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사도행전에서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를 전도여행의 동반자로 택하며

유다와 그리스 혼혈인 티모테오에게 할례를 행합니다.

바오로는 티모테오와 동행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에 사는 유다인들을 생각하여 그를 데려다가 할례를 베풀었다.”

 

그런데 이 애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혼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제까지 독서에서 할례를 요구하는 유대인들 때문에 예루살렘까지 가고

사도회의에서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까지 얻어냈는데

오늘 독서에서는 디모테오에게 할례를 받게 하고 있으니

바오로 사도가 우리 눈에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심지어 기회주의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런 것입니까?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이고, 기회주의자처럼 처신 하는 겁니까?

나쁘게 이해하면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없다고 좋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제가 술을 먹는데 누구하고는 술을 같이 먹고,

다른 누구하고는 술을 같이 먹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차별로 그렇게 할 수가 있고,

사랑으로 그렇게 할 수도 있지요.

 

좋아하는 사람이나 부자들과는 술을 먹고

싫어하는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들과는 술을 먹지 않는다면 그것은 차별이고,

축하받을 일이 있거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과는 술을 마시고,

병자나 술중독자와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지요.

 

그러므로 바오로 사도가 새로운 선교지에서 만날 유다인들 때문에

티모테오에게 할례를 베풀었다는 얘기를 우리가 좋게 이해한다면

어떤 이유, 특히 사랑의 이유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제 생각에 티모테오의 부모가 모두 그리스인이었으면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굳이 할례를 베풀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시 말해서 티모테오의 경우는

이방인에게 억지로 할례를 베푸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반대의 경우일 수 있지요.

이는 마치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하느님의 길을 가지 못했던 프란치스코가

아버지 소유는 옷까지 다 돌려드림으로써 자유롭게 성소의 길을 간 것처럼

디모테오에게 있어서 할례는 단순히 한 종교예식을 거행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인 아버지의 반대로 하느님의 길을 가지 못하던 티모테오를

아버지로부터 해방시키는 사건이요, 자유롭게 성소의 길을 가게 하는 사건

 곧 삶의 전기(Turning point)가 되게 하는 사건이었을 겁니다.

 

선교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가 이스라엘에서 박해를 받고 이교지역으로 퍼져나가지만

바오로와 협력자들이 처음 찾아가는 것은 이방인이 아니라 유다인이었지요.

그러니 유다인들에게 찾아갔을 때 거부감을 갖게 하지 않는 것은 중요했고,

그래서 디모테오로 하여금 할례를 받게 했을 것입니다.

 

이는 제가 러시아나 중국에 선교를 시작할 때

고려인과 조선족을 먼저 찾아간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제가 러시아를 처음 찾아갈 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저도 러시아어를 못하고, 그들도 한국말이나 영어를 못했지요.

 

우스리스크라는 도시에 처음 들어갔을 때 허허벌판에 선 듯 막막했고,

그래서 그저 시장을 돌아다니며 고려인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찾는데

시장 한 군데에 <개고기>라고 한국말로 쓰인 작은 간판이 보였습니다.

구세주를 만난 듯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고 아무튼 그 고려인들을 통해

러시아 우스리스크에서 저희 수도회의 선교가 시작되었습니다.

 

다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 때문에 복음을 들고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을 찾아가고,

사랑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그들에게 나를 맞추고,

사랑 때문에 나를 낮추고, 나를 꺾고, 그들에게 나를 맞춥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에게 무릎을 끌고,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아이처럼 되는 것처럼

바오로와 티모테오는 복음 때문에, 사랑 때문에 선교하러 가고

선교를 더 잘 하기 위해 유다인을 찾아가고, 할례를 받은 겁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6Jun

    연중 제13주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껴지는 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의견과 맞이 않아 충돌했을 경우,  다음 번에는 그들이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서 행동하지만,  그 선택이 매번 그들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
    Date2016.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76
    Read More
  2. No Image 26Jun

    연중 제 13 주일-안주를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닌가?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저는 언제부턴가 다시 태어나도 이 수도생활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다른 생활에 대해서도 생각해봅니다. 결혼생활, 저의 능력(음악, 문학 등)을 살려 전문직을 사는 삶, 산 속으로 들어가 홀로 고요하...
    Date2016.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74
    Read More
  3. No Image 25Jun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예수님께서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신 이야기를  오늘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특징 중의 하나는  병자들이 직접 예수님을 찾아와  치유를 청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복음 시작 부분의 이야기는  더욱이 병자가 그 자리에 있지 ...
    Date2016.06.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56
    Read More
  4. No Image 25Jun

    연중 12 토요일-경천애인敬天愛人.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   이 말은 김 대중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부터 자주 쓰던 말인데 이 말을 접하는 순간 이런 사람이 될 ...
    Date2016.06.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12
    Read More
  5. No Image 24Jun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루카 복음은 하느님의 뜻을 믿고 실천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하느님의 반응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믿지 않아서  즈카르야는 벙어리가 되었지만,  천사가 일러준 대로 아기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지어주자  그는 ...
    Date2016.06.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64
    Read More
  6. No Image 24Jun

    세례자 요한 대축일-위인과 성인의 차이

    “나는 그분이 아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위인과 성인이 있습니다. 위인전이 있고 성인전이 있습니다.   제가 성소계발의 책임을 겸직할 때 성소자들이 오면 제가 두 가지를 꼭 물었습니다. 좌우명은 무엇이었고 지...
    Date2016.06.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53
    Read More
  7. No Image 23Jun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하느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지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느님의 이름은,  마법사가 주문을 외...
    Date2016.06.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30
    Read More
  8. No Image 23Jun

    연중 12주 목요일-자신에게 속지 말라.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오늘 주님께서는 불법을 일삼으면서도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은 하늘나라에 들어...
    Date2016.06.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68
    Read More
  9. No Image 22Jun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를 구별하기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겉꾸밈이 발달된 요즘이기에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거짓이 진실의 모습을 흉내내며  사람들을 속입니다.  진실보다 더 진실처럼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속아...
    Date2016.06.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23
    Read More
  10. No Image 22Jun

    연중 12주 수요일-비록 좋은 열매는 맺지 못해도

    “너희들은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나무와 열매의 비유는 그 자체로는 명쾌하고 그 이해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열매가 뭔...
    Date2016.06.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3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65 566 567 568 569 570 571 572 573 574 ... 721 Next ›
/ 7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