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인간의 불완전 함을 선택하신 하느님

 

성탄절을 앞두고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나를 아는가?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면서 하느님을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안다고 하는 것은

정말로 알아서가 아니라 이미지로만 하느님을 그려낼 뿐이며

자신만의 신을 가지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영적인 여정을 시작하려면 무엇보다 정직하게 자기 눈 속의 티를 찾아내야 한다.

나는 내 안에 있는 너무나 많은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의 눈 속의 티를 꺼내주려고 하였는가를 성찰하면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면의 거울이 있어야 볼 수 있다.

주님의 육화와 십자가의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이 나에게 거울이 되었다.

 

젊은 날, 나는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해서 완벽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그로 인해 필요 이상의 죄의식을 갖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완벽한 것만을 좋아하신다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화가 나지 않은 척할 때 분노를 품고 살게 되고

악습과 죄가 만들어 내는 어두움을 감추려고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을 속인다.

탓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내면의 들보가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희생양을 만드는 교회에서 희생양으로 살아가면서 배운 진리,

용납할 수 없는 자신의 죄와 연약함,

자신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해 남을 미워하게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자신의 결점을 깨닫고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그 결점을 투사하여 폭력을 정당화시키면서

내 탓이오라고 가슴을 치지만 결국 네 탓으로 끝나는 관계의 현실,

 

불완전한 모습과 상처를 갖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것이

사람으로 태어나신 주님의 육화와 십자가의 거울이 가르쳐 준 진리였다.

자신을 방어할 필요가 없어지는 자유의 길이 거기에 있었다.

자신을 높이거나 자랑하거나 증명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자유, 최고의 사랑이 거기에 있었다.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드러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고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와 아버지의 뜻을 이루려는 의지가

하루의 일과 중에 우선적인 위치를 차지하도록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하여 관계의 주변을 살핀다.

 

가장 큰 적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다른 사람에게 내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버릴 때

찾아오는 조용한 평화가 있다.

 

완벽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살아온 나는

완벽하지 못하면 하느님께서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작은형제회 수도회에서 살아온 날도 긴 세월이 흘렀다.

수도원에서도 역시 완벽을 추구하는 갈망은 계속되었다.

행복은 수도복이 주는 것이 아니었다.

수도복을 갈치고 있어도 나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나이 오십이 조금 넘어설 무렵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살아온 나에게

불완전함이 주는 자유를 발견한 것은 매우 큰 축복이었다.

우리가 죄를 짓고 고난을 겪는 것은, 우리가 연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나 불완전한 존재이면서도

불완전한 세상에서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성숙한 믿음의 삶이다.

 

선은 인간 존재의 뿌리며 실재다.

하느님의 선하심이 나에게 육화되어 너에게 흘러가는 거기에 놀라운 은총의 눈이 열린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 초대된 내가 선으로 참여하는 신비가 거기에 있다.

감동과 감탄의 나라가 인간적 불완전함이 주는 자유 안에서 열린다.

아버지의 품 안에서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시는 그분의 자비 때문에 행동하는 선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인간으로 태어나시는 그분을 맞이하는 나는 기쁘다.

그분께서 나와 같은 인간성을 갖고 오시기 때문에

나의 인간적 불완전함이 축복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며

그분과 언제나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분께서 사람으로 오심으로

나는 그분의 신적인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성탄의 신비는 육화의 신비요

육화의 신비는 불완전함 속에서도 선으로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신비다.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도

주님이 성탄은 믿는 이들의 기쁨이요 축복이다.

 

하느님의 가난하심이

하느님의 낮추심과 겸손하심이

인간적 불완전함을 스스로 선택하셨기 때문이다.

그분의 존재가 나의 존재를 비추고

나의 존재가 선으로 너를 비출 때 성탄은 관계 속에서 사랑을 낳는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9 새해의 첫날 (밤의 끄트머리엔 새벽이 있다.) 밤의 끄트머리엔 새벽이 있다.   새해의 첫날 밤의 끄트머리에서 먼동이 튼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너와 나를 갈라놓던 밤이 새벽을 맞으려 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1.01 464
408 예수님의 가르침과 우리 믿음의 성찰 예수님의 가르침과 우리 믿음의 성찰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5.12 463
407 모른다. 모른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요한 3,8)   내 삶도 그와 같다. 나는 어디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0.12.20 463
406 벗꽃 금방핀 벗꽃은 작지만언젠가 만개할 것이기에결코 만만히 볼 수 없을것이며만개한 벗꽃은 언젠가 꽃잎이다 떨어질것이기에 또한 우쭐할필요가 없을 것이다꽃잎이 ... file 일어나는불꽃 2020.03.30 463
405 회개(회심)의 성찰 2 회개(회심)의 성찰 2 바꾸는 것의 중심에는 마음이 있다. 마음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나를 통치하는 것은 마음이다. 우리 눈에서 비늘이 상징하는 것은 자... 이마르첼리노M 2020.02.24 463
404 의인과 죄인 의인과 죄인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태 9,13)   스스로 의인이라고 하는 자... 이마르첼리노M 2021.07.02 462
403 누가 나를 이해해 줄 것인가? 누가 나를 이해해 줄 것인가?   진실이 사라진 들녘에는 거둘 것이 없다. 알곡은 사라지고 쭉정이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이마르첼리노M 2021.02.14 462
402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옳다고 주장하지 않아도 주변을 의식하지 ... 이마르첼리노M 2020.09.18 462
401 가난은 여백을 만들어 너를 돌보게 한다 가난은 여백을 만들어 너를 돌보게 한다.   &quot;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quot; (마르코 8:34)   예수님을... 이마르첼리노M 2021.06.04 461
400 하느님 나라의 때와 장소에 대한 성찰 하느님 나라의 때와 장소에 대한 성찰   재의 수요일을 며칠 앞두고 가톨릭교회의 전례 시기를 생각해 보았다. 대림 시기, 성탄 시기, 사순시기, 부활 시... 이마르첼리노M 2020.02.22 461
399 기도와 관상의 성찰 기도와 관상의 성찰   장차 있을 보상과 처벌에 연결된 하느님 나라와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의 말씀은 어떻게 다른가?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 이마르첼리노M 2020.02.28 460
398 사랑은 자유와 죽음의 경계 안에서 피는 피의 꽃이다 사랑은 자유와 죽음의 경계 안에서 피는 피의 꽃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하여 드러내시는 선, 육화의 체험을 조금이라도 맛본 사람은 뒤로 돌아갈 수가 ... 1 이마르첼리노M 2019.08.28 460
397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 이마르첼리노M 2022.12.24 459
396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자신을 잊어버리는 기쁨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자신을 잊어버리는 기쁨   나를 나에게서 벗어나게 하는 초월 그 초월이 주는 해방의 자유를 경험하게 하고 관계 안에서 내어주는 능... 이마르첼리노M 2020.08.27 459
395 희망을 일깨우는 생명의 바람 희망을 일깨우는 생명의 바람   나는 교리를 배울 때 대신덕(對神德)이라고 하는 하느님께 대한 덕으로 믿음, 희망, 사랑에 대해 배웠다. 내 인생의 신앙 여정에... 이마르첼리노M 2022.12.19 458
Board Pagination ‹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