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08.22 03:18

나의 신앙고백

조회 수 529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나의 신앙고백

 

수도원에 발을 들여놓기 전

익숙한 것과 길들여진 것이 하도 많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나를 자석처럼 잡아끌었으나

아무것도 보장받지 못한 채 나는 길을 떠났다.

길을 떠나는 것은 언제나 앞을 내다보는 신앙의 도약이고

위험천만한 모험이었다.

 

새로운 것은 어디서나 낯설었다.

익숙한 것에서 나와 먼 여정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생존보다 성장을 위해 수고해야 했다.

힌트도 없는 어려운 문제들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과정에

무상으로 주어지는 은총은 그야말로 신비였다.

외부에서 미치는 힘을 일상에서 찾아내는 거룩한 발견은 경이로웠다.

 

상실에 따르는 수급은 천천히 이루어졌다.

바닥에 이르는 추락, 실패, 죄는 겸손하게 살도록 이정표 역할을 해 주었다.

상승과 하강의 되풀이 속에 낯설었던 것들이 익숙해 질 무렵

자신의 불완전이 성장의 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겸손하고 진지하게 나와 다른 사람의 불완전함을 용서하고 끌어안는 것이

현실적인 거룩함으로 다가왔다.

거기서 배운 것은 나에게서나 다른 사람에게 완전함을 요구하는 것이

선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아픔을 감추고 자신의 추락을 회피함으로써 가짜를 진짜로 만들 수는 없었다.

 

하느님은 불완전한 나를 통하여 당신의 일을 하신다.

하느님은 사람을 완전한 작품으로 설계하지 않으셨다.

불완전한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온전해질 수 있도록 만드셨다.

 

아래로 내려간 사람만이 올라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바닥의 가난함을 경험한 사람만이 하느님의 풍요하심을 안다.

그 앎이 현재의 불완전한 상태를 큰 부담 없이 수용하게 했고.

불완전한 나와 너를 받아들일 공간이 생겨나도록 하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하시기 위하여 나의 힘을 빼신다.

그러므로 내가 힘으로 여기고 집착하는 것,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진짜로 둔갑한 가짜의 옷을 벗게 하신다.

나의 낙담과 실망, 그것은 언제나 나에게 죽음으로 다가오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나의 힘을 빼실 때,

그분이 나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나의 성장이 시작되는 지점이 그곳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미래는 그래서 희망에 차 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2 아버지의 초대 아버지의 초대   1 그리스도의 삶의 자리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리   당신이 만드신 피조물에게 쏟아 붓는 사랑 사랑의 봉사 안에서 자신을 형제들과... 이마르첼리노M 2017.01.25 827
581 아브라함의 믿음 아브라함의 믿음   아브라함의 믿음 안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느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자신의 자유를 온전히 내어드릴 만큼... 이마르첼리노M 2021.07.01 493
580 아인쉬타인의 건망증 안드레아 2009.06.17 6249
579 아직 가슴이 살아있는 그대를 위해..박노해 사진전 그대, ‘박노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가? ‘노동의 새벽’을 노래 했던 시인이자 노동자이자 혁명가 ‘박노해’ 이제, 지구시대 가장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곁에... 낡은 흑백 카메라 2009.12.28 5668
578 아직도 못 다한 말 아직도 못 다한 말   하나의 진실을 키워 주변을 밝히고 기쁨과 고마움으로 채워내기 위해 평생의 성실을 서약한 나 머리엔 서리가 내리고 기억과 안총... 이마르첼리노M 2017.07.23 802
577 아참안개 속에서 아침 안개 속에서 아침 안개 속의 미루나무 바람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안개 속에 사랑이라고 썼다. 초가을 한 낮의 미루나무 바람에게 한 잎 내... 이마르첼리노M 2013.02.16 7437
576 아침 아침은 때가되어 밝아오는것이 아니라 어두운밤과 고요한새벽을 지나올때 그제서야 밝아올수가 있는것이다. 어떠한날의 아침도 어두움을 거치지 않고서는 날이 밝... file 일어나는불꽃 2019.12.14 425
575 아침 단상 아침 단상   1 생명을 내건 올바른 믿음 믿음에 뿌리 박은 확고한 희망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완전한 사랑   2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산다. 음식으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5.18 361
574 아침 묵상 아침 묵상   자신의 나약과 타락으로 노예가 되어 얼룩지고 병들어 버린 생활 방식에서 떠나라       이마르첼리노M 2013.06.03 5202
573 아침 창가에 앉아 아침 창가에 앉아   이른 아침 동녘하늘 구름 속에서 일어나는 태양 이슬 맺힌 가지 끝에서 눈을 비비고 일어나 땅을 향해 영사기를 돌린다.   수탉... 이마르첼리노M 2020.10.16 471
572 아침해가 떠오를 때 아침해가 떠오를 때 아침해가 이글거리는 빛 수레를 몰고 와 중천 한 가운데서 빛을 내려 쏟는다. 햇빛이 미끄럼을 타고 내려와 듬뿍듬뿍 쏟아지면 뒤따라오는 ... 이마르첼리노M 2014.07.30 2114
571 아테네 사람들에게 선포한 바오로 사도의 복음과 우리 신앙의 성찰 창조의 사랑을 알아야 도구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레오파고 법정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한 바오로 사도의 설교 내용을 보면 지금 우리가 자주 잊어... 이마르첼리노M 2024.05.09 210
570 아픔 뒤에는 아픔 뒤에는   공로와 업적을 자랑하는 사람에게서 흥분과 싸구려 칭찬을 빼고 나면 얼마나 외로운 것이랴   한 나라를 세웠다 하더라도 사람 ... 1 이마르첼리노M 2014.02.07 5018
569 악마의 편 가르기 악마의 편 가르기   도덕적 우위에 올라서서 천사의 탈을 쓴 악마들이 편싸움을 시작했다.   통제의 목적과 수단을 감추고 죄책감이 제거된 신성시된 폭... 이마르첼리노M 2019.07.28 534
568 악을 비추는 거울 악을 비추는 거울   악을 이기는 방법은 악이 아니라 선이다. 일상의 여러 관계 안에서 단순히 더 나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악을 악으로 공격하면 둘... 1 이마르첼리노M 2019.10.31 465
Board Pagination ‹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