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55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손옥연 아녜스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가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호강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저희 형제들을 위하여 긴 세월 동안 봉사해 주신 자매님의 팔순을 맞이하여

80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으로 자매님을 돌보아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자매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자매님을 만난 것은 86년도 초 성심원에서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15년 가까이 성심원과 장성에서 살면서

자매님의 노고와 헌신적인 사랑을 보아왔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저희 형제들을 가족같이 생각해 주셨습니다.

자매님은 늘 기도하셨고 그 기도는

형제들의 필요를 기분 좋게 채우려는 행동하는 자비로 드러났습니다.

 

선을 어둡게 하는 인간의 헛된 환상들이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세상에서

표현할 능력도 방법도 모른 채

묻혀버린 진실을 헤아리시는 분이 계심을 믿는 것은

자매님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자매님을 통하여 마음 놓고 일하시도록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자유를 하느님의 손에 내어드리려는 믿음을 보았습니다.

 

한 개비 성냥으로 능히 지옥의 불바다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불씨,

죄의 끈질긴 유혹과 목덜미에 휘휘 감기는 고독과 외로움,

좌절에 기울었던 그만큼이나 헐벗은 영혼의 추운 눈시울을

따스한 불가에 녹이고 싶은 마음을 보았습니다.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날

창문을 때리던 빗줄기의 그 사나운 주먹질에

삶의 애환과 무게를 돌아보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인색한 저울로 사람을 달아 따지는

이반과 몰이해의 사나운 돌팔매들이 부산히 바람을 가르고 다가올 때

아무도 이를 막아줄 방도를 찾을 길 없어

하늘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향을 올리던 일을 압니다.

 

살아 있는 건 축복입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품에 안겨본 사람만이 그 품을 압니다.

가슴 태우며 죄인들을 품는 아버지의 품

심장에서 전해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교감,

거기에서는 내가 없고 그분만이 남습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고요 속에서 진리를 품은 가슴으로

전혀 다른 너를 향해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흔적 없는 선으로 말하고

소리 없는 눈물로 비난의 욕구를 삼키기 때문입니다.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를 자매님과 함께 부르고 싶습니다.

 

사랑은 참을 수 없는 봉오리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더는 못 참고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어쩔 줄 모르는 기쁨이 봉오리를 열면

우리는 모두 꽃이 됩니다.

 

자신의 체온으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주려는 꽃이여!

주고 또 주어도 매번 줄 것이 모자라는 헌신에의 조바심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려는 자매님이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2022314일 장성 수도원에서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6 수치심을 일깨우는 학교에서 수치심을 일깨우는 학교에서   수치는 겪어야 하는 일이다. 부끄러운 모습을 인정하는 것과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자유와 해방을 위한 과정으로 반드... 이마르첼리노M 2019.09.06 495
855 수치 안에 숨겨진 보물  수치 안에 숨겨진 보물   창조적 고통 善에 따라오는 고통처럼 아름다운 생명의 꽃핌은 없다.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다. ... 이마르첼리노M 2013.11.10 4545
854 수줍음의 美 수줍음의 美 꽃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모르므로 더욱 아름답듯이 행위의 값진 의미를 눈감아 알지 못하는 무심의 경지가 선하다는 의식이 없이 행하는 선으로 ... 1 이마르첼리노 2011.02.18 4119
853 수원 세류동 - 대전 목동 본당 친선 축구 경기 {FILE:1} 6월의 첫날 박지성 선수의 모교, 세류 초등학교 인조잔디 구장에서 세류동과 목동 본당 축구팀과의 친선 축구대회가 있었습니다. 축구대회에 평창동의 ... file 김요한 2008.06.04 6366
852 수요신학강좌에 초대합니다 수요 신학 강좌 ☞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는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성서와 영성을 중심으로 하는 신학강좌를 마련하였습니다. 1. 수업기간: 200... 기경호 2006.02.09 5885
851 수영장에서 잉어의 신비를 관상하며! 수도원 안에서의 틀에 박힌 생활로는 뚫고 들어가기 힘든 세계를 수영이라는 운동이 열어주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수영이 몸에 익으면서 부드러운 물 속에... 2 고 바오로 2011.12.26 8728
850 수사야 놀자 ~` 내가 만난 수사와의 대화 수사 : 성령님의 믿음을 가지지 않으면 결코 구원을 받을수 없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배워야 한다 나 : 언제부터 가톨릭이 개신교 철야운... 1 비둘기 2006.07.29 8331
849 수련소 노트북 구합니다   수련자들이 강의 중 프레젠테이션,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 강의와 그 외 행사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노트북을 필요로 합니다. 수련소에서 지금까지 사용해... 김상욱요셉 2014.01.29 4267
848 수련 착복 축하드립니다 ^^ + 평화와 선 너무나 반가운 형제님이 보여 글을 올립니다. 지난 13일 일이 있어 수도원에 갔었는데, 새로 오신 형제님께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고, 도와 주셨는... 정마리아 2006.09.18 5628
847 수도자를 위한 행복웃음 감성치유 수련 전문 자격과정 http://cafe.daum.net/yeglina1004수도자를 위한 행복웃음&#8228;감성치유 수련 전문 자격과정 행복과 꿈의 성취를 이루는 무한 성장에너지 웃음 창조 - 일 정 20... 조현옥 세실리아 2011.07.29 5971
846 수도원 카페이야기 5 수도원카페 이야기 5. 소외되어보기 출근길 쌉쌀한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 추운 기온은 움츠리게  만들지만 정류장까지 가는 발걸음을  바삐 해주... 김상욱요셉 2023.12.07 91
845 수도원 카페 이야기_1,"엄마의 오늘의 단상" 글을 쓰면서 자기를 찾아가는 여정의 깊이를 더하려는 이가 있습니다. 제가 그분 대신 그분의 글을 공유하려 합니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자기를 이해하고 자기를... 김상욱요셉 2023.11.24 189
844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그 마지막. 아쉬움 비오는 날 수도원 카페에 봉사 올 때면 나는 꼭 기다란 장우산을 준비하고 사용한다. 그리고는 수도원 카페를 들어서... 김상욱요셉 2023.12.12 85
843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바깥 풍경을 안으로 품다. 수도원 카페는 커다란 유리창을 가지고 있다. 그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는 카페안을 느끼고 카페 안에서는 라일... 김상욱요셉 2023.12.12 94
842 수도원 카페 이야기 4 3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것을 나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확인한다. 일찍 출근 해야하는 아들아이를 4시에 깨우고 아침준비를 하고 블라인드를 열면 창밖... 김상욱요셉 2023.11.30 148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