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어젠 가리봉동 수녀원의 주일 미사에 참례한 후, 가까운 산으로 산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딱히 정해진 산은 없었지만 지하철 노선을 보니 종점 중의 하나인 광교역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거기서면 광교산에 오를 수 있으려니 생각하며 무작정 그쪽으로 행했다.  연이은 찜통 더위로 숨통이 막힐 지경이었지만, 과연 자랑할 만한 서울의 지하철!  종점인 광교역을 향해 강남역에서 갈아타고 보니, '으-메, 시원한 것, 하느님께 감사!",  지하철 안의 에어컨은 그야말로 씽씽 시베리아여서, 열대에서 바로 한대에 들어선 느낌이 아니던가.

  선풍기 하나로 족히 여름을 날 수 있었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에어컨이 없으면 견디기 어려운 서울(한국)이 되었으니...하기사 시동을 건 자동차 1대의 곁에만 다가서도 그 열기가 대단하여, 전국의 자동차 대수가 얼마나 많은가!  또한 수많은 아파트며 주거지와 공장들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만 하여도, 열대아 얘기가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제동이 안되는 선진국에로의 끊임없는 편리성을 추구하다 보면, 과연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가 하는 것은 나 만의 기우일까?  또 요즘 흔히 회자되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에 대하여 왈가왈부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예수님 십자가는 입과 머리로만 외우고 너무나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신앙인들의 모순을 어찌 봐야 할까.  그래서 내 개인적으로는 기후변화에 거의 대처하지 못하는 물 한방울의 존재일지언정, 온난화의 주범중 하나가 되게하는 에어컨 따위를 아무런 분별력없이 펑펑 써 대는 것엔 극구 반대하여 선풍기를 선호하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하며 쉽게 생각할 수도있지만, 시시각각으로 아파하며 신음하고 있는 지구에 대한 연민을 떨칠 수가 없지 않는가!     


  역에서 나와 바로 옆길에 '광교산으로 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있어, 어렵사리 찾을 필요도 없이 쉽게 등산로로 들어섰다.  그런데 비온 후 습도가 높아선지 땀이 삐질삐질!  6Km 정도를 걷는 울창하고 좋은 숲 속 길인데도 등산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오롯한 나홀로 길이었다.  휴가철이어서 사람들이 전부 바다로 계곡으로 해외로 나간 것일까, 의아할 정도였으니까.  땀으로 전신 목욕을 하다시피 걸으면서, 어릴적 갑짜기 입맛이 뚝떨어져 더위 먹은 경우를 떠올리며, 자칫 너무 지치는 등산은 삼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어쨌든 나무로 울창한 광교산 자락을 천천히 오르면서, 여름을 대하는 자연의 계절은 이렇듯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잘 순환하지만, 되돌이 표가 없는 내 인생여정의 계절은 과연 어디만큼 가고 있는 걸까 하는 자성의 소리가 내 안에서 들려온다.   

그러면서 며칠 전 공항에서 꼭 30년 만에 한국 땅을 찾아오신 이홍재 목사님 내외분의 모습이 떠올랐다. 희수의 연세만큼이나 백발이 성성해지신 완연한 노년의 모습에, 10년 후의 내 자화상 역시 그러하리라는...그래서 정확히는 맞추기 어렵지만 나의 계절, 시간을 얼추 맞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싶다.  여행과 같은 인생에서, 지금까지 살아 온 긴 여정보다 살아야 할 지극히 짧은 여정에서 일상의 쉼표를 찍고 조만간 또 다른 영원한 여행길로 접어들어야 하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장 확실한 것은, 지금 내가 광교산엘 오르고 있다는 것과 자연의 시간과 계절을 닮아야 한다는 것.              

