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824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어제는 제 방에서 키우는 꽃 화분을 창밖 작은 턱에 내놨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잔디밭 민들레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쬐는데

제 방의 꽃은 햇빛도 바람도 어쩌다 한 번

제가 인심을 쓸 때만 맛보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제가 그랬습니다.

창밖의 민들레는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사랑을 온 잎새로 맞는데

제 방의 꽃은 형편없는 저의 사랑 때문에 그 사랑을 못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더 펼치니 그 꽃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그 꽃처럼 쏟아져 내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민들레만도 못한 인간이라니, 쯧쯧.

 

그리고 생각은 저의 무딘 감각으로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그렇게 감각이 예민한데

사랑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감각이 무딘지!

 

늘 내 곁에 계시고 늘 내 안에 계시는 그 하느님의 사랑을

저는 불감증 환자처럼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내 곁에 그리고 내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기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주님의 말씀을

당시의 제자들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하신 말씀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믿음이란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아는 것이듯

믿음이란 오감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리는 감각이 있으니 다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감각이 있다고 다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감각이 살아 있어야 느낍니다.

감각을 오랫동안 쓰지 않으면 감각이 죽고,

감각을 다른 데 쓰면 역시 감각이 죽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고 늘 함께 계시는 현존을 느끼려면

이 죽은 감각을 살리고, 무딘 감각을 일깨워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살리고 어떻게 일깨웁니까?

특히 영적인 감각을 어떻게 살리고 일깨울 수 있을까요?

 

우선 기적으로 감각을 일깨울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에서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지 못하니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일,

곧 기적을 통해서 일깨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조용히 있거나 말하니까 다른 데 시선이 팔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

또는 너무 교만한 사람의 굳어진 감각을 깨부수기 위해

우레 소리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에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 않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그러므로 바람직한 것은 사랑으로 감각을 일깨우고 예민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감각이 가 있듯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감각을 허비하지 않고 하느님께 쏟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주의 기도 풀이”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을 항상 생각함으로써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항상 갈망함으로써 목숨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지향을 당신께 두고 매사에 당신의 영예를 찾음으로써

생각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힘과 영육의 감각을 다른 데에 허비하지 않고

당신 사랑의 봉사를 위해서만 바침으로써 힘을 다해 당신을 사랑케 하소서.”

 

 

그렇습니다.

사랑은 감각을 일깨우고 살아있게 하고

믿음은 사랑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낍니다.

 

오늘 하루 저의 감각이 천 개의 손인 듯

사랑으로 하느님 현존을 느끼는 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5Jul

    연중 13주 금요일-구원을 필요로 하는 죄인들의 교회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오늘의 이 말씀은 우리가 오해할 수도 있는 말씀입니다.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주님께서 오셨다면 의인은 주님의 구원 초대에서 제외되었다는 말인가?      절대 그럴 리 없겠지요. 그렇다...
    Date2013.07.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90
    Read More
  2. No Image 04Jul

    연중 13주 목요일-하늘의 용서를 땅에서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군중은 두려워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님께서 가지고 계심을 이제 우리가 알게 해 ...
    Date2013.07.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15
    Read More
  3. No Image 03Jul

    믿음이란 무엇인가?

    사도 성 토마스 축일(요한 20,24-29) 오늘은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하시는 주님의 말씀 때문에 불신앙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사도 성 토마스의 축일이다. 과연 토마스는 불신앙의 사도였을까? 아니다. 그는 단지 ...
    Date2013.07.03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104
    Read More
  4. No Image 03Jul

    성 토마스 사도 축일-고통과 죽음은 홀로, 부활의 기쁨은 함께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대단히 문제적인 사도 성 토마스의 축일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공관복음에서는 사도들의 명단 외...
    Date2013.07.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847
    Read More
  5. No Image 02Jul

    연중 13주 화요일-잠자고 계시는 , 아니 잠자코 계시는 주님.

    “그때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잠자고 계시는 주님>   많은 분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때 느끼는 것이 <내가 이렇게 어려운데 주님은 잠자고 계시는가?>입니다. 이런 말...
    Date2013.07.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40
    Read More
  6. No Image 01Jul

    연중 13주 월요일-내 발걸음은 가벼운가?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매일 강론하는 것은 사제들을 곤혹스럽게 합니다. 몇 년 강론을 하고 나면 할 얘기 다 한 것 같은데 또 해야 하기 때문입니...
    Date2013.07.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226
    Read More
  7. No Image 30Jun

    연중 제 13주일-나의 경우는?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주님을 따르는 ...
    Date2013.06.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66
    Read More
  8. No Image 29Jun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마테 16,13-19) 오늘은 우리 그리스도교회의 반석이 되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다. 오늘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두 사도를 통하여 교회의 기초를 튼튼히 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두 사도들을 본받아 신앙...
    Date2013.06.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157
    Read More
  9.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고백은 터져나오는 것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축일 감사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베드로는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그렇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 신앙고백의 모...
    Date2013.06.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49
    Read More
  10. No Image 28Jun

    연중 12주 금요일-믿기에 청하고, 더 믿기에 고백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나병환자의 말은 악령 들린 아이의 아버지의 청원과 비교가 됩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하지요.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이에...
    Date2013.06.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1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70 671 672 673 674 675 676 677 678 679 ... 718 Next ›
/ 7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