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743 추천 수 0 댓글 5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희 수련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십자가의 길을

수도원 밖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전 9시에 시작예식을 하고 저도 집을 나섰습니다.

 

작년에는 대전역에 나가 구걸을 하며

주님께서 수치와 모욕을 당하신 것을 기념코자 하였는데

올해는 주님께서 해골산으로 십자가의 길을 가셨음을 기념하여

보문산을 오르는 것으로 십자가의 길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대신 저는 10여 Kg의 배낭을 메고,

그 배낭의 고통을 매일 제가 기도드려드리는 분들을 위해 봉헌하였습니다.

 

이렇게 십자가의 길을 하면서 저는 다음과 같이 묵상을 하였습니다.

 

제 1처: 주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것처럼

지금도 많은 사람이 신은 죽었다고 선언을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선언을 하지는 않지만

내 안에서 하느님은 돌아가신 분으로 계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내 안에서 살아계신 적이 없으니 돌아가시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제 2처: 주님께서 십자가 지심.

싫어하는 것이 십자가이니 좋아하는 것은 십자가가 아니겠지요.

그러므로 우리가 십자가를 진다면 싫어하는 것을 지는 것인데

그것은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지던지, 사랑으로 지던지.

그러나 억지로라도 진다면 비록 소극적일지라도 사랑은 사랑이지요.

 

제 3처: 주님께서 넘어지심

우리가 넘어지는 것도 둘 중의 하나일 겁니다.

걸려 넘어지거나 힘이 없어 주저앉거나.

살다보면 유혹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너무도 힘겨운 일로 인해 기진맥진하여 주저앉게도 됩니다.

주님도 그렇게 넘어지셨으니 우리가 넘어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고,

어쩌면 넘어지지 않음이 더 문제일 겁니다.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실수나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아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

미워하지 않으려고 아예 사랑을 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 더 문제일 겁니다.

 

제 4처: 주님께서 어머니 마리아와 만나심

4처의 주님과 성모님을 묵상타보니 자연스레 저의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지금 앓고 계시는 노환이

주님의 십자가 고통을 함께 나누시는 것임을 말씀드렸더니

고맙다시며 덧붙여 말씀하시기를 어려서부터 너무 고생을 많이 시키고

사랑을 많이 못줘서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갓난쟁이였을 때는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계시어 저를 못 돌보시고

돌아가시고 나서는 어머니 혼자 밖에 일 하시느라 저를 못 돌보셨지요.

그것이 마음에 걸리셨던 것입니다.

있는 힘 다해 저희 6남매를 키운 것이 사랑인데,

그렇게 사랑하시고도 사랑치 못했다고 하십니다.

참 사랑은 사랑을 그