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3.05.23 07:36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3731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맛있는 작은형제회? 멋있는 작은형제회?’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 부분은 멀쩡한 몸으로 지옥에 가는 것 보다 불구자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임을 말하는 부분입니다.

즉 죄를 단호하게 물리치라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부분은 소금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이야기 중에서 두 번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피천득 씨가 쓴 맛과 멋이라는 글을 먼저 나눌까 합니다.

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어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것의 반대는 맛없는 것이고

멋있는 것의 반대는 멋없는 것이지 맛과 멋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이 있고

맛이 없더라고 멋만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오늘 복음의 두 번째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소금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소금을 먹으면 짠 맛이 납니다. 왜냐하면 소금은 짜기 때문입니다.

이 짠 맛이 소금의 맛이고, 더 나아가 소금의 멋입니다.

짠 것은 바로 소금의 ‘맛’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 무엇도 짜지 않고 오직 소금만이 짠 맛을 가지고 있음 이것이 바로 소금의 ‘멋’입니다.

짠 맛이 바로 소금의 정체성이고 소금의 멋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소금의 멋을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하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말씀을 하신 뒤에 예수님께서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며 살아갈 때 멋이 생깁니다.

바로 마음속에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 즉 멋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한 때 저는 사람들에게 저의 맛을 알아달라고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이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마치고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였습니다.

졸업식 때도 검은 머리 가운데 노란 머리였고, 대학교 입학 때도 검은 머리 가운데 노란 머리였습니다.

저는 노란 머리를 하면 사람들이 저를 더 잘 기억해주고 좋아해줄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노란 머리를 한 저를 보고 저의 맛을 알아주기는 커녕 다름을 넘어 틀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았고 대했습니다.

그렇게 생활을 계속하다가 머리를 뽀글머리로 파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가 검은 머리를 다시 평범하게 자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햇살이 저에게 환하게 비춰졌습니다.

저는 그때 따스한 햇살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위해서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고 하지 않아도 나는 하느님 안에서 충분히 특별한 존재이구나.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햇살을 비춰주시는 구나.

그런데 나는 왜이렇게도 무엇인가를 꾸미려하고 치장하려 했을까? 나는 충분히 멋있는데...’

이런 생각을 한 뒤로는 사람들에게 저의 맛을 알아달라고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작은형제회에서 살아갑니다. 작은형제회도 맛과 멋이 있습니다.

작은형제회 수도자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맛’입니다.

수도복을 입고, 매일 기도를 하고 미사도 드립니다.

성프란치스코가 작은형제회를 만들 때의 그 정신대로 사는 것 이것이 ‘멋’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3.05.23 07:40:38
    오늘도 저희 수련자의 강론을 올립니다. 그러나 다른 때와 다른 의도로 올립니다. 같은 복음을 이렇게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것, 주님의 말씀이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소금"을 무엇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오늘 복음 전체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서주석가들이 이 소금이 뜻하는 것을 각기 달리 얘기하고 있음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7Jul

    연중 16주 토요일-가라지는 없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밀과 가라지의 비유는 마태오복음에만 나오는 얘기로서 그 뜻을 잘 이해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비유입...
    Date2013.07.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807
    Read More
  2. No Image 26Jul

    연중 16주 금요일-아무 말이나 명심치 말 것입니다.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오늘은 “새겨들어라”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은총이지요. 전에 수없이 이 복음을 읽었건만, 그리고 이 말씀을 가지고 강의도 여러 차례 했건만 새겨들으라는 말씀이 마음에 새겨...
    Date2013.07.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88
    Read More
  3. No Image 25Jul

    성 야고보 사도 축일-주님의 잔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주님의 잔>   주님께서는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야고보와 요한 형제에게 당신 잔을 마실 수 있겠냐고...
    Date2013.07.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15
    Read More
  4. No Image 24Jul

    연중 16주 수요일-자존심으로 하는 얘기는 사랑이 아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귀 있는 사람은 들으란 말씀은 귀 없는 사람은 듣지 말라는 말씀이지만, 이 말씀을 뜯어보면 귀 없는 사람에게도 말씀을 하시긴 한다는 얘깁니다. 저 같으면 귀 없는 사람에게는 아예 말을 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그...
    Date2013.07.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71
    Read More
  5. No Image 23Jul

    피는 못속인다

    연중 제16 주간 화요일(마테 12,46-50) 자주는 못가지만 가~끔 아우네 집에 갔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아우가 제수나 아이들에게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경우다. 또는 아들인 큰 조카 녀석도 그럴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놀라기도 하지만, 일면 내심으...
    Date2013.07.23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255
    Read More
  6. No Image 23Jul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누가 내 어머니이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마태 12, 48)' 사람들에게 자신으 소개할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경우에 주로 다음의 말로 소개를 시작한다. '김요한 형제입니다.' 수도복을 입고 있거나, 끌러지를 입고 있는 경우라면, 사람들...
    Date2013.07.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2187
    Read More
  7. No Image 23Jul

    연중 16주 화요일-대동사상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신부님, 이제 고아가 되셨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 정작 나는 고아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데 ...
    Date2013.07.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31
    Read More
  8. No Image 22Jul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지체될 때 더 커지는 열망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는 주님을 가장 많이 사랑한 여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가장 먼저 본 사람...
    Date2013.07.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77
    Read More
  9. No Image 21Jul

    연중 제 16 주일-기도와 헌신의 정신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교회 수도 생활 전통에서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는 각기 활동 수도생활과 관상 수도생활의 모범입니다. 둘 다 주님을 사랑하였지만 마르타는 주님을 위한 일로, 마리아...
    Date2013.07.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845
    Read More
  10. No Image 20Jul

    연중 15주 토요일-씨앗 사랑, 열매 사랑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주님께서 당신이 하신 일을 알리지 말라고 하실 때나, 오늘처럼 당신 자신을 알리지 말라고 하실 때 저는 이 말씀이 주님의 진심일까 의구심을 갖기도 합니다.   사실은 알려지기를 바라면...
    Date2013.07.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8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70 671 672 673 674 675 676 677 678 679 ... 720 Next ›
/ 7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