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당신과 나의 계절에

 

봄에 태어나서

여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가을은 멀리 있는데

겨울옷부터 챙기는 이여,

 

나는 조금은 성급한 당신이

당신 자신이 되도록 놓아두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허용하시듯

좋아하는 것을 하고

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몸이 이끄는 대로가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당신의 자유가

하느님의 자유 안에서 꽃피기를 희망하며

자유롭게 되기를 꿈꾸어 왔습니다.

 

인과응보의 거대한 산들이 무너져 내리고

이념과 신조와 신앙의 온갖 틀로 자신을 가두었던

지난날의 과실을 눈감아주고

얻는 것과 잃는 것 사이에서

창조 때 받은 그 모습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 안에서 사시사철의 변화를 느끼듯

당신의 계절을 봅니다.

현재의 계절은 잊어버리고

오지 않은 계절을 준비하는 조급함도 내려놓고

현재만을 곱게 다듬고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

 

통제의 칼로 사랑을 가로막았던 가책이 밀물처럼 들이닥칠 때

슬픔으로 탄식하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가을을 맞고 있습니다.

 

너무나 좋은 계절인 가을의 문턱에서

곱게 물든 채 땅에 떨어진 낙엽처럼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갈망은

어느새 그리움이 되어 파도처럼 출렁입니다.

사랑과 자유를 고독 안에서 삭이며

말년을 보내는 꽃들 안에서 나의 미래를 봅니다.

 

겨울은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잎을 내어준 나무들의 가난이

자유롭게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듯

창조의 손길로 정해 준 그 자리에서 자기 몫을 살면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듯합니다.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 안에서만

조건 없는 사랑이 가능하다는 진리를 발견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무익한 활동의 신비는 가짜들의 천국에서만 무게를 지닙니다.

나만의 이익을 벗어버리고

하느님 안에서만 안전을 찾으며

하느님과 공유된 선으로 관계를 살피려 합니다.

 

당신의 계절과 나의 계절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공존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내 인생에 그렇게도 깊은 영향을 주었던 

복음의 예수님과 성프란치스코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버지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자비와 사려 깊은 시선을 느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신념과 내적인 기쁨은 나를 떠나보낼 때 가능했습니다.

가난은 내 인생의 여름날의 열정을 잠재우고

겸손은 가을을 맞는 벼들처럼 고개를 숙이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계절에

영감으로 뜨게 된 눈으로

별을 보고 석양을 바라볼 때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서 부드러운 사랑의 눈빛을 발견하는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7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마리아의 노래, ( 마니피캇)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인 사랑의 만남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이 이 땅에 사람이 되시어 우리 눈에 볼 수 있는 존재... 이마르첼리노M 2024.05.31 35
1496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갈망이 멈추는 곳에서 부르는 노래   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존재하고 있고 어떤 희망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회상하는 삶은 회상을 통하여... 이마르첼리노M 2024.05.29 50
1495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들면 그 이상 바라 것이 없는 듯, 모든 복잡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완전히 잊... 이마르첼리노M 2024.05.26 76
1494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무상의 선물을 받아 들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진실로 포장된 가면을 벗으면 웃을 수 있습니다. 기억 속의 신비로운 화환처럼, ... 이마르첼리노M 2024.05.25 122
1493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신앙의 신비는 두려움의 신비와 매력으로 끌어당기는 신비와의 충돌   프란치스칸 가난은 자기를 열어드리고 내어드려 하느님께서 말씀을 잉태할 모태가 되게 해... 이마르첼리노M 2024.05.24 112
1492 일곱째 날: 세 겹의 부르심 일곱째 날: 세 겹의 부르심 당신이 세 겹의 부르심을 들을 때, 무엇이 당신 마음에 떠오르는가? 하느님을 깊이 사랑하라. 다른 이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김상욱요셉 2024.05.22 23
1491 은총 앞에서 약해져야 우리 자신이 살아계신 그리스도로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은총 앞에서 약해져야 우리 자신이 살아계신 그리스도로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 생활은 따르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자비의 길)   세례성사로 시작되는 그... 이마르첼리노M 2024.05.21 99
1490 기도는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 기도는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는 삶의 태도   복잡한 세상에서 하느님을 찾는 프란치스칸들은 하느님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에서 영적인 길을... 이마르첼리노M 2024.05.17 84
1489 질문과 대답 사이 (“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저는 무엇입니까? ) 질문과 대답 사이 (“오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저는 무엇입니까? )   성프란치스코에 대한 글에서 그는 어느 날, 밤을 새워가며 이렇게 기도하였다고... 이마르첼리노M 2024.05.11 210
1488 아테네 사람들에게 선포한 바오로 사도의 복음과 우리 신앙의 성찰 창조의 사랑을 알아야 도구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레오파고 법정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한 바오로 사도의 설교 내용을 보면 지금 우리가 자주 잊어... 이마르첼리노M 2024.05.09 210
1487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을 배운 사람은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을 배운 사람은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위로부터 사랑을 받을 때 변화가 가능합니다. 신비체험은 나를 몸소 선택하시는 하느님에 ... 이마르첼리노M 2024.05.04 164
1486 예수님과 나의 자기소개서 예수님과 나의 자기소개서   예수님의 자기소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와서 배워라. (마태 11,28) 나는 생명의 빵이다. (요한... 이마르첼리노M 2024.04.30 45
1485 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빛나게 해드리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 이름을 빛나게 하는 일들을 멈춰야 합니다. 내 이름을 빛나게 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4.04.25 231
1484 생명의 빵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 생명의 빵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로 하느님의 생명을 인간에게 주시는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가 성체성사를 통해 양식과 음료로 주... 이마르첼리노M 2024.04.20 192
1483 여섯째 날: 당신 안에서 나오기 여섯째 날: 당신 안에서 나오기 소설가 헨리 제임스(Henry James)는 다음과 같은 권고를 하였다. “너 안에서 나와, 너 밖에 머물러라.” 당신은 자기와 자기의 문... 김상욱요셉 2024.04.18 5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