  요즘의 세태를 보면 부자면서도 불행한 가난뱅이가 참으로 많은 반면, 가난하지만 행복한 부자는 매우 드믈어, 분명한 것은 행복한 삶이란 물질이나 돈 따위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이 가난한 이는 행복하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 광교산이란 자연과 함께 하면서, 산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의 실재와 근원이야말로 하느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선(善)과 같다는 것-  얼핏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을 곱씹어 보며 내려왔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작은 애벌레와의 해후

      "아니, 욘 녀석이 뭐지?"   낮기도를 하러 경당에 들어서서 성무일도를 펼치려는 순간, 웬 쪼맨한 송충이가 커버에 붙어 꼼지락거리고 있다.  아마도 오전에 정원에서 일을 하던중 나뭇가지에 붙어있던 녀석이 본의아니게 내 몸으로 옮겨왔고 방황하다가 ...
    Date2018.05.28 By김맛세오 Reply1 Views1590
    Read More
  2. No Image

    기특한 동창 녀석들

    T 축, 부활!   지난 연말 즈음이었다.  송년회겸 연말 회포도 풀겸 흑석동 동창 모임에 꼭 나와달라는 채근이 있어 모처럼 참석을 했었다.  평소 나의 생활에 비추어 공감대가 별로 없어- 모처럼 저녘 회식들을 하고는 노래방에 가서 목이 터져라 불러대는 ...
    Date2018.04.0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83
    Read More
  3. No Image

    어김없이 봄이 오고있음을...

    T 온 누리에 평화가 오기를...   가끔 가슴이 먹먹해지면,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란 싯귀절이 떠오른다.   지금 한창 열기가 더해가는 평창 올림픽을 대하면서도, 마음 속 깊이 살어름판을 걷는 듯한 심정은 나 만이 지니는 그런 느낌은 아...
    Date2018.02.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55
    Read More
  4. No Image

    마(魔)에 시달리는 어느 자매 이야기

    T 온 누리에 평화가...   한 생을 지내면서 어느 경우엔 참으로 신비로운 만남도 다 있으니, 오늘 올리고자 하는 경험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역시 2012년도 전 성거산에서 지낼 때의 일이다.   수도원에 가끔 올라오는 분들 중, 자주 귀신을 만나 ...
    Date2018.01.09 By김맛세오 Reply0 Views1423
    Read More
  5. No Image

    잊을 수 없는 어느 두 아이

    T 온 누리에 평화.   내 기억으로 2019년도 성거산 수도원에서 지낼 적이었다.   성거읍 옆 동네인 입장읍에서 살고있던 두 형제가 있었으니, 가끔 엄마와 함께 수도원으로 올라 와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그 모습이 삼삼하게 떠오른다.  보통 아이들...
    Date2018.01.09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12
    Read More
  6. No Image

    작은 이모의 생신

    T평화와 선   "이모, 오늘 생신 축하드리구요, 무슨 약속 있으셔요?  없으심 제가 점심 사드릴테니, 이모 집 가까운 곳으로 나오실래요?"   사실 큰 이모가 파킨스 병으로 칩거하신 이후 몇 년 동안은 내 쪽에서 전화라도 하기 전엔 두 분과 함께 만날 ...
    Date2017.12.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572
    Read More
  7. No Image

    쥴리아 할머니를 생각하며...

    T  할머니께 영원한 안식을...   '쥴리아 할머니' 하면 내 인생 여정에서 만난 각별한 분으로 기억된다.   흔히들 할머니를 '쥴리아 여사'라 칭했고, 3-4년 부터 성탄 카드를 보내드려도 전혀 응답이 없어 아마도 연세가 많으시니 돌아가셨을런지도 모르겠네.....
    Date2017.12.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99
    Read More
  8. No Image

    기도와 백인대장의 신심

    T 평화와 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내가 진실히 이르노니, 이스라엘의 그 뉘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마태 8,10>   (심한 중풍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종을 위해)도움을 청하는 백인대장에게  그의 굳건한 믿...
    Date2017.12.04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08
    Read More
  9. No Image

    좋음과 아름다움은 하나

    T 온 누리에 평화를.   매일 1시간 이상은 운동삼아 오르는 인왕산 길.  같은 길을 오르내리면서도 실증을 내는 법이 없는 나의 천성!  집에 도착할 즈음엔 으례히 땀으로 뒤발을 하곤 하지만 몸은 오히려 상쾌한 느낌이 든다. 물론 오를 때와 내려 올 때는...
    Date2017.12.02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32
    Read More
  10. No Image

    내 마음의 고향

    T 온 누리에 평화.  사람은 누구나 한 두군데쯤 마음 속에 품어 둔 고향이 있어, 그 그리움은 그의 삶에 있어서 행복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제와 어제, 1박 2일간 몇 분들의 피정을 함께 해 드리면서 예전 6년간 지냈던 성거산을 오르면서...
    Date2017.11.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30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