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1.07.01 13:04

아브라함의 믿음

조회 수 4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아브라함의 믿음

 

아브라함의 믿음 안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느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자신의 자유를 온전히 내어드릴 만큼

내면적 가난함과 겸손이 자리를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나그네를 대접하다 하느님의 천사를 만났고

천사로부터 들은 말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희망을 일깨웠으며 결국 아들을 출산하였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하느님의 의지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그의 믿음은 날로 깊어 갔다.

마침내 그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바치라는 말에도

그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적인 고통과 슬픔이 왜 없었을까?

 

아브라함의 직관적인 지혜는 바깥이나 위로부터 왔다기보다

깊은 내면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가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바치라는 말은 그의 내면을 찢어놓았다.

그는 찢어진 가슴으로 말씀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그의 가난이었다.

나는 아브라함이 그 가난으로부터 겸손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믿음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삶으로 설명하는 것만이 중요하다.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의 믿음도 이와 같은 진실에 직면해야 한다.

방해받는 관계의 어려움이 우리의 믿음을 키운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거나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일단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겠다고 덤빈다.

수많은 모색과 시도들이 실패와 헛수고로 돌아가고 난 공허한 빈자리,

자신이 내팽개쳐졌다는 느낌이 들 때,

그 공허한 빈자리에서 일하시는 하느님을 경험한다.

마음이 가난해졌을 때 그분은 우리 안에서 일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허물어진 관계다.

모든 관계 속에 있는 틈새, 금이 가고 균열 된 관계가 나를 가난해지도록 돕는다.

 

안전한 중심에서 편하게 지내기를 원하고

관계의 중심에 서 있으려는 의도들로 가득 찬 나를 그대로 놓아두고

변화를 꿈꾸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십자가와 죽음 없는 부활의 삶을 얻고자 한다.

수고와 땀 흘림이 없이 칭찬과 인정받기를 원하며

다른 이들의 수고를 훔치면서 자신을 높이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의도는 보이기 위한 것들이 전부다.

자신을 높이기 위하여, 증명하기 위하여 남들이 보는 앞에서만 어떤 것을 하려고 한다.

심지어 반응을 조작해서라도 다른 이들과 비교하고 경쟁하고자 한다.

엘리트 의식과 개인주의가 만들어낸 는 하느님과 단절된 이며

너와 피조물과 단절된 이다.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세상의 고난과 연대하고

하느님의 고난과 연대하는 것이, 믿음의 출발점이 되지 않으면

사적으로 도덕적 완전함에 급급할 뿐, 믿음에 씨는 성장할 수 없다.

돌밭과 길바닥과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가 표상하는 마음이 그것이다.

 

가난한 이들은 멀리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관계들이 가난한 이들이다.

수없이 많은 가정에서 가족들의 관계가 심각하다.

심각한 관계 속에서 자신은 조금도 변화하려는 의지 없이

자신은 그대로 놓아둔 채. 다른 이들을 탓하고 덮어씌우면서

달콤한 경건, 사적 구원에만 관심을 두고

자신만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다고 상상한다.

그것은 망상이다.


하느님과 피조물과의 연결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다.

꼭대기에만 머물려는 엄청난 에고의 팽창을 유지하려고 바치는 그들의 기도,

도덕적 완전함을 유지하기 위해 지키는 엄격한 잣대,

남들로부터 거룩하고 특별하며,

올바르고 안전하며, 높은 도덕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받고 싶은 욕망,

이런 잘못된 동기들은 실제로 하느님을 회피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타인과 분리되고 섬김이 없고, 구체적인 사랑이 없으면

그것이 믿음이겠는가?

믿음은 구체적인 사랑으로 드러나는 삶이기 때문이다.

 

나그네를 대접하다 하느님의 천사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일상을 그렇게 살았다.

