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여, 그대들에게 닥쳐오는 재난을 생각하며 소리 높여 우십시오.
그대들은 이 마지막 때에도 재물을 쌓기만 하고 사치와 쾌락을 누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복음의 기쁨>은 현세를 위협하는 것으로
세 가지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1) 탐욕스런 마음, 곧 욕심
2) 피상적인 쾌락에 대한 집착
3) 고립된 정신
“오늘날 세상의 가장 큰 위험은 소비주의와 더불어 개인주의의 불행입니다.
이는 안이하고 탐욕스러운 마음과 피상적인 쾌락에 대한 집착과
고립된 정신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2항)
이것은 오늘 야고보서의 얘기와 일치합니다.
그러니 이 문제는 현대의 문제만이 아니고 인간의 영원한 문제인가 봅니다.
다만 그 문제의 정도가 전보다 더 심각해지기는 했겠지요.
하느님 나라를 생각지 않는다면 누구나
이 세상 것들에 대한 욕심이 한이 없고,
세상이 주는 별의별 쾌락에 탐닉을 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담을 쌓고 삽니다.
그런데 제가 나이를 먹어서일까요?
이런 사람을 비판하고 비난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런 세상에서 사는 요즘 사람들이 가엽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들까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어르신들이 저를 만나러 오셨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은 돌아가신 저의 어머니와 동갑이시기에
제가 가서 뵙겠다고 해도 굳이 당신이 오시겠다고 하여 만났는데
낮기도 중 저의 젊은 형제들과 어르신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어르신들도 형제들처럼 젊을 때가 있었는데 잿물과 같은 인생이로다!
우리의 인생을 보면
청춘을 불사른다고 하는데 젊었을 때는 꿈도 많지만 욕망도 많았었지요.
그런데 옛날에 타고 남은 재로 잿물을 만들고, 잿물이 비누가 되었듯이
젊음을 불사르는 중에 욕망도 타 없어지고 그러면서 죄도 사그라진 거지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참으로 욕심이 많았고 쾌락에 탐닉했었으며
어떤 때는 자기의 고통에 빠져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지 못하고
어떤 때는 자기의 안락을 위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외면하며 살았었지요.
그러나 이 세상의 욕심이나 쾌락은 참으로 재와 같이 허무한 것입니다.
탈 때는 대단한 것 같지만 타고나면 재만 남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허무라는 재가 욕망으로 비롯된 우리 인생의 죄를 씻어냅니다.
그래서 야고보서는 이렇게도 얘기하지요.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