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5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손옥연 아녜스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가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호강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저희 형제들을 위하여 긴 세월 동안 봉사해 주신 자매님의 팔순을 맞이하여

80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으로 자매님을 돌보아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자매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자매님을 만난 것은 86년도 초 성심원에서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15년 가까이 성심원과 장성에서 살면서

자매님의 노고와 헌신적인 사랑을 보아왔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저희 형제들을 가족같이 생각해 주셨습니다.

자매님은 늘 기도하셨고 그 기도는

형제들의 필요를 기분 좋게 채우려는 행동하는 자비로 드러났습니다.

 

선을 어둡게 하는 인간의 헛된 환상들이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세상에서

표현할 능력도 방법도 모른 채

묻혀버린 진실을 헤아리시는 분이 계심을 믿는 것은

자매님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자매님을 통하여 마음 놓고 일하시도록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자유를 하느님의 손에 내어드리려는 믿음을 보았습니다.

 

한 개비 성냥으로 능히 지옥의 불바다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불씨,

죄의 끈질긴 유혹과 목덜미에 휘휘 감기는 고독과 외로움,

좌절에 기울었던 그만큼이나 헐벗은 영혼의 추운 눈시울을

따스한 불가에 녹이고 싶은 마음을 보았습니다.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날

창문을 때리던 빗줄기의 그 사나운 주먹질에

삶의 애환과 무게를 돌아보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인색한 저울로 사람을 달아 따지는

이반과 몰이해의 사나운 돌팔매들이 부산히 바람을 가르고 다가올 때

아무도 이를 막아줄 방도를 찾을 길 없어

하늘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향을 올리던 일을 압니다.

 

살아 있는 건 축복입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품에 안겨본 사람만이 그 품을 압니다.

가슴 태우며 죄인들을 품는 아버지의 품

심장에서 전해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교감,

거기에서는 내가 없고 그분만이 남습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고요 속에서 진리를 품은 가슴으로

전혀 다른 너를 향해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흔적 없는 선으로 말하고

소리 없는 눈물로 비난의 욕구를 삼키기 때문입니다.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를 자매님과 함께 부르고 싶습니다.

 

사랑은 참을 수 없는 봉오리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더는 못 참고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어쩔 줄 모르는 기쁨이 봉오리를 열면

우리는 모두 꽃이 됩니다.

 

자신의 체온으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주려는 꽃이여!

주고 또 주어도 매번 줄 것이 모자라는 헌신에의 조바심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려는 자매님이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2022314일 장성 수도원에서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2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차(7/26) 기성면 - 영해면 + 평화를 빕니다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차 ★ * 행진구간 : 기성면 - 영해면 * 참여인원 : 9명 * 구간참가자 : 0명 * 도착지 인원 : 9명 * 천사 :  서울...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27 879
671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차(7/26) 소성리:범종교인평화미사 + 평화를 빕니다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차 ★ 성주 소성리 범종교인 평화기도회 참석 * 방문 구간 : 원불교 소성리성지 도착-&gt; 소성리 마을회관 천주...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27 1009
670 새벽이 오면 좋아질 거야 새벽이 오면 좋아질 거야   하느님은 하늘에서 주무시고 신의 숙면을 지키며 밤에도 잠 못 이루는 가슴   산호와 진주를 감추고 있는 심해의 신비처... 이마르첼리노M 2017.07.28 774
669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7일차(7/27) +평화를 빕니다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7일차 ★ * 행진 구간 : 영덕 영해면 노인복지 회관 ~ 경주시 양낭연 하늘바다 펜션 * 참여인원 : 16명 * 귀...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29 882
668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8일차(7/28) +평화를 빕니다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8일차 ★ * 행진 구간 : 월성원자력발전소  ~ 기장성공회교회 * 참여인원 : 22명 * 귀가자 : 1명 (신인철스테파노 형...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30 986
667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9일차(7/29) +평화를 빕니다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일차 ★ * 행진 구간 : 기장성공회교회 ~ 악양 * 참여인원 : 24명 * 귀가자 : 1명 (이광현 형제) * 도착지 인원 :  명...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30 934
666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10일차(7/30) ★ 2017 포르치운쿨라 행진 10일차 ★ * 행진 구간 : 악양 ~ 하동 궁항마을 회관 * 참여인원 : 29명 * 귀가자 : 0명 * 도착지 인원 : 28명 * 방문자 : 0 명 * 신... 2 file 김레오나르도 2017.07.30 1050
665 관계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관계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너와 나 하느님과 나 관계의 질을 높이는 건 하느님의 존재 방식과 행위방식을 공유하는 것   하느님의 존재 방식 ... 이마르첼리노M 2017.08.01 743
664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이 아니라 자비다”   열심 하지만 교만한 사람은 하느님과 협력하여 선을 이루기보다 사람과 ... 이마르첼리노M 2017.08.01 829
663 베풂과 받아들임의 축제 베풂과 받아들임의 축제 1. 나는 네 안에서 너는 내 안에서 존재의 기초를 놓는다.   너를 위하여 행하는 것이 베풂이요 너에 의하여 사는 것이 받아들... 이마르첼리노M 2017.08.02 783
662 새벽 묵상 새벽 묵상   “ 너는 내가 택한 아들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기도를 통해 그분으로부터 사랑받는 자의 위치에 있다는 확신이 나로 하여금 나... 이마르첼리노M 2017.08.04 732
661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혼자서 추구하는 행복   채우려는 욕구와 채울 수 있다는 환상 소유와 지배를 위한 이기심 분배되지 않는 재화 우월감과 자아... 이마르첼리노M 2017.08.05 754
660 우리는 연인 우리는 연인   진선미의 하느님을 쩨쩨하고 분노하시며 고문하시는 분으로 생각하는 건 너의 생각이다 너의 현실을 하느님으로 바꾸지 말라   그... 이마르첼리노M 2017.08.06 788
659 위대한 전환 위대한 전환   상 받기 위해 사는가? 벌 받지 않기 위해 사는가?   젊은 날 내 삶의 동기는 내 바깥에 있었다. 착하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라는 ... 이마르첼리노M 2017.08.07 757
658 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 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는 말이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후 그분의 파격적 행보를 보며온 세상 선의의 사... file 이종한요한 2017.08.08 1015
Board Pagination ‹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