차별과 차이를 극복한 보편적 관계,

나만 특별하게 사랑받고, 특별하며, 선택받은 존재라고 여기지 않고

모두가 특별하게 사랑받고 선택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그렇게 보편적 구원을 향해 관계를 만들어 간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6 가짜의 신앙고백 가짜의 신앙고백   믿기 전에 하느님은 나에게 무서운 분이셨다 믿은 후에 하느님은 나에게 힘있는 분이셨다. 그분을 만난 후에 하느님은 겸손하시고 다정한... 이마르첼리노M 2019.07.08 611
925 육화의 겸손으로 태어난 하느님의 사랑 육화의 겸손으로 태어난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낮추심이 육화의 겸손한 말씀으로 이 땅에 오셨다. 위대한 사랑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으... 이마르첼리노M 2021.12.23 612
924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은 십자가에 달리는 한이 있어도 남을 십자가에 매달기를 거부하셨습니다. 나는 당신... 이마르첼리노M 2021.03.04 614
923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 다마스커스에 있는 한 작은 형제(프란치스칸)가 보내 온 편지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 다마스커스에 있는 한 작은 형제(프란치스칸)가 보내 온 편지 다마스커스의 밥 토마(Bab Thouma) 수도원 수호자... file 김정훈OFM 2020.04.07 615
922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음이 깨어남으로, 깨어남이 깨어있음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지 않으면 신앙이 근거를 두는 삶의 의미... 이마르첼리노M 2021.05.20 615
921 믿음의 눈 믿음의 눈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주님 보게 해 주십시오.”   “너를 보고 있는 나를 보아 다오.”  이마르첼리노M 2019.07.12 623
920 하동 악양에서 대자연 부활 찬미가 예수님 수난죽음 십자가신비 십자가 죽음으로 구원된우리 예수님 부활로써 얻게된생명 그생명 하느님과 함께한행복   악양의 라베르나 은둔소... 일어나는불꽃 2021.04.03 624
919 파국 파국   달콤한 것만 찾는 몸의 요구와 타인의 반응 위에 건설하는 집은 재앙을 초래하는 집이다.   타인의 판단과 평가로 기초를 놓고 의존으로 기... 이마르첼리노M 2019.12.10 625
918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의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 1 이마르첼리노M 2022.03.20 625
917 계명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계명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의 신앙구조는 율법준수에 따른 사후 처벌과 보상이라는 틀에 하느님을 가두고 인간을 가둡니다. 그... 이마르첼리노M 2022.12.04 627
916 지혜의 샘 지혜의 샘   지옥을 겁내는 자들이 만든 교회에서 지옥을 통과한 자들의 영성이 시작되었다. 어둠과 밝음을 밝히는 건 언제나 희생자들의 몫이었다. 상처받... 이마르첼리노M 2019.07.10 633
915 당신 덕분에 꽃이 핍니다 당신 덕분에 꽃이 핍니다.   아름다운 말에는 꽃이 핍니다. 부드럽고 다정한 말에는 꽃이 핍니다. 순수하고 단순한 말에는 꽃이 핍니다.   가시 돋친... 이마르첼리노M 2019.11.14 639
914 창조된 존재에 생명이 흐르게 하는 선 창조된 존재에 생명이 흐르게 하는 선   내 존재의 뿌리는 사랑에 찬 하느님의 완전한 자유와 의지에 따라 창조되었다.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 이마르첼리노M 2022.12.10 644
913 타볼산에 비치는 한 줄기 빛 타볼산에 비치는 한 줄기 빛   그분이 담을 수 없는 비좁은 내 안에 거처를 두고 나와 함께 일하고 계신다는 영의 현존을 경험하면 그 안에서 머물러 쉬고... 1 이마르첼리노M 2019.09.04 652
912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은 듣고 말한다.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은 듣고 말한다.   사람에 대한 존중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있지 않고 말하는 태도와 상대방의 말을 듣는 데 있다. 자신이 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19.08.03 655
Board Pagination ‹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