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멈추는 일과 쉼 속에서 만나는 하느님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휴가 1 바라봄

초원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을 전령사들이 연주하던 교향곡도 마지막 악장을 향하고, 기상을 알리는 새벽닭의 힘찬 나팔 소리도 희미해지고, 밤바다를 밝히던 갈치잡이 어선들도 귀항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이슬에 젖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가축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젊음과 윤택함을 싱그럽게 뽑아 올리던 나무들이 나이 먹은 얼굴로 나를 바라봅니다.

 

휴가 첫날

내 마음은 통풍이 잘되고 가슴은 촉촉하게 젖어있습니다. 흐르는 시간의 물이랑에 싱그런 잎새를 띄우고 집을 떠나 존재의 밑뿌리를 살펴보았습니다. 보이는 현상에만 머물러 보이지 않는 본질을 잃어버린 삶은 그 근원에서부터 어둡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어둡고 내 영혼도 어둠에 길들어져 있음을 보았습니다.

 

감정의 단편들이 생명을 노래합니다. 푸른 초원에 이슬이 내리듯, 뜨거운 태양이 가을 청과에 단맛을 내듯, 견디는 일과 기다리는 일, 먹이고 품어내는 일,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그 흐름 속에서 생명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길을 떠나온 사람들, 길을 가야 할 사람, 무지의 구름에 가려 캄캄하던 앞길에 빛을 비추고 동반의 길에서 부축의 팔로 서로를 지탱하도록 만남을 통해 먹이시고 돌보아 주는 영의 손길을 보았습니다.

 

사람끼리 만나고, 피조물끼리 만나는 거기, 황송한 안배로 창조의 영역을 확장하시는 하느님께서 두 손에 선물을 들고 계심을 보았습니다.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간하도록무지의 구름 속에서 시력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빛을 비추고 계심을 보았습니다.

 

진실하면 즐거움을 줍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유쾌함을 주는 사람과 기쁨과 자유를 주는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됩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통하여 선을 이루고자 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나의 자유를 내어 드리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나를 내어줄 일들이 보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는 기쁨이 거기에 있기에 공유된 선으로 행하는 선은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비천하고 나약한 나를 당신 선의 도구로 쓰신다는 사실 자체가 가슴 벅찬 일이며 비교할 수 없는 행복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휴가 2 흔적을 바라보는 마음

 

오랜만에 만나, 긴 세월 저마다의 삶의 흔적들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나눠지지 못한 고독을 거느리고 살아왔음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형식과 체면의 겉껍질을 감추고 살아온 흔적, 여름날 한낮의 더위에 진초록의 머리를 풀어 헤치고 오밤중에도 간간이 생명의 전율에 몸을 떨었는지 모릅니다. 그 흔적들은 놓아둔 채, 평범한 일상처럼 단순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은총이란 결국 특별한 만남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장 귀중한 지식은 머리로 아는 지식이 아니라 서로의 깊은 신뢰에 기반을 둔 관계에서 나옵니다.

