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03.01 19:23

얄리의 믿음 1

조회 수 8179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그리스도의 평화

 

    입회하기전 내가 살던 집 대구에는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름은 얄리다. 품종은 치와와

 

인데 어찌보면 애가 영리하고 어찌보면 또한 애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영리한 이유는 어머니만

 

 알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모두 다른 가족이다. 식구들은 아무도 없다. 무조건 어머니다.

 

어머니만 알고 살아간다.

 

 

    어쩌다 한번씩 내가 휴가가서 보면 같은 가족이고 식구인데도 그리 반겨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으

 

르릉대며 못되게 군다. 어머니가 있을 때에는 그 어떤 누가 뭐라고 하든 절대 기죽지 않는다. 대든다.

 

같이 사는 식구도 아닌 사람도 처음 보는 사람도 어머니와 함께 있다면 절대 기죽지 않고, 기가 살아

 

있다. 그렇게 사나울 수가 없다. 그렇게 본다면 애가 좀 자기 식구도 못 알아 보는것 같고, 그래서 난

 

얄리가 왜 그런것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개의 특성상 원래 그런것인

 

지 아니면 어렸을 때 상처가 있는 것인지 또 아니면 치와와라고 하는 개의 특징적인 성격이 그런것

 

인지 말이다. 이유야 어찌 됐던 언제 한번은 어머니가 집을 비우시게 되었다. 집에 남은건 얄리와 나

 

둘 뿐이었다.

 

 

     그런데 얘가 다른날에 비해서 행동이 좀 이상하다. 자꾸만 내 눈치를 보고 자꾸만 나를 보고 피할

 

려고 하는 행동이 보인다. 그래서 장난삼아 옆구리를 푹푹 찔러 보지만 애가 대꾸도 안한다. 다른날

 

같으면 으르릉대고 난리가 날 텐데 말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것 같다. 어머니가 있을 때

 

와 없을 때와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어머니에 대한 믿음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에는 어머니

 

가 자기를 보호해 줄거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든든한 백이기 때문이다. 얄리에게서는 그

 

어떤것도 무서울것이 없다. 천하에 두려운것이 없다. 어머니와 함께 있고, 어머니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집에 부재중일 때는 애가 완전히 다르다. 애가 전혀 힘을 못쓴다. 왜냐하면 어머

 

니가 안계시고, 자신을 보호해 줄 그 무엇가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생각한다. "이

 

야 참으로 대단하다. 네 믿음이 정말 대단하구나. 니가 나보다 낮다. 훨씬낮다"우리는 하느님께서 눈

 

에 보이시지는 않지만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우리의

 

모든 인생, 삶 그 모든것을 책임지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소위 하느님을 믿는다고 한

 

다. 그런데 현실안에서의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떤가? 우리가 믿는 만큼 삶 안에서도 당찬 믿음으로

 

마치 얄리처럼 너무 나도 뻔뻔스러워서 얄미울 정도의 믿음이 있는지?

 

 

    사실 우리는 하느님을 알고 믿는다고 하면서도 현실안에서의 삶은 두려움이 너무 많다. 걱정도 많

 

고, 근심도 많고,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은? 마음의 믿음이 아니라 머리만의 믿음이 아니던가? 우리가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안다면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할 것이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 주십시오"(마르코 9,24). 우리가 진정 참으로 믿음이 없다면 현실안에서도 하느님의 뜻과 선을

 

 행하는데에도 불충실 하기에 "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루카 18,13)라고 기도

 

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의 믿음은 나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자비라는 것을 깊이 깨달

 

아 믿음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를 해야 할 것이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마치 예리코의 소경이 예수

 

님께 간절히 청하였듯이 기도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배풀어 주

 

십시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18,39).

 

 

      그리고 자비를 청하다 못해 더욱더 간절한 마음으로 예리고의 소경보다 예수님께에 대한 믿음과

 

 신앙의 나약함과 부족으로 물에 빠져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베드로처럼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

 

오"(마태오 14,30)라면서 기도해야 할 것이다. 얄리는 나에게 큰 것을 가르쳐 주었다. 너무나도 큰 깨

 

달음을 주었다. 신학 석사 박사 신부님도 아니고, 신앙인으로써의 선배도 아니고, 뛰어난 영성가도

 

신비가도 아니고, 한낱? 보잘것 없는? 개 한마리가 나에게 깨우쳐 주었다. 참으로 기도하는 법을 가

 

르쳐 주었다. 얄리가 내 스승이다. 믿음의 스승이다.

