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사랑의 학교에서 동창생들에게 쓰는 편지

 

열대야의 맹위가 잠들지 못하게 하는 밤

사랑의 학교에 다니는 동창생들인 너희들을 위하여

이미 새날이 된 시간에 편지를 쓴다.

 

관계의 능력을 통해 선물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신 우리의 스승이신 분

우리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창조와 자유라는 과목을 배우고

선과 덕이라는 숙제로 과제를 내 주시는 분에게

낙제 점수는 면하게 해 달라고 애원 하면서

저 마다 자기 길을 개척해 가고 있다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은

사랑하는 이들의 선을 위하여

사랑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능력을

자신의 실천으로 보여주셨기에

가장 훌륭한 교사이시다

 

그분은 비교를 초월하는 절대의 개체인 우리들이

참된 자유에 이르는 갈망을 통해

영원한 자유에 참여하게 될 때 졸업장을 주실 것이다.

 

무상으로 사랑하는 능력

자유를 교육하는 사랑의 학교에서 우리는 만났고

생명을 살려내기 위하여 자기를 내놓는 자유를 살아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결단에 이르는 자유를 통해

자유를 얻는 길을 스스로 보여 주셨기에 우리는 배운다.

 

나의 친구요 동창인 너희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헌신의 욕구 앞에 인색하지 않고

우리의 너그러운 낭만이

실로 아름답고 멋진 취미요

생명을 살려내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나 행동거지에 가격표를 메기고

절대로 밑지지 않으려고 싸구려 비하를 저지르는 우리에게

천천히 다니시며 우리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우리들의 어깨 위에 손을 얹으신다.

 

그분은 시간 속에 계시고

번뇌 속에 계시고 좌절과 소망 속에 사시며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으시고

오랜 병석의 침상에 서시기도 하셨다.

 

모조리 문이 닫힌 작은 집에서 암울해 있을 때

목마르게 부르는 이름도 그분이셨다.

그분은 내 영혼을 맨 먼저 찾아주신 분이셨지만

그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은 너희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속마음을 탐색하는 일도 나에겐 괴로웠다.

금광을 캐려고 바위를 깼지만

종내 돌에 절망하여 까무러치듯이

삶이 어렵고 사람이 어려워 꼭 죽을 것만 같은

그런 일들이 잦았었건만 한 점 바늘구멍만한 빛이 있어

나는 그 빛을 따라가곤 했다고 말 할 수 있다

 

도망치는 일과 속속들이 함께 느끼며 사는 일의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섣부르게 대답하지 말자

천천히, 또 몹시 아끼는 것과 같이 여러 번 되물으면서 생각해보자

가슴 한 복판에서 종내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

우리의 스승께서 가신 길이라고 하더라도

그 길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다만 성령께서 우리의 선택에 함께 하심을 믿고 기도드리자

 

우리들의 마음 속 소요들은 한결 다스리기 어렵고

평생을 다 살아버린 듯 피곤에 휘말릴 때도 있다.

과도한 갈망과 소비와 위험으로 이끄는

즉각적인 만족에 의존하는 그러한 갈망의 노예들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들은 자유에 이르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사랑하는 이가 슬퍼하고 방황하고 절망하고 그 나머지 기도하듯이

나도 노상 그것들과 엇비슷한 감정의 눈매를 갖고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자신 안에 영원한 행복을 성취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영원한 행복에 대한 열망을 성취 가능한 실재로 만들기 위해

하느님은 우리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우리에게 내려오셨다.

가난과 겸손, 무상으로 주어진 열매들을 먹고 우리는 살아왔다.

우리가 졸업장을 받아든 날은 영원한 종착지에 다다른 때일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동창생들아!

우리가 우리의 우정으로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하느님과 갖는 우정은 성숙의 끝이다.

그 때를 위해 나는 너희들과의 우정 안에서 편지를 쓰고 있으며

졸업장을 받게 될 우리들의 행복을 미리 본다.