서로의 관계를 통하여 삶의 가장 깊은 진실을 배우는 것입니다.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과 더불어 공감하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찾는 것입니다. 무슨 일에서라도 미리 그것을 마련한 손길이 있었음을 믿습니다. 사는 건 진실로 고요한 경탄입니다. 위로부터 오는 지혜로 깨달음을 얻어 영으로 새로이 태어나는 그 감탄하올 축복을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만남 안에 깃들이는 은총을 충실히 묵상하면서 또 다른 하루를 맞았습니다. 오늘은 어떤 얼굴들과 만나게 될까? 모든 피조물 안에 깃든 아름다움이 나를 반겨줄 것을 기대해 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8 송년에 쓰는 회상의 편지 송년에 쓰는 회상의 편지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한 해의 끝자락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들과 마주 앉아 있습니다.   춥... 이마르첼리노M 2013.12.24 4564
547 영혼을 연주하는 악기 영혼을 연주하는 악기   사람의 감관은 하나의 악기다. 낱낱의 진동을 정밀히 받아 울리는 악기, 예민하고 예민하여 실바람 한 오리에도 소리 내는 악... 이마르첼리노M 2014.02.02 4588
546 말 없이 사랑 하라. + 평화와 선 지금 태풍이 오고 있어 전국적으로 불안한 상태입니다. 부디 최소한의 피해로 끝나길 기도 합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받고 ... 정마리아 2006.09.17 4590
545 엉겅퀴 엉 겅 퀴 들판에 잎에 가시가 난 엉겅퀴 두 그루가 있습니다. 한 엉겅퀴가 말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생겼을까? 잎은 엉성하기 짝이 없으며 가시까지 돋혀 ... file 김상욱 2007.06.12 4592
544 3월 케어 교육 안내 “성 프란치스코 의료봉사 수녀회 2007년 3월 케어 교육 안내” 요양시설 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는 물론 가정에서 노인을 케어 하는 수발자들도 실제로 적용하기 ... 데데우 수녀 2007.02.20 4597
543 안셀름 그륀 신부님 영성 강연 안내 http://jjscen.or.kr2007년은 전진상교육관 설립 50주년입니다. 반 세기 역사는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현재의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선물로 여기며 다가올 미... 전진상교육관 2007.08.12 4600
542 어쩌다가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형제회의 아름다운정신을 배우고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자신것들을 너무 많이 붙잡고있는 제모습이 작은형제회의 삶을 통해 들어나길 ... 1 창.. 2008.01.10 4600
541 순교자 연극공연에 초대합니다. 한국 가톨릭문화원 산하단체인 전문연극인 극단 ‘앗숨’의 세 번째 정기공연에 초대합니다. ‘사랑 그리고 부활’, ‘Four-Questions’ - 두 번의 정기공연을 통해 연... 오미희 2006.07.21 4603
540 어느 형제에게 보낸 답장 ** 이 형제가 꼭 훌륭한 작은형제회 일꾼이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 평화와 선 사랑하는 형제, 어제는 봉사활동과 지구 행사 준비로 녹초가 되었을텐데, 1시간여... 정마리아 2006.08.28 4605
539 존재는 아래를 향하지 아니하며 위는 유일한 비상구이자 영원한 삶 구원임 지옥 1번 들끌는 벌레들 사람들이 한 방에 하나씩 그렇게 몸과 얼굴을 갈아 먹히고 있다.. 지옥 2번 사람들은 큰 병원에서 하아얀 수술대에서 내장을 파헤친채 매... ..... 2008.01.08 4623
538 숨어서 봉사하는 이들 + 평화와 선 주님과 사부님의 사랑과 은총이 작은형제회와 함께 하시길 빕니다. 좀 있음 가수 이용씨의 '잊혀진 계절' 이란 노래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10월말이... 정마리아 2006.10.27 4627
537 바이블 레이크리에이션 교육 안내 제 3회 바이블 레크리에이션 과정 1. 교육 일시 및 교육비 - 일 시 : 2006. 8. 21(월) - 8. 22(화) 2일간 09 : 30 - 17 : 30 - 교 육 비 : 교육비 / 교재 / 식비 ... 예인교육문화원 2006.08.08 4642
536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기 평화와 선! 거두절미하고 올립니다. 강도당한 사람 곁을 그냥 지나쳤던 레위인 사제가 예수님의 길과는 다르지요? 사마리아 사람만이 그 사람의 이웃이 되... 유프란치스코 2013.09.08 4657
535 어느 형제에게 보낸 편지 + 평화와 선 오늘 하루도 주님과 동행하시길.. 사랑하는 형제에게.. 요즘 한참 시험공부에 성소자로써 준비를 하느라 많이 바쁘지요? 하느님께서 형제와 항상 함... 정마리아 2006.08.23 4658
534 2007 영성심리상담소 영성강좌 안내 성강좌Ⅰ. 자기인식과 행복한 영성생활 * 강의목적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행복은 통합적 성숙의 결과... 전진상 교육관 2007.01.09 4660
Board Pagination ‹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