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10.02 01:19

바보들의 피정

조회 수 39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바보들의 피정

 

물러남과 멈춤 그리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름은

피정하는 사람의 내적 활동이다.

일상에서 요구되는 것들과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일들에서 벗어나

그냥 존재할 수 있고 자신을 성찰하며

하느님으로부터 어떻게 사랑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멈추지 않고서는, 물러나지 않고서는,

얕은 나를 내려놓고 더욱 깊은 자기 속으로 들어갈 수 없으며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르지 않고서는

무엇이 내 삶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정하는 시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시간이 있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 하는 것이다.

 

무엇에서 벗어나려 하는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려 하는가?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

 

피정하는 것은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엔진이 되기 위한 것이다.

진짜 자기에게 돌아가는 변화를 위한 시간이며,

하느님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대면하는 시간이다.

 

하느님과 대면하기 위하여 내가 맞서고 있는 것, 씨름하고 있는 것과 만나야 한다.

고독과 침묵과 두려움을 회피하고 위장하는 나와 만나야 한다.

현실도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은폐의 현장에 내려가야 하고

영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적극적이며 희망적인 상태를 회복해야 한다.

 

피정은 내적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다.

위로부터 오는 에너지로 자신 안에 숨겨진 에너지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대결의 현실 세계에서 시험도 거치지 않고 안락한 피정을 하는 것은

영적인 가짜들만 만들어 낼 뿐이다.

 

예수님에 대해 생각만 하고 예수님에 관한 것들을 믿는 것으로는

새로운 일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나를 새롭게 바꾸는 것은 예수께서 행동하셨던 것처럼 모험을 거는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나는 피정을 떠날 때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간다.

많은 피정을 해왔지만 회심하지 않고 변화되지 않는 나를 발견하였다.

나를 회심하게 만든 것은 실제 상황이었다.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는 대결에 하느님의 선하심이 승리를 이끌고 계신다는

믿음으로 대면하고 싶지 않은 것과 맞섰다.

그것은 그리스도 때문에 지는 십자가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는 일이었다.

 

행동하는 실천을 대체할 이론은 없다.

안전지대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묵상할 것이 없다.

이 길은 죽음의 길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죽기로 작정하면 죽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매일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은 죽기로 작정해야만 해결되는 일들이다.

피정을 통해 얻는 지혜는 고통을 지니고 그 고통을 변화시키며

고통을 주는 이를 살려내는 현장에서 성장한다.

 

현실에 짓밟히지 않으려면 그 현실과 싸워야 한다.

고난당하는 위치는 복음의 특권적 위치다.

거룩한 바보들만이 아는 그 길을 피정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7 고틱건축의 멋과 프란치스칸 영성의 향기에로 초대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14일 9월 2011년 추석이 지나고 새 일정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저는 수도원 생활이라 명절은 항상 명절이면 더 마음이 괴롭고 어려운 분들... file 이 종한 (요한 ) 2011.09.14 6833
1246 고틱건축의 멋과 프란치스칸 영성의 향기에로 초대 프란치스코를 사랑하시는 형제 자매님들 추석 연휴에 이어 시작되는 일상 삶이 주님이 주시는 생기로 충만하길 빕니다. 본인은 간혹 이 계시판에 들어오면서 우리... file 이종한 (요한) 2011.09.15 6981
1245 공간의 사고 채호준 2009.03.11 7741
1244 공동체 피정 공동체 피정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초롱하다 공감의 강에서 만난 형제들 가난한 자각으로 돌아본 시간들 위로부터 받은 선물들을 풀어보았다 자비가 크면 선은 ... 이마르첼리노M 2016.12.28 908
1243 공동체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 같이의 가치 가치의 같이 혼자서 여럿이서 이마르첼리노 2010.12.04 5492
1242 공존은 자유를 주는 것 공존은 자유를 주는 것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가진 것으로 즐기고 만족할 수 있다. 우리... 이마르첼리노M 2021.09.23 386
1241 공포와 체념의 무덤을 열고 2 공포와 체념의 무덤을 열고 2   믿음은 확실한 사실들을 모아놓은 결합 상품이 아니다. 믿음은 신비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여정이다. 하느님과 인간, ... 이마르첼리노M 2020.04.26 440
1240 공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공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자기가 하느님 안에서 산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1요한 2,6)   하느님과 연결된 사람... 이마르첼리노M 2022.01.06 373
1239 과거의 그늘에서는 쉴 곳이 없다. 과거의 그늘에서는 쉴 곳이 없다.   그늘진 곳에서 날 붙잡고 있는 틀 사장님, 교수, 의사, 등등 과거의 타이틀에 묶여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는 틀 과거의... 이마르첼리노M 2019.09.05 536
1238 과연 누구에게 영광을? 평화를 빕니다. 모든 본당에서는 작은 성모의밤 부터 본당 전체 성모의밤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좋은 성모님 달에 저는 마음이 편치 않답니다. 오늘 평화방송 매... 정마리아 2006.05.24 6231
1237 과연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신앙인들은 예배가 끝나고 기도를 할 때 항상 주기도문으로 마친다. 항시 기도를 하지만 이 주기도문에는 많은 뜻이 들어 있다. 그중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 정성철 2012.04.08 6905
1236 과정의 진리 과정의 진리   인생의 후반기 삶에는 다 이상 영웅이 될 필요가 없고 참다운 자신이 될 필요만 있게 된다.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지배하려는 나의 독재성과... 이마르첼리노M 2019.11.12 571
1235 과제 과제   선은 육화한 그리스도의 실재 거룩한 표양과 모범으로 그분을 낳는 일   완성을 향한 성숙의 의무 사랑이 되어가는 여정 닮아가는 여정 ... 이마르첼리노M 2017.07.24 771
1234 관 상 관상 십자가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거울 거기서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어 놓는 하느님을 본다. 모든 창조물은 하느님의 좋으심을 보여주는 거울 거기서 진... 1 이마르첼리노 2010.11.30 5088
1233 관계 속에 출산하는 익명의 세 번째 아이 관계 속에 출산하는 익명의 세 번째 아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열정을 가지고 따르... 이마르첼리노M 2023.01.13 395
Board Pagination ‹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