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2.01.15 21:34

정동 이야기 (8)

조회 수 41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정동 수도원 이야기 (8)  아름다운 기억



그동안 정동 수도원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치면서 프란치스칸 영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는데 그중에 예외적인 것이 영친왕의 세례로 이어진 조선 왕족들을 교회로 인도한 것이며 공교롭게도 이 역할의 중요 부분이 정동 수도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조선 왕조는 순조 헌종에 이어 대원군으로 이어지면서 철저하게 교회를 박해했다. 물론 이것은 가톨릭교회를 정면으로 박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도가 있긴 했어도 모진 박해로  많은 신자들이 순교했으며 교회는 위축된 상태를 견뎌야 했다


그런데 대원군은 가톨릭을 박해해서 많은 순교자들을 양산했으나 그의 부인과 가족들은 서서이 세례를 받아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흥선 대원군이 천주교를 박해한 반면 부인 여흥 부대부인 민씨(1818~1898)는 가톨릭 신자이었다. 그는 고종의 유모 박 마르타를 통해 천주교를 접한 뒤 국가 융성과 평화를 위해 여러 번 미사를 봉헌했다.


1896년 10월 뮈텔 주교에게서 세례를 받고 '민 마리아'로 다시 태어났다. 그의 세례는 어떤 정치적 의도가 없는 순수한 신앙적 결단이었다. 세례를 집전한 뮈텔 주교의 일기에는 "1896년 10월 11일 왕의 어머니가 세례를 청했다. 부인은 나에게 하느님 밖에 희망을 둘 곳이 없다고 말했다. 나는 우리의 유일한 의탁처는 오직 천주님뿐이라고 말했다"고 기록됐다. 참으로 장한 의거이고 놀라운 복음화의 변신이었다.


또한 흥선대원군의 아내뿐 아니라 손자와 손자며느리도 세례를 받아 천주교인이 되었다. 고종의 다섯째 아들로 의왕, 의친왕 또는 의화군이라 불린 이강(1877~1955)은 1955년 8월 9일 '비오'라는 세례명으로, 의왕비 김덕수(1881~1964)는 같은 달 14일 '마리아'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이런 조선 왕조의 왕족들이 가톨릭 신자로 변신하는 모습이 프란치스칸들에 의해 이어지게 되었다.


일본 동경에 우리 한국 회원인 석종관 바오로 신부가 있었는데, 그는 요즘 말로 첫 번째 제일 한국 교포들의 지도 신부로서 많은 역할을 했다.


그에 의해 고종의 아들로 을사늑약으로 나라가 없어진 나라의 왕자로 일본에 살면서 일본 귀족 이방자 여사와 결혼하고 살던 영친왕이 동경의 성 루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요셉이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는 조선왕조가 망하면서 일본의 볼모로 끌려가 일본 육군 대장이 되어 본의 아니게 일본 제국주의에 일을 하면서도 조선인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조선인들을 도우는 양극의 삶을 살면서 심한 정체성의 위기에 살다가 세례를 받게 되었다.


이 세례는 그의 비극적 삶에서 탈출하는 마지막 최고의 인생의 선택으로 여긴 결과인지 모른다.


그해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장군은 영친왕의 소식을 듣고 치료비와 생활비를 지원했지만 병세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1963년 11월 22일에 영친왕 이은은 드디어 고대하던 귀국길에 올랐다. 하지만 곧 혼수상태에 빠져 곧장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그 후 오랫동안 고독한 투병 생활을 하던 그는 1970년 5월 1일 창덕궁 낙선재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였다.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동 수도원에 있던 주로 외국인 형제들 특히 이태리 출신의 루카 피로네 형제가 지혜롭게 관여 해서 영친왕의 장례식은 왕실 예법으로 진행했으나 연도 등 여러 가톨릭 장례 예식을 도입해서 가톨릭을 드토록 박해하던 조선왕조의 왕족들이 가톨릭으로 귀의하고 일생을 마무리 했다는 귀한 증거를 제시했다.


당시 정동 수도원에 학생으로 살던 본인은 연도를 위해 낙선재를 방문하면서 유교식 궁중 예법 속에 가톨릭 기도가 조화롭게 표현되는 것이 여간 대견해 보이지 않았다.


