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3,23-26
주님의 말씀은 따끔하지만
그 안에 깊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 ―
아주 작은 향료의 십일조까지 꼼꼼히 바쳤습니다.
그 정성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러면서 정작 ‘더 중요한 것’ ―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 ―를 ‘무시했다’는 데 있습니다.
작은 것에 매여 큰 것을 놓친 것입니다.
‘하루살이는 걸러 내면서 낙타는 삼킨다’는 말씀이
이를 통렬하게 그려 줍니다.
이어 주님께서는 ‘잔’의 비유를 드십니다.
“겉은 깨끗이 하면서 안은 탐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핵심을 일러 주십니다.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성 대 바실리오는
이 ‘안과 겉’의 순서에 주목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남에게 보이는 겉’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못하는 안(마음)’을 보십니다.
겉을 아무리 닦아도 안이 탐욕으로 차 있으면,
그것은 ‘회칠한 그릇’일 뿐입니다.
반대로 안이 맑으면 겉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바실리오가 늘 강조했듯,
참된 신앙은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자비와 사랑’입니다.
사랑·기쁨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합니다.
바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 ― 곧 ‘사랑’입니다.
‘사랑의 찬가’가 노래하듯,
아무리 큰 일을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사랑이야말로 ‘잔의 안쪽’을 채우는 것이며,
그 사랑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쁨이 솟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작은 겉치레’에 매여 ‘큰 사랑’을 놓치지 않는가?
나는 ‘남에게 보이는 겉’부터 닦으려 하지 않는가?
나는 ‘잔의 안쪽(마음)’을 성령께 열어 드리는가?
나의 신앙은 ‘사랑’이라는 더 중요한 것 위에 서 있는가?
주님,
작은 겉치레에 매여 큰 사랑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먼저 ‘잔의 안쪽’을 당신께 열어 드리게 하시고,
그 안을 사랑으로 채워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