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평화
하느님께서는 진리이시고, 선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한계와 능력과 그 모든것을 넘어서 계
신 분이시기에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으며, 알수도 없어며, 그래서 하느님은 " 당신
은 경외로우신분"(시편 76,8)이시다. 우리는 그러한 하느님의 뜻과 섭리 안에서 살아간다. 하느님께
서도 뜻이 있으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우리가 지닌 한계 안
에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참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기쁘게 사는 것이고, 사람이 사람
답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다. 그러나 그러한 하느님의 뜻도 이루어 지시기 위해서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의사를 필요로 하신다.
성령의 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인간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난 이번 2월 초에 대
전 수련소로 소임으로 오게 되었다. 그 소임이라고 하는 것은 농장 보조이다. 물론 빵도 조금씩 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내가 요즘 하고 있는 농장일이라고는 소나무 잘라놓은 것을 톱밥으로 만
드는 기계에다가 넣어서 파쇄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거름으로 만드는 것이다. 요즘 이것이 내
가하는 일이고, 내가 농장일을 하면서 하게 되는 나의 뜻이다. 내가 이렇게 거름으로 만드는 나의 뜻
을 행하고 이루기 위해서 기계를 작동시켜 놓고 나무들을 파쇄시킨다.
그런데 나의 뜻에 맞게 잘 파쇄가 되는 것들도 있지만 그 반면에 마치 자기는 절대 부서지지 않겠
노라고 고집을 부리듯이 마치 말 안듣는것처럼 부서지지 않고 꼭 끼여서 안 부서지는 나무들도 있
다. 그러한 나무들은 그래도 애써 집어넣어 보고 파쇄시키려고 해보지만 파쇄되지 않는다. 나무가
너무 굵고 딱딱해서 그런 것이다. 그런것은 어쩔 수 없이 빼내어서 밖에 던져져 버린다.그리고 그런
것들을 모아다가 땔감으로 쓸때 불에 태워 없애 버린다. 난 이러한 광경들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열
매를 맺지 않는 나무나 가지들은 불에 태워버리신다고 말씀하시던 복음내용이 생각이 난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진다(마태오 7,19)."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
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러한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져 태워 버린다
(요한15.6)" 우리도 그 나무들과 같다.
하느님께서는 뜻이 있고, 그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무엇인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미 우
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해 순순히 부서지는 나무가 될 것
인가? 아니면 어써 부서지지 않을려고 애쓰는 굵은 나무가 되고 딱딱한 나무가 될것인가? 그것은 자
유의지를 가지고 있고, 하느님의 뜻에 협조 할 수 있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을 것이다. 난 바라본
다.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그 뜻에 협력해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난 과연 지금 어떠한 나무인가? 부서지는 나무인가? 부서지지 않는 나무인가? 쉽게 부서지기 위해서
는 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의 의지를 나와 세속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그분의 뜻에
두어 나의 의지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농장일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많
은 진리와 그분의 뜻을 가르쳐 주신다. 신학이고, 영성이다. 신학교 수업과 강의실에서의 신학과 영
성이 아니라 농장일을 통해서 배우는 신학과 영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