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18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네가 어떻게 되든 나만 구원 받으면 되는 것인가?

그렇게 하고도 나는 구원 받을 수는 있는 것인가?

 

오늘 독서와 복음은 이런 중요한 질문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다른 구원에 대해 무관심하고픈 유혹을 종종 받습니다.

그가 죄를 짓건 말건, 잘못을 고치건 말건 무관심하고픕니다.

 

그런데 애초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한 때는 적극적으로 남의 죄와 잘못을 고쳐주려고 하였습니다.

저도 주제넘게도 남을 고쳐주고자 하는 의지가 아주 강했던 적이 있었는데

특히 저희 수도회의 이상과 관련하여 형제들이 충실치 않을 때 그랬습니다.

 

수련에 들어가기 전입니다.

군 생활을 마치고 수도원에 돌아온 저는 군인정신에다

새로운 마음으로 우리의 가난을 살고자 하는 강한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그런데 저의 의욕과는 달리 형제들에게는 그런 의지가 없어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그 형제들 때문에 저의 가난 실천도 방해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회 될 때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충고를 하곤 했습니다.

그랬더니 수련을 들어갈 무렵 제 주변에는 형제들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왜 형제들이 저를 피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자인지 장자인지의 글을 읽다가 깨달음이 왔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어도 상대에게는 칼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우리의 이상대로 잘 살아보자는 좋은 얘기에 왜 형제들이 슬슬 피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다가 그 때서야 제가 그 이유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수도원에 일찍 들어와 수도생활은 선배이지만 나이가 어린 제가

대부분 형님들에게 충고를 마구 해대니 형제들은 저를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식으로 피한 겁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아무 소리 하지 않고 저의 회개와

저의 복음적인 성숙을 위해서만 살았습니다.

그렇게 수련기가 반 쯤 지났을 때부터 형제들이 슬슬 제 곁에 오고

수련이 끝나갈 무렵에는 레오나르도가 수련기 중 제일 많이 변했다.’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형제들이 하였습니다.

 

제가 형제들에게 충고를 한 것은 의욕이 아니라 욕심이었습니다.

욕심은 사랑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겸손에서 나온 것도 아닙니다.

저도 잘 못 살면서 나이도 어린 것이 아주 교만하게 충고를 해댄 것입니다.

 

저는 정말로 교만했고 너무도 교만했습니다.

그래서 욕심만 많았지 형제들에 대한 사랑도 부족했습니다.

겸손하게 말하고 형제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만 충고했다면

형제들도 기꺼이 받아들였을 거고, 잘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잘못된 자세로 잘못 충고하였기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는 것인데

그 잘못은 고치지 않고 관계가 틀어지지 않기 위해 충고를 포기합니다.

사랑을 포기하는 거지요.

 

그런데 이 사랑의 포기는 비단 형제에 대한 사랑의 포기만이 아닙니다.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는 거고, 나에 대한 사랑도 포기하는 겁니다.

사랑의 포기는 공멸이고 그래서 제일 나쁜 것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욕심을 포기해야 되는데 사랑을 포기하고,

교만을 포기해야 하는데 겸손을 포기함으로써 공멸의 길을 갑니다.

충고를 잘 한다는 것이 귀찮고,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이고,

그냥 무관심하고 사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이렇게 편한 가운데 서서히 공멸하고 있지는 않은지

오늘 깊이 묵상하는 주일 하루가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6Nov

    연중 제33주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하늘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주인은 하느님을 뜻할 것이고, 재산은 하늘나라에 속한 그 무엇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돈을 써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은, 하늘나라의 재...
    Date2014.1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990
    Read More
  2. No Image 16Nov

    연중 제 33 주일-어진 하느님, 모진 하느님?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이런 말이 있습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노력을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 좋아서 ...
    Date2014.1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1
    Read More
  3. No Image 15Nov

    연중 32주 토요일-나는 떼쟁이?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오늘 주님께서는 끊임없이 기도하기 위해서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해주십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저도 그렇고 많은 사...
    Date2014.1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91
    Read More
  4. No Image 14Nov

    연중 32주 금요일-고양이보다는 개가 낫지 않을까?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롯의 아내는 왜 뒤를 돌아봤을까 생각게 됩니다. 무엇이 부족하여 돌아보지 말라고 했음에도 돌아봤을까?   왜냐면 롯의 아내는 자기 가족과 함께 떠날 수 있었는데 무슨 미련이 있거나 애착하는 무엇이 ...
    Date2014.1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04
    Read More
  5. No Image 13Nov

    연중 32주 목요일-<이미>도 되고 <아직 아니>도 되는 하느님 나라

    마르코복음에 의하면 주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처음으로 하신 말씀이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
    Date2014.11.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70
    Read More
  6. No Image 12Nov

    연중 32주 수요일-사랑도 아니고 구원도 아닌 치유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사랑도 아니고 구원도 아닌 치유. 이것이 오늘 복음을 읽으며 제가 느낀 것입니다.   달리 얘기하면 사...
    Date2014.1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98
    Read More
  7. No Image 11Nov

    연중 32주 화요일-하느님에게 있어 나는 누구?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나에게 있어서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느님에게 있어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오늘 복음의 말씀은 이것을 생각게 합니다.   인간, 아니 나는 정말 종이고, 종...
    Date2014.1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70
    Read More
  8. No Image 10Nov

    연중 32주 월요일-사랑의 고통이 단절의 불행보다 낫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지난 주말 대전-서울-부산-대전으로 이어지는 기차를 10시간 넘게 탔는데 주말이라서 기차는 정말 완전히 만원이었고 또 공간은 완전히 열려있었기에 ...
    Date2014.11.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46
    Read More
  9. No Image 09Nov

    라떼라노 대성전 축일-우리의 공간은?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성전에서 나온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생물이 우글거리고 물이 되살아나기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는 표현이...
    Date2014.11.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87
    Read More
  10. No Image 09Nov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예루살렘 성전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4장에서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께 드리는 말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요한 4,20) 정기...
    Date2014.11.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89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24 625 626 627 628 629 630 631 632 633 ... 718 Next ›
/ 7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