 

 

2017, 7, 25 화요일

여명이 열리는 시간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4 새해의 다짐 새해의 다짐   인생이라는 예술품을 만들기 위하여.   신앙을 위해서는 많은 가르침이나 말보다 단순한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삶으로 말하고 삶... 이마르첼리노M 2015.01.07 1093
693 길에서 길을 만나 길이 되다 길에서 길을 만나 길이 되다   하느님 나라 더불어 누리는 참된 행복   빛이 되는 길 소금이 되는 길 복음 선포의 길   깨끗한 마음으로 기초... 이마르첼리노M 2015.01.05 1234
692 첫 기도 첫 기도   새해 첫날 새하얀 도화지에 첫 글자 새로 시작하는 맑고 순결한 첫 시간   삶은 굉장한 감격이다 삶의 의욕은 삶의 길잡이가 된다. 첫 ... 이마르첼리노M 2015.01.01 1407
691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먼 데서 오는 새벽 - 송년의 시간에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밤의 끄트머리에서 순결한 새해가 팔을 벌리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 격... 이마르첼리노M 2014.12.31 1232
690 송년의 성찰 송년의 성찰 1 훔쳐 먹은 떡이 맛이 있다. 아닌 줄 알면서도 가고 싶은 길 설익은 욕망의 그 감미로움 그릇된 일의 열정 어리석은 이들끼리 ... 이마르첼리노M 2014.12.29 1146
689 도시와자연 자연은 고요한 산속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시끄러운 도시에도 있다. 자연속에 도시가 있고, 도시속에 자연이 있다. 도시도, 자연도,  우리 마음속에 있다. 마음이... 일어나는불꽃 2014.12.29 1085
688 '젊은이 성체조배의 밤'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찬미예수님!! 가톨릭 서울대교구 인준단체 '사랑이 피는 기도모임'에서 알려드립니다. 가톨릭 교회의 핵심인 성체성사, 즉 예수님과 만남을 통하여 그리... file 테오파노 2014.12.29 1597
687 땅이 하늘을 품고 있다. 땅이 하늘을 품고 있다.   불을 끈다 칠흑의 어둠 속에 줄줄이 솟아나는 말들을 기도로 불살라서 주님께 바친다.   말은 침묵 속에 잦아들고 묵언 ... 이마르첼리노M 2014.12.28 1224
686 성탄송가 2014   성탄 송가 기뻐하고 기뻐하라 환호하고 찬송하라 찬미하고 찬양하라 구세주의 성탄이다 하늘과땅 만민들아 소리높여 노래하라 해와달... 이마르첼리노M 2014.12.23 1324
685 그림그리기 - 내 인생의 오후에 그림 그리기 – 내 인생의 오후에 - 내 인생의 오후를 그려본다. 내 삶과 기억 속에는 노인들과 살아온 경험이 많다. 서울 시립병원의 결핵 환자들 산청 성심원의... 이마르첼리노M 2014.12.22 1543
684 겨울밤의 사유 겨울밤의 사유   한 자루의 촛불이 불탄다. 은수자의 마음처럼 맑고 투명하다. 촛불 앞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합장하는 것 하나의 손이 다른 손을... 이마르첼리노M 2014.12.16 1290
683 중세 기행 (2) - 성 요한 기사 수도회 (The Order of the Hospital of St John of Jerusalem ) 기사는 중세기 서양에 있었던 특별한 신분으로 이 단어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슈발리에(chevalier)라는 말은 중세 봉건시대의 기사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file 이종한요한 2014.12.15 2228
682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움과 기다림 남몰래 타는 불꽃 눈빛만 보아도 말이 없어도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추억 속에 피는 꽃 음악이 되고 詩가 되고 눈가에 맺힌 ... 이마르첼리노M 2014.12.09 1427
681 역설의 대림절 역설의 대림절   대림절은 기다림의 시기 가톨릭교회는 첫 번째 오신 분의 성탄을 기념하고 두 번째 오실 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말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14.12.04 1278
680 하루의 끝시간에 하루의 끝 시간에 존재의 밑바닥까지 아픈 금을 입히는 손길 천만가닥의 파문을 일구어 버린 은빛의 작은 돌 하나 상처를 입고 움츠러들기를 잘하는 영혼 상처와 ... 이마르첼리노M 2014.11.25 1648
Board Pagination ‹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