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공덕역에서였다.  바쁜 출근 길이라 너나없이 총총걸음으로 발길들을 재촉하고 있는 아침 시간.

마침 젊은 엄마가 애기(겨우 말을 익히고 걸음을 배우기 시작했을 여아)의 꼬막 손을 잡고 내 옆에서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고 정도 또래 애기라면 응당 엄마 품에 안고 걸었어야 하는데, 손에 가방을 들었고 아마도 평소 그렇듯 걸리게 하는 습관에 익숙했나보다.


      "엄마 바쁘니까 얼릉 가야하거든...!"


   그런데 애기가 엄마에게 이끌리다시피 걸으면서 뭐라고 계속, "쫑알쫑알...!"

   하도 사람들이 많아 뭔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고 또래의 애기답지 않게 또박또박 엄마에게 말을 걸으며 하마 뒤처질새라 총총 걸음을 걷는 거였다.  


      "어쩜 애기가 고러콤 말을 잘 하고 잘 걸을꼬? 라고 내려다보며 말을 걸으니, 왠걸 나의 왼손을 순간적으로 답싹 잡으며 초롱초롱한 눈을 맞추는 거였다.  어쩌면 재촉하는 엄마에게 이끌려 가야하는 애기가 힘에부처, 생판 낱선 할아버지이지만 양쪽에 손을 잡고 걸으면 훨 수월하리라 여겼던 게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 많아, 그런 경우 반대로 낯설고 의아한 행동으로 대처하기 일쑤인데...

  어쨌든 그렇게 긴 공덕역의 갈아타는 구간을 함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걸었던 것이다.


       "애기가 붙임성도 대단하네요!" 

       "예, 원래 성격이 활달해요."하며 엄마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엄마, 늦어서 회사에 빨리 가야 하거든!  영아원 선생님도 널 기다리고 계실껄!


    그렇게 갈라지는 구간에서 헤어지며 애기에게 "빠이, 빠이!"하니,

  응답도 얼마나 잘 하는지...고사리 손을 흔드는 고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었다.


  그랬다.  요즘 그렇듯 가사 일 하랴 직장에 다니랴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이 무척 안스러웠지만, 오늘 귀여운 애기를 만나 미래가 환한 밝음으로 다가오는 듯...며칠이 지났건만, 애기와 엄마의 모습이 참으로 생생하여 내내 잊혀지질 않는 거다.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7 <공지> 생활단상 게시판 사용 이곳은 생활 단상 게시판입니다. 이름은 거창하나, 특별한 목적을 지닌 게시판은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이곳에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 ... 관리형제 2006.01.19 4544
516 너무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너무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시간을 보고 자야겠다 싶었습니다. 항상 다음 날이 걱정이기에 해야 할 의무처럼 침대에 누워 스피노자의 사과나무처럼 자명종을... 1 honorio 2006.01.23 4055
515 일본에서의 "교환체험기"(1) (이 글은 작은 형제회 &quot;한알&quot; 지에 실린 글입니다. ) 글 재주가 없는 저에게, &quot;무언가를 써야한다는 것&quot; 은 늘 곤욕스러운 일입니다만, 그러한 어려움 안에서도 ... 오스테파노 2006.01.24 3317
514 내 마음은 물이 가득 차 있는 깡통인가?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서 제일 두드러진 점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생각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생각하느 ㄴ갈대... 김요아킴 2006.01.24 3742
513 보신탕을 안먹는 이유...? T 평화와 선. 삼복더위도 아닌데 무슨 보신탕...운운...이람! 까마득한 예전, 개를 워낙 잘 잡으시는 분과 함께 살았을 때 어느 대축일에 난 길고 긴 장문의 반박... 2 2006.01.25 3657
512 행복한 그리움들 T 평화와 선. 일을 하다 문득 창밖을 내다보니 온갖 그리움들이 모락모락 피어 올라, 파아란 하늘에 묻어나는 얼굴들... 할머니,할아버지,엄마,한동네에 사시던 ... 2006.01.26 3182
511 김마리아 할머니의 선(?) 무당 이야기 T 평화와 선. 내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몇 분 중에 안성의 김마리아 할머니가 계시다. 할머니는 안성 형제회 회장직을 오래 맡으셨고 산청 나환우 마을에... 1 2006.01.31 3591
510 옛 것에 대한 소중함 T 평화와 선. 꼭 10년 전 '안식년' 때의 일이다. 기회가 닿아 오래 전 내가 공부하던 영국,캔터베리엘 갔었다. 놀랍게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무색할 ... 2006.02.05 2671
509 눈이 와서 {FILE:1}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에 한가득 눈이 와 있었습니다. 일단은 수북히 쌓인 눈을 보고 기분이 좋다가.. 아주 잠깐 후.. &quot;저걸 또 언제 치워&quot;하는 생각... 2 file honorio 2006.02.07 2587
508 "새 술은 새 부대에...?" T 평화와 선. 얼마 전 전폭적인 인사이동이 있어 내가 거주하는 공동체의 분위기도 예전과는 사뭇 달라질 전망. 나 개인적으로도, 1년간의 을 갖기로 되어 있어 ... 1 김맛세오 2006.02.15 228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