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36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주님을 따름과 관련하여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세 가지 경우는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있었던 일인데 한 데 모아놓은 것일 겁니다.

그래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음은 물론 얘기(story)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얘기의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없어서 얘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전개되었는지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가 궁금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 기댈 곳조차 없다는 말에 따르기를 포기했는지,

죽은 이의 장사는 죽은 자가 치르게 하라는 무지막지한 말에도 따랐는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시다시피 그것은 알 수가 없지요.

그러기에 오늘 복음은 사실을 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훈을 주기 위한 것으로 우리는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어떤 교훈을 주기 위한 것입니까?

 

제 생각에 이 교훈은 주님을 특별하게 따르려는 성직자 수도자가

1차적인 대상이지만 꼭 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합니다.

주님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우리 가운데 있습니까?

주님을 따름(Sequela Christi)은 주님을 닮음(Imitatio Christi)과 함께

주님의 제자라면 누구나 실천해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길은 어떤 길입니까?

 

첫째는 매우 불편하고 불안한 길입니다.

머리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은 먹고 자고 쉴 곳이 하나도 정해지지 않아

불편할 뿐만 아니라 그래서 불안하기까지 한 삶입니다.

 

지난여름 저와 30여 명의 포르치운쿨라 행진단은

그야말로 이런 불편하고 불안한 행진을 하였지요.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이런 행진을 왜 하고,

뭣 하러 이런 고생을 사서 한 것이며

그리고 어떻게 이런 길을 끝낼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프란치스코처럼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고

어떤 불편과 불안도 무릅쓸 수 있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길은 불편과 불안의 길이지만 열정과 열망의 길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죽은 자의 장사는 죽은 자가 치러야 하는 길입니다.

 

사실 머리 기댈 곳 없는 불편하고 불안한 길을 가는 것은

자기가 힘든 것이고 그래서 그것을 무릅쓸 열정이 있기만 하면 되는 거지만

죽은 자의 장사마저 팽개쳐야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문제고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팽개치고 망쳐야 하는 길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아픈 길이며

인간으로서 해야 할 제일 크고 중요한 일조차도 팽개칠 정도로

주님을 따르는 일이 제일 중요한 사람만이 떠날 수 있는 길입니다.

예를 들면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는데 성당일 때문에 거기에 빠지는 거지요.

 

세 번째로 이 길은 뒤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야 하는 길입니다.

 

이는 과거지향적이지 말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말씀도 되겠지만

그보다는 관계의 재편과 관계된 말씀입니다.

주님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면 옛 관계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애착을 끊는 것, 이것이 큰 아픔이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픔을 주며 이 길을 가야 한다는 게 더 큰 아픔이지요.

그러니 이 길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끊어야만 하는 매정한 길이지만

이 매정한 짓을 할 정도로 주님을 사랑해야만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길이기도


아무튼 주님을 따르는 길은 불편함은 무릅쓰고,

인간사 가장 중요한 일과 가장 사랑하는 사람마저 포기해야 하는 길이며,

그래서 인간적으로는 가장 어리석고 몹쓸 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3Nov

    연중 34주 수요일-성령의 사랑만이

    오늘 주님께서는 박해가 오히려 증언의 기회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박해가 모든 사람에게 증언의 기회가 되는지.   많은 사람에게...
    Date2016.11.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66
    Read More
  2. No Image 22Nov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모든 피조물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세상도 마지막이 있습니다.  그 마지막이 있다는 것을  사람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것이 언제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을 알리는 신호들이 있을 것이지만, ...
    Date2016.11.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58
    Read More
  3. No Image 22Nov

    연중 34주 화요일-파멸의 때를 재림의 때로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지금 있는 것들은 무엇이나 다 무너지거나 허물어질 때가 언젠가 있을 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 한창 젊은 사람일지라도 ...
    Date2016.11.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04
    Read More
  4. No Image 21Nov

    성모 자헌 축일-채비된 순종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 50)   오늘은 마리아가 자신을 봉헌하였다는 성모 자헌 축일입니다. 그런데 이 축일의 근거는 복음에 있지 않고 전승에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어렸을 때 그것도...
    Date2016.11.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2
    Read More
  5. No Image 20Nov

    그리스도 왕 대축일

     수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메시아 혹은 유다인의 임금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의 지도자가 처음 등장하고,  그것에 이어 군사들도 임금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더욱이 예수의 죄명 패에도 임금이라는 단어가 써 있으며,  죄수 한 ...
    Date2016.11.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23
    Read More
  6. No Image 20Nov

    그리스도 왕 대축일-왕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는 뜻이 무엇인가? 세상의 임금들과 경쟁하듯 우리도 임금을 갖자는 것인가? 주변 이민족들이 임금을 갖고 있을 때 임금이 없던 이스라엘은 자기들도 임금을 갖게 해달라고 사무엘에게 졸랐는데 그런 것처럼 우리도 그런 임금을 ...
    Date2016.11.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99
    Read More
  7. No Image 19Nov

    연중 33주 토요일-영적 장애가 내게도 살짝?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 세상에 참여하고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
    Date2016.11.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38
    Read More
  8. No Image 18Nov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성전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인데,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바법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예수님 보시기에 성전은  기도의 집이라기 보다는  강도들의 소굴로 여겨졌습니다.  하느님은 이...
    Date2016.1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81
    Read More
  9. No Image 18Nov

    연중 33주 금요일-이익의 장소인가 유익의 장소인가?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어제는 선교 후원회가 있어서 정동에 가는데 여느 때처럼 걸어갔는데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맛보려고 지름길로 가지 않고 더 깊은 ...
    Date2016.1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64
    Read More
  10. No Image 17Nov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축일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주님께 해 드린 것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작은 이들에게 하기보다는  우리보다 힘 있는 이들에게,  우리보다 더 가진 이들에게 하고 싶어 합니다.  그들에게서 돌아...
    Date2016.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318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47 548 549 550 551 552 553 554 555 556 ... 722 Next ›
/ 72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