합니다.   위대한 사랑은 인간의 자유가 사랑을 위해 쓰일 때 가장 위대합니다. 위대한 고통은 벗을 위해 ... 이마르첼리노M 2023.06.06 232
1471 선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악은 그 자체로 처벌입니다. 선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악은 그 자체로 처벌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니 우리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께... 이마르첼리노M 2024.02.01 213
1470 새해 첫 시간의 묵상 새해 첫 시간의 묵상   사람에게 쏟아부으시는 하느님 선에서 흘러나온 한 모금 기쁨에서 분출되는 웃음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현존   어느 것 하나도 ... 이마르첼리노M 2024.01.01 221
1469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 저는 당신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창조되지 않고 모양도 없는 존재의 신비로 존재하시는 ... 이마르첼리노M 2024.04.07 195
1468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들면 그 이상 바라 것이 없는 듯, 모든 복잡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완전히 잊... 이마르첼리노M 2024.05.26 78
1467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2.28 232
1466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주소서 주여!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 2 이마르첼리노M 2023.04.26 311
1465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창조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자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창조하신 피조물을 통... 이마르첼리노M 2024.04.02 222
1464 부활은 역설의 행복 부활은 역설의 행복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내어주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넘치게 된다. 혼자만 먹으면 맛이 없다. 혼자만 가지려 하면 기쁨이 줄어든다. 혼자... 이마르첼리노M 2023.04.17 207
1463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공관복음에 나오는 최후 만찬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면 백 년 후에 써졌다는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발을... 이마르첼리노M 2022.04.14 461
1462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내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과 하느님께서 나에게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 이마르첼리노M 2023.01.25 244
1461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수많은 이들이 복음의 말씀에 기초를 두고 예수님을 따르기보다 신심 위주의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쉽... 이마르첼리노M 2024.02.06 76
1460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내 믿음의 토대는 인류 구원에 대한 속죄 이론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벌적 대속론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참여... 이마르첼리노M 2023.02.14 292
1459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의 해석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 이마르첼리노M 2024.02.28 389
1458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을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이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가... 이마르첼리노M 2023.12.10 21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