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132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들은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나무와 열매의 비유는 그 자체로는 명쾌하고 그 이해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열매가 뭔지를 생각하면 그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자식을 둔 부모들이라면 쉽게 자식농사를 떠올리며

자식을 자신들의 열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승들이라면 제자들을 열매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저희 수도자들에게 열매는 무엇일까요?

 

오래 전에 돌아가신 저희 선배 수사님의 말씀이 가끔 생각나는데

목장지패木長之敗, 인장지덕人長之德라는 말씀입니다.

큰 나무 밑에 있는 작은 나무는 손해를 보지만

큰 사람 밑에 있는 사람은 덕을 본다는 뜻이지요.

 

남에게 덕을 보게 하는 사람,

그것도 많은 사람에게 덕을 보게 하는 사람은

많은 열매, 좋은 열매, 많고도 좋은 열매를 맺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수도자라면 영적으로 많고도 좋은 열매를 맺을 겁니다.

 

그런데 남에게 덕을 보게 하려면

보게 할 덕을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저를 보면 살아오면서 덕을 쌓은 게 아니라 변덕만 쌓았고,

덕을 쌓은 것 같다가도 어느 때 보면 와르르 무너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를 보면 프란치스코의 전기 작가 토마스 첼라노의 말이

너무도 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겸손의 덕이 밑바탕 되지 않으면 덕을 쌓아올리는 것 같다가도

어느새 허물어지는 것이 완덕이라는 건물이라고 그는 말하지요.

 

저를 잘 아는 분 모두가 다 잘 아시듯 저는 아주 교만하고,

저의 교만은 아주 오래 되고 숙성된 교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깨려고 그리 애를 썼건만 못 깬 교만이기에

저는 오늘 또 교만을 보고 철천지원수처럼 이를 갑니다.

 

이런 저이니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은 교만이 치솟을 때나 꿈꾸고

나이를 먹으면서 그리고 더 늙었을 때를 생각하면

좋은 열매는커녕 나쁜 열매나 맺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합니다.

얼마 전 모 수녀원 원장들 모임에 가서도 한 얘기지만

다른 욕심 부리지 말고 그저 원장 자신부터 행복하시라고.

원장이 행복하면 공동체 자매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어도

적어도 공동체 자매들을 힘들게 하거나 불행케 하지는 않을 거라고.

 

그러므로 좋은 열매는 맺지 못해도 나쁜 열매는 맺지 않는 저이기를,

남을 행복하게는 못할지라도 저라도 행복한 삶을 사는 저이기를 바랍니다.

 

좋은 열매는 맺지 못해도 적어도 나쁜 열매는 맺지 말자! 오늘도.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1Aug

    연중 22주 수요일-안정이 안주로 바뀐 삶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
    Date2016.08.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75
    Read More
  2. No Image 30Aug

    연중 22주 화요일-나도 아무 상관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제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것이 있어 오늘은 그 문제를 묵상할까 합니다.   30년 전 제가 본당사목을 잠깐 할 때 악령에 들린 분이 있었습니다. ...
    Date2016.08.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83
    Read More
  3. No Image 29Aug

    성 세례자 요한 순교 기념일-이 시대의 헤로데와 세례자 요한-

    T.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시대적 배경과 헤로데왕과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한마디로 불안정한 시대였고 정치 사회의 모습 또한 안정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로써 당시 세상을 손아귀에 넣고 천하...
    Date2016.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351
    Read More
  4. No Image 29Aug

    세례자 요한의 수난 기념일-오늘도 헤로디아 같은 사람 많고, 세례자 요한 같은 사람 많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세례자 요한은 정말 요망한 계집 헤로디아 때문에 죽었을까? 헤로디아만 없었으면 요한은 죽지 않았을까?   세례자 요한의 수난 기념일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
    Date2016.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10
    Read More
  5. No Image 28Aug

    연중 제 22 주일-낮추는 겸손이 아니라 맡기는 겸손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세상사 꼴불견 중의 최고의 꼴불견은 스스로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것이고, 그것도 겉으로는 그럴 마음이 없는 것처럼 겉꾸밈 하는 경우입니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도 말입...
    Date2016.08.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18
    Read More
  6. No Image 27Aug

    연중 21주 토요일-게으를 뿐인데 악하다니!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제 생각에 악하고 게으른 종은 틀림없이 억울할 것입니다. 자기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고, 적어도 혹 게...
    Date2016.08.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9
    Read More
  7. No Image 26Aug

    연중 21주 금요일-사랑에도 슬기가 필요하다.

    “하늘나라는 저마다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계속해서 슬기로움에 대한 비유입니다. 어제는 슬기로운 종의 얘기였고 오늘은 슬기로운 처녀입니다.   그런데 ...
    Date2016.08.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53
    Read More
  8. No Image 25Aug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마지막 순간을 위해 깨어 있다는 것은  매 순간 깨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매 순간 깨어 있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 순간 깨어 있으라고 이야기하면,  매 순간 긴장하고 잇으라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  긴장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오기 ...
    Date2016.08.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17
    Read More
  9. No Image 25Aug

    연중 21주 목요일-종도 충실할 뿐 아니라 행복할 줄 알아야 한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일종의 명령어를 세 번이나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어라.” “명심 하여라.” “준비하고 있어라.”   너...
    Date2016.08.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9
    Read More
  10. No Image 24Aug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우리는 종종 자신이 가진 정보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정보를...
    Date2016.08.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8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55 556 557 558 559 560 561 562 563 564 ... 720 Next ›
/ 7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