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1.03.13 05:50

꽃들은 울지 않는다.

조회 수 5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꽃들은 울지 않는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와 산수유

찬 서리 맞으며 피어난 매화가

뽀얀 얼굴에 엷은 연두로 색조 화장하고 나와 벌들을 유혹한다.

목련이 가슴을 열고 하얀 살을 드러내는 밤

아침이 되면 이슬에 젖은 수선화가 방끗 웃으며 인사를 건네겠지

갓 태어난 병아리처럼 부드럽고 고운 개나리

연분홍 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고 마중 나온 진달래와 팬지

봄의 함성, 꽃들의 합창,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도 여지없이 꽃은 핀다.

 

꽃들은 울지 않는다.

슬픈 건 인간이다.

터무니없이 불공평하고

탐욕과 폭력을 저지르는 만행이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기 때문이다.

 

봄비가 내리는 건 하느님의 눈물인가?

인간의 슬픔을 보고 계신 하느님의 슬픔,

갖가지 애환과 고통과 고난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의 처참한 비극을 바라보시는 아버지,

연민과 자비가 만나 눈물이 강을 이룬다.

생명을 돌보시는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이가 겪는 아픔을 견디신다.

인간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눈물을 뺄 수 있을까?

 

슬픔은 혼자 짊어질 수 없다.

모든 슬픔과 고난을 하느님의 슬픔으로 이해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하느님과 나, 너와 나, 모든 피조물과 나 사이에 공유하는 슬픔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논리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 않지만,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슬픔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 슬픔과 더불어 슬픔을 통과해 가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고난을 견디는 유일한 길도 고난을 홀로 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내가 영웅적으로 고난을 홀로 지려고 할 때, 고난을 부인하거나 척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난이 우리를 부드럽게 만드는 교훈을 배우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슬픔과 고난은 홀로 질 수 없는 짐이다.

봄비 내리는 밤에 만물을 깨워 생명의 호흡을 되찾아 주시는 아버지께서

슬픔과 고난을 홀로 지라고 내버려 두실 분이 아니시다.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에 내 안에 필 봉오리는 무엇인가?

슬픔과 고난 중에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일을 찾아보자

아버지를 대신해서


꽃들은 울지 않는다.

아버지와 내가 네 곁에 있기 때문이며

너와 함께 짐을 지려고 손을 내밀기 때문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7 연약함과 무력감을 힘으로 만들기 연약함과 무력감을 힘으로 만들기   어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어둠을 받아들이기보다 이를 감추려고 다른 사람을 탓한다. 그러므로 어둠과 사랑에 빠지... 이마르첼리노M 2019.12.31 297
506 연약함과 무력함이 관계를 변화시킨다. 연약함과 무력함이 관계를 변화시킨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성서의 이야기 안에서 육화의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말구유 안에 갓 태어난 아기가 포대기에 ... 1 이마르첼리노M 2022.08.22 366
505 열쇠 열쇠   나를 나로 존재케 하는 것 너를 너로 존재케 하는 것   결코 내 것일 수 없기에 소유와 자유를 건드리지 않고 나를 채우기 위해 기대하지 않... 이마르첼리노M 2017.01.08 889
504 영광 교황님을 만나뵙고 악수하고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것도 영광스러운 일이나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것은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뜻을  실천하였을때가 더 영광... 일어나는불꽃 2014.09.06 1279
503 영성의 터 닦기 영성의 터 닦기   믿는 이들 가운데는 크게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이성적 가르침과 진리의 말씀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세상의 생명 ... 이마르첼리노M 2021.07.11 368
502 영성의 향기 평화방송 홈에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 평화와 선 지난 주 방송된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님께서 강의하신 '영성의 향기'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방송을 못보신 분은 인터넷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 정마리아 2007.12.31 5407
501 영웅 만들기와 희생양 만들기 영웅 만들기와 희생양 만들기 영웅들은 고통과 괴로움, 온갖 역경을 딛고 마침내 트로피를 받는 성공 신화에서 나온 것이다. 오늘날의 영웅은 진실... 이마르첼리노M 2020.11.17 387
500 영원을 향한 문 영원을 향한 문    과정의 오랜 충실이 근본을 이루는 가장 인간적인 방안 유한한 세상에서 영원을 사는 건 죽음 이전에 죽음 그 다음에 오는 부활이다 ... 이마르첼리노M 2015.08.29 899
499 영원한 생명은 앎으로부터 온다. 영원한 생명은 앎으로부터 온다.   “지각과 인식을 주소서” (산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린 성프란치스코의 기도)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지각과 인식은 ... 이마르첼리노M 2021.04.25 435
498 영의 인도를 받지 않으면 영의 인도를 받지 않으면     깨닫기 전에 성서를 읽으면 성서를 통해 나를 보지만 깨달은 후에 성서를 읽으면 성서를 통해 너를 본다.   회개한 이들이 성서를 ... 이마르첼리노M 2023.10.29 468
497 영혼을 연주하는 악기 영혼을 연주하는 악기   사람의 감관은 하나의 악기다. 낱낱의 진동을 정밀히 받아 울리는 악기, 예민하고 예민하여 실바람 한 오리에도 소리 내는 악... 이마르첼리노M 2014.02.02 4591
496 영화치료 (Emotion Picture Magic) 에로 초대합니다 http://www.jjscen.or.kr영화치료 (Emotion Picture Magic) 시네마 테라피는 정서적 심리적 건강과 성숙을 원하는 이들이 다양 한 심리정서에 관한 영화를 의식적... 전. 진. 상 영성심리상담소 2008.02.23 4324
495 예루살렘 성 주간 수요일 : 주님채찍 기둥 경배 예루살렘 성 주간 수요일 :  주님채찍 기둥 경배 2020년 4월 8일   예루살렘 성 주간,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성지 보호구는 예수님께서 수... file 김정훈OFM 2020.04.09 492
494 예루살렘의 각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자들의 합동 부활 메시지 입니다. 예루살렘의 각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자들의 합동 부활 메시지 입니다. file 김정훈OFM 2020.04.11 435
493 예수님 조각상입니다 http://www.interpark.com/ms/artzone1안녕하세요 이번에 저희 ARTZONE에서 예수님 조각상(실물 크기)을 제작하여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 제품은 저... file ARTZONE 2006.07.04 6041
Board Pagination ‹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