선배 신부님들의 사려깊은 배려는 유교적 예법에 조금도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신앙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가톨릭 신앙의 포용성을 보이는 좋은 모델이 되었기에, 어색하고 긴장하기 쉬운 분위기를 기도의 안온함으로 승화시켰던 당시를 기억하게 된다.


100년 이상 가톨릭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토록 심하게 교회를 박해했던 조선 왕조의 왕족이  교회로 돌아오게 된 것은 우리가 도저히 알아듣기 어려운 하느님의 깊은 안배임과 동시 도심에 사는 프란치스칸으로서의 관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8 왜? 왜?   내가 기도하고 독서하고 묵상을 하는 이유를 나에게 물어보았다. 무엇 때문에, 무엇을 하기 위한 일인지를 묻지 않고서는 무엇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기 ... 1 이마르첼리노M 2022.07.08 371
237 공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공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자기가 하느님 안에서 산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1요한 2,6)   하느님과 연결된 사람... 이마르첼리노M 2022.01.06 370
236 삼위일체 신앙에서 배우는 관계적 사랑 삼위일체 신앙에서 배우는 관계적 사랑   삼위일체 신앙은 인격들의 관계에서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는 사랑이다.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 이마르첼리노M 2020.11.23 370
235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이 있다면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이 있다면   국화꽃 한 송이 나이 든 억새들의 머리카락 땅에 펼친 도화지에 하늘나라를 그리시는 분께서 오늘도 붓을 잡으셨다. ... 이마르첼리노M 2020.10.14 370
234 연결과 관계성 안에서 발견되는 새 하늘과 새 땅 “연결과 관계성 안에서 발견되는 새 하늘과 새 땅”   삼위일체 신비는 관계적 모델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의 손에 맡기셨다.”(요... 1 이마르첼리노M 2022.04.07 369
233 칼을 갈아드립니다. 칼을 갈아드립니다.   수도원 현관 앞 두 개의 칼 통 하나는 갈아야 할 칼 또 하나는 갈아놓은 칼   여기저기에서 가져온 칼 요양원에서 수녀원에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2.11 369
232 연약함과 무력함이 관계를 변화시킨다. 연약함과 무력함이 관계를 변화시킨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성서의 이야기 안에서 육화의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말구유 안에 갓 태어난 아기가 포대기에 ... 1 이마르첼리노M 2022.08.22 368
231 마주하는 얼굴들 마주하는 얼굴들   행동하는 자비와 선은 창조에 대한 응답이며 새로운 창조를 이룬다. 홀로 있는 시간, 고독한 시간, 외롭다고 느끼는 시간은 광야로 나가... 이마르첼리노M 2021.10.21 368
230 영성의 터 닦기 영성의 터 닦기   믿는 이들 가운데는 크게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이성적 가르침과 진리의 말씀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세상의 생명 ... 이마르첼리노M 2021.07.11 368
229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 (찬미)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 (찬미)   나는 처음부터 하느님을 중심으로 시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관계를 시작하는 열... 이마르첼리노M 2020.11.02 368
228 부산물로 얻는 행복 부산물로 얻는 행복   진리는 나의 소유가 아니다. 예수님의 진리는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을 때 진리로 남는다. 진리를 소유하기 위해 도덕적 완벽을 자기... 이마르첼리노M 2020.01.28 368
227 밤비 속에서 2013,10,19 밤비 속에서   빗줄기가 세차다. 홀로 일어나 하염없는 빗속에 나를 놓아둔다.   언제나 차고 넘치는 고뇌 열 손가락으로 감아쥐고도 남는 모순 내 남은 고뇌를 ... 2 이마르첼리노M 2022.05.07 367
226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기쁨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기쁨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함께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1)   젊은 시절에... 이마르첼리노M 2022.01.14 367
225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갑니다.” (사도행전 17,28)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갑니다.” (사도행전 17,28)   우리는 아버지의 품보다 어머니의 품에 의해 사랑을 느끼면서 성장해왔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품... 1 이마르첼리노M 2022.02.23 366
224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연초록 바다에 핀 산벚꽃 라일락 향기를 하얀 수건에 싸서 너에게 보낸다.   초원에 앉아 눈을 떠 보니 철쭉들의 얼굴엔 ... 이마르첼리노M 2021.04.09 366
Board Pagination ‹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