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882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작은 형제회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책임자를 원장Superior이라 하지 않고 수호자Guardian라고 부릅니다.

공동체를 수호하고, 형제들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수련장이면서 동시에 수호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주님 말씀을 묵상하며 수호의 의미를 새겨보고자 합니다.

 

창세기를 보면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뒤

하느님으로부터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 추궁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카인은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카인은 모르지 않지요.

모르는 척하고 싶은 거고, 자기와 상관없다고 잡아떼는 거지요.

 

그런데 제가 카인의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한 때 제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똑 같은 소리를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신서원을 한 다음 내내 책임자를 했습니다.

그러다 사춘기가 아니라 사추기가 살짝 왔을 때

왜 나만 이렇게 책임을 크게 느끼고 살아야 하고

내내 책임자로 살아야 하는지 억울한 생각,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수도원 회의를 통해 무엇을 같이 결정하였음에도

다른 형제들은 지키지 않고 저만 지킨다고 생각이 들 때,

집안일이 많은데도 형제들이 자기소임만 신경 쓰고 집안일에는 무관심할 때

내가 뭐 집 지키는 똥개인가, 나만 집을 지키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지요.

물론 저희 형제들이 그런 것이 아니고 제가 그렇게 생각한 것이지요.

 

한 집의 어머니들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남편은 일에 빠져 아이들 문제나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아이들은 컸다고 밖으로 나돌기만 하여 혼자 집을 지킬 때 말입니다.

 

그때 만일 주님께서 남편과 아이들 어디 있냐고 물으시면 자매님들도

카인처럼 “모릅니다. 물어도 얘기도 않고 나다니는 것들,

제가 그들을 지키는 사람이라도 됩니까?”하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지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의 역할은 그저 똥개처럼 집을 잘 지키는 게 아니고,

율법학자들처럼 자기도 법을 잘 지키고 남도 잘 지키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족을 살리는 살림을 함으로써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며,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하고

말씀하시는 주님처럼 주님의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수호자 역할로 말하면 형제들이 결정 사항을 잘 지키고,

집안의 여러 가지 소임을 잘 그리고 충실히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의 내면이 주님의 기쁨으로 가득 차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하고

내가 먼저 주님의 기쁨으로 충만해야겠지요.

 

어제는 다음 주에 뛰게 될 마라톤 연습을 위해 유등천을 달렸는데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놀러 나왔습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그때 어떤 젊은 부부가 제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기에

멈춰 서서 들으니 예수를 믿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예수야, 주책이 없구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이내, 젊은 부부가 산책도 하고 전도도 하는 게 기특하게 생각되었고,

더 나아가, 내가 해야 할 것이 저것이구나 하는 깨달음도 주었습니다.

 

얼마나 예수님으로 충만하면 산책을 하면서도 예수 생각이고,

좀 주책없다 싶지만 얼마나 예수님으로 인해 기쁨과 행복이 넘치면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도 눈치 보지 않고 예수님을 믿으라고 합니까?

 

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다 싶고,

저도 이런 주책바가지는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Jun

    연중 11주 화요일-불행한 사람에게만 원수가 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불행한 사람에게만 원수가 있다>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불행한 사람에게만 원수가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원수가 없습니다. 행복한 사람만 원수를 사랑할 수 있고...
    Date2013.06.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4085
    Read More
  2. No Image 17Jun

    연중 11주 월요일-맞서지 마라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는 말씀이 너무도 인상적이고 감동적입니다. 왜 악인과 맞서고 있냐고 나무라시는 듯도 합니다. 그리고...
    Date2013.06.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738
    Read More
  3. No Image 16Jun

    연중 제 11 주일-사랑의 회개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다윗과 오늘 복음의 여인의 공통점은 주님 앞에 나아온 것입니다. 죄를 지은 것이 둘의 공통점이 아니고 주님 앞에 나온 것이 ...
    Date2013.06.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97
    Read More
  4. No Image 15Jun

    어느 수련자의 강론

    평화를 빕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오늘 복음은 구약의 계명으로 시작됩니다. ‘거짓맹세를 해서는 안 되며 그대로 주님께 해드려야 한다’는 이 계명은  주님께서 모세와 그를 통해 이스라...
    Date2013.06.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537
    Read More
  5. No Image 15Jun

    연중 10주 토요일-하느님 앞에서 떳떳하면 됐지

    “아예 맹세하지 마라.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온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느님께 거짓 맹세하지 말라는 구약의 말씀에서 한 걸을 더 나아가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하십니...
    Date2013.06.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01
    Read More
  6. No Image 14Jun

    우리가 불구가 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연중 제 10 주간 금요일(마테 5,27-32) 평생 살아 오면서 나의 신체 일부분 중에 죄를 짓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가 생각해 본다. 입으로 거짓된 말, 속된 말 등을 하였으니 죄를 지었고, 보아서는 않될 것들을 본적이 있으니 눈으로 죄를 지었고, 들어서는 ...
    Date2013.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541
    Read More
  7. No Image 14Jun

    연중 10주 금요일-최소한의 법에 안주하지 말라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최소한의 법에 안주하지 말라.>   고백성사를 주다보면 참으로 민망하고 답답할 때가 아주 가끔 있습니다. 성사를 보러 들어와서는 지은 죄가 없다고 딱 ...
    Date2013.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45
    Read More
  8. No Image 13Jun

    연중 10주 목요일-의로움일지라도 경쟁치 말아야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누가 누구를 능가하는 것...
    Date2013.06.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77
    Read More
  9. No Image 12Jun

    연중 10주 수요일-정신이 있는 법, 영이 깃든 법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해야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법이란 해야만 되는 것입니다. ‘해야만’은 강제성이고 “되는 것”은 가능성입니다. 그...
    Date2013.06.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96
    Read More
  10. No Image 11Jun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마테 10,7-13) 본당에서 사목하다보면 집이나 차를 축복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 미처 감사예물을 준비하지 못한 집, 혹은 차 주인이 함께 참석했던 사람의 "코치"(?)를 받고는 당황스러워 하는 경우를 간혹 본...
    Date2013.06.11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61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71 672 673 674 675 676 677 678 679 680 ... 716 Next ›
/ 7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