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말씀들은 하느님 말씀을 따르려면,
주님을 따라가려면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는 것은
필연이며 피할 수 없다는 곧 불가피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 말씀에서 “내 뒤를”이라는 말에
저나 여러분이 특별히 초점을 둔 적이 있었을까요?
저는 없었고 오늘 처음 주님의 뒤라는 말이 도드라져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제 눈에 특별히 들어온 건 주님의 다음 말씀 때문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우리는 말할 것도 없고 베드로 사도가 주님께 걸림돌일 수 있습니까?
우리가 아무리 걸림돌 같은 존재이고 그런 짓을 했어도
주님께서 거기에 걸려 넘어질 분일까요?
우리가 아무리 걸림돌같이 주님 앞에 있어도
주님께서는 그것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실 뿐 아니라
능히 넘어가실 분이며 디딤돌 삼아 하늘로 올라가실 분이시지요.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당신을 위해 곧 당신이 가실 길에
아무 지장 받지 않기 위해 이 말씀 하신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내게서 물러서라고 말씀하신 것은
그저 꺼지라는 말이 아니라 내 뒤로 물러서라,
내 앞에서는 꺼지라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이 뜻이 영어 번역을 보면 더 선명합니다.
영어는 이 말씀을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Get behind me, Satan!
주님 앞에 있지 말고 주님 뒤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고,
주님 앞에서 알짱거리거나 앞서 멋대로 가지 말고
주님 뒤에 있어야지만 따를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내가 앞서서 이 길로 가고 싶다거나 이 길은 싫다거나 해서는 안 되고,
주님 뒤에 겸손하게 있으면서 주님께서 이리 가시며 그리 따라가고
저리 가시면 저리 따라가라는 말씀입니다.
옛날 우리 말에 여필종부(女必從夫)라는 말이 있었지요.
여자는 남편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뜻으로 요즘 사람에게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말이지만 이 표현을 빌려 사제의 관계를
표현하면 제필종사(弟必從師), 곧 제자는 반드시 스승을 따라야 합니다.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오늘 마태오 복음은 다른 복음과 달리
이 말씀을 제자들에게만 하셨지요.
다시 말해서 마르코나 루카 복음에서는 이 말씀을 모든 사람에게 하셨는데
마태오 복음에서는 제자들에게만 이 말씀을 하셨지요.
이것이 진정한 제자도(弟子道)라는 뜻이겠습니다.
아무튼 스승님 뒤에 있어야 제자들이고,
우리도 주님 뒤에 있어야지 제자들이며,
앞서 이 길 저 길 내 마음대로 가려 하면 제자가 아님을 명심하는 우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