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2.10.21 04:52

낫기를 원하느냐?

조회 수 543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낫기를 원하느냐?

 

예수께서는 38년 동안이나 앉은뱅이로 살아온 병자에게 다가가 낫기를 원하느냐?”(요한 5,1-6) 하고 물으십니다.

 

우리는 저마다 힘이 있고 중요한 존재가 되길 원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기 때문에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약함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자율성 안에서 자기 충족과 간섭받지 않으려는 내면의 힘을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독립된 존재로 자율성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자신을 내어주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 관계의 상호성 안에서 자신만을 챙겨보겠다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가치체계로 만든 벽을 견고하게 하는 데에 더욱 집중해 왔습니다.

 

역설과 신비로 가득 찬 하느님 나라의 실재가 독립된 힘으로 관계를 지배하려는 이들에 의해서 단절의 역사를 만들어 왔기에 그리스도 예수를 따르기보다 예배에 중심을 두는 종교심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이라는 틀로 하느님을 가두고 하느님 나라의 현재보다 사후 처벌과 보상을 염두에 두었기에 죄책감만을 부추겨 왔습니다. 자비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상호성보다는 죄책감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들이 자신의 힘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 구원받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합니다. 그리하여 많이 바치면 많이 받고 적게 바치면 적게 받고 안 바치면 아무것도 주지 않으시는 분으로 만들어 지옥의 형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이 바쳐야만 한다는 강박과 불안에 시달리면서 숙제를 하듯이 기도와 희생을 셈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힘은 자율성을 바라고 통제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내면의 연약한 곳을 건드려보면 그것을 감추고 방어막을 치고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투사하려 합니다. 힘은 지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관계 안에서 자비가 흘러가게 하는 상호성과 내어주는 몸으로 표현되는 하느님의 전능을 힘으로 지배하는 하느님으로 설교하는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38년 동안이나 앉은뱅이로 살아온 사람처럼 변화를 허용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날그날 편한 쪽에 무게를 두고 살아갑니다. 변화는 나약함과 연약함이 드러나는 관계 속에 있으며 하느님의 힘이 너를 통하여 나에게 다가옵니다. 너를 통하여 전달되는 하느님의 힘을 받아들이는 약함이 나를 치유합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기를 바라는 자만심이 숨어 있습니다. 필요성을 드러내는 것이 약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내면의 전부를 보이지 않으려고 숨기고 포장하고 강한 척합니다. 도움받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기에 이를 거부합니다. 자신의 경계를 정하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합니다. 결과는 관계의 단절입니다. 단절이 불러오는 결과는 참혹합니다. 외롭고 슬프고 우울합니다. 그렇게 되면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쉽고 편한 쪽을 선택하기에 중독성이 있는 대체를 찾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도구적 존재요 얼굴을 맞대고 선을 공유하는 관계적 존재입니다. 나는 오직 아버지와의 관계 안에서 아들일 뿐이고 아버지는 나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시고 내 존재성을 부여해 주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공유하는 선은 언제나 나의 필요를 채우는 너에 의해서 치유가 발생합니다.

 

주님의 영께서는 오늘도 를 통하여 나에게 다가오셔서 묻습니다.

낫기를 원하느냐?” (요한 5,1-6)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주님 보게 해 주십시오. (루가 18,41)

 