 

IMG_20130216_094248.jpg

 

 

 얄리의 사진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박제노 2013.03.04 07:58:59
    저의 나약한 믿음 또한 얄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2 구월이 익는다. 구월이 익는다. 벼들의 겸손이 들녘에 평화를 주고 귀뚜라미는 밤의 오케스트라의 솔로 주자가 되었다. 달리는 기차의 창에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창이... 이마르첼리노M 2019.09.06 559
571 수치심을 일깨우는 학교에서 수치심을 일깨우는 학교에서   수치는 겪어야 하는 일이다. 부끄러운 모습을 인정하는 것과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자유와 해방을 위한 과정으로 반드... 이마르첼리노M 2019.09.06 495
570 거룩한 바보 거룩한 바보   자신을 옹호하거나 남에게 주장할만한 것이 하나도 없도록 하려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가난이다 자유롭기 위한 선택으로서의 가난은 하느... 이마르첼리노M 2019.09.08 544
569 거룩한 슬픔은 최고의 걸작, 거룩한 슬픔은 최고의 걸작,   억압된 눈물이 흥건하여 강을 이루고 억압된 분노가 땅을 적시던 젊은 날들의 회상 아무 데서나 울 수 없는 참담함 차라리... 이마르첼리노M 2019.09.09 510
568 홀로 행복하기 연습 홀로 행복하기 연습   친구와 수도회의 동료들, 오랜 관계 속에 머물던 이들이 내 곁을 떠날 때, 나를 대하는 태도가 전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를 예비하기... 이마르첼리노M 2019.09.09 662
567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   창조주께서는 창조하는 나를 창조하셨다. 진실에 닿아본 사람은 진실을 알아본다. 관계의 진실 속에서 이루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이마르첼리노M 2019.09.10 490
566 거울 하나 있으면 거울 하나 있으면   나를 비춰줄 거울 하나 하느님의 형상인 나를 비춰 줄 정직한 친구 하나 나의 그늘을 보여줄 수 있는 거울 그냥 비춰주기만 해도 좋... 이마르첼리노M 2019.09.12 540
565 실패는 균형을 잡아주는 추 실패는 균형을 잡아주는 추   인생의 문제는 성공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다. 사랑이 아닌 힘을 쓰다가 겪는 것이 실패다. 실패할 때마다 실패를 통... 이마르첼리노M 2019.09.12 529
564 가난한 운전기사 가난한 운전기사   가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하는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 가난에 성공할 수 없다. 구원이라고 부르는 성공에 실패했을 때 가난해지... 이마르첼리노M 2019.09.14 539
563 자유를 배우는 학교 자유를 배우는 학교   하느님을 발견한 사람, 발견된 하느님을 만난 사람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사랑을 배운다. 아름다우시고 자비하시며 넓은 마음... 이마르첼리노M 2019.09.14 497
562 모성과 여성적 영혼을 깨워라 모성과 여성적 영혼을 깨워라   나는 독신으로 살면서 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자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모성적인 여성성이 내 안에 살아있음이 참된 관계를 ... 이마르첼리노M 2019.09.15 531
561 동반하는 파트너 동반하는 파트너   창세기에 나타난 사람의 창조는 둘이면서도 둘이 아닌 하나 됨을 이야기한다. 참된 영성은 언제나 둘을 하나로 만들지만, 거짓 영성은 ... 이마르첼리노M 2019.09.16 665
560 깨달음의 발견 깨달음의 발견   깨달음은 성령의 선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내용에 들어가 보면 단순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깨달음은 알... 이마르첼리노M 2019.09.17 472
559 지옥으로 가는 길 지옥으로 가는 길   중년기 이후에 나타나는 자만심은 자기에게만 함몰되어 젊은 시절에 성취한 좋은 열매들을 망쳐놓는다. 은퇴자금을 마련하고, 자기에... 이마르첼리노M 2019.09.19 448
558 결단을 내려라 결단을 내려라   역사의 어둠 속에서 미래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능력과 사람들로부터 받는 인기를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것... 이마르첼리노M 2019.09.20 387
Board Pagination ‹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