하느님께서는 경계를 두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에는 아무도 제외되지 않습니다. 무상성과 보편성에 눈이 먼 사람들과 앉은뱅이로 38년 동안 살아온 이들은 바로 우리입니다. 인간의 자만심이 불구로 만든 결과입니다. 치유는 경계를 무너뜨리는 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려는 갈망에서 시작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가온 2022.10.21 05:42:55
    하늘을 보라는 손가락만 봤습니다.하늘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3 내적의 모습을 보려고 노력하면... 어제(9월27일) 계속 고민을 하다가, 램을 1기가 추가를 했답니다. 이전 사양도 좋지만, 업무가 점점 멀티미디어 쪽으로 기울어져 가니 회사 눈치도 보이고(꼭 지... 정마리아 2006.09.28 5016
402 내어주시는 하느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끝납니다. 내어주시는 하느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끝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선은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 방식입니다. 나는 내... 이마르첼리노M 2023.09.29 178
401 내어주는 몸과 쏟아 내는 피의 현존 내어주는 몸과 쏟아 내는 피의 현존   “너희는 받아먹어라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받아마셔라 너희를 위하여 내어... 이마르첼리노M 2021.01.31 477
400 내어주는 만큼 배우는 진리 내어주는 만큼 배우는 진리   삼위일체 하느님은 신적 생명에 참여하도록 우리를 매력으로 끌어들였다. 선과 자비라는 매력에 이끌린 사람은 관계 속에 선을 행... 이마르첼리노M 2022.12.09 239
399 내면의 실험실 내면의 실험실   배부른 사람들이 이해하는 복음과 배고픈 사람들이 이해하는 복음은 정말 다르다. 성경을 보는 관점이 얼마나 다른가?   “무리바의 ... 이마르첼리노M 2021.08.05 380
398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옳다고 주장하지 않아도 주변을 의식하지 ... 이마르첼리노M 2020.09.18 454
397 내가사는 이유 &lt;embed width=&quot;200&quot; height=&quot;45&quot; src=&quot;http://w1.hompy.com/moonspring/music/%EB%89%B4%EC%97%90%EC%9D%B4%EC%A7%80-%EC%95%99%EB%93%9C%EB%A0%88%EA%B0%80%EB%... 이마르첼리노M 2013.12.09 4764
396 내가 없으면 보이는 낙원 내가 없으면 보이는 낙원   가난해지면 보이는 것  프란치스칸 가난이 주는 최고의 열매는 지금 여기서 낙원을 보는 눈이다. 나를 중심으로 하던 모든 것... 이마르첼리노M 2020.09.07 525
395 내가 사라진 들녘에는 곡식이 풍성하다. 내가 사라진 들녘에는 곡식이 풍성하다.     죄는 습관의 노예 최상의 좋은 것을 얻으려면 덜 좋은 것을 놓아야 한다.   진실은 단순하고 아름답... 이마르첼리노M 2020.03.21 440
394 내가 사는 이유 내가 사는 이유 내가 모욕을 받았을 때 그분도 모욕을 받으셨다. 내가 박해를 받았을 때 그분도 박해를 받으셨다. 나를 거슬러 누명을 씌우고 거짓과 사악한 말... 1 이마르첼리노 2010.11.28 5480
393 내가 물이 되어 내가 물이 되어   내가 잘못했다고 느낄 때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물이 되라고 하고 네가 잘못했다고 느낄 때 그곳으로 가라고 한다.   물은 형... 1 이마르첼리노M 2022.02.18 376
392 내가 모르는 나를 찾아 내가 모르는 나를 찾아   나는 나의 자유 안에 뿌려진 말씀의 씨앗들이 나의 고유한 정체성을 이루는 묘목으로 자라나서 거룩한 열정의 나무로 성장하기까지 ... 2 이마르첼리노M 2022.02.14 342
391 내 인생의 후반기 설계 내 인생의 후반기 설계   1. 허물 많은 나를 받아들이고 용서하기 올해는 내 나이 만 65세가 되는 해이다. 국가가 인정하는 노인이 된다는 것을 기점으로 ... 이마르첼리노M 2019.09.03 562
390 내 인생의 면도기 내 인생의 면도기   얼굴에 난 수염을 면도해온 지 수십 년, 무엇보다 면도날에 관심이 간다.   영혼을 맑게 하려면 양심에 날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안... 이마르첼리노M 2019.07.12 733
389 내 인생의 가을 내 인생의 가을 늦더위와 장마 속에서 마지막 수액을 땅으로 보내는 나무들 나목으로 옷을 벗기 전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나보다 만산을 불붙이는 단풍들의 축... 이마르첼리노 2010.10.15 5689
Board Pagination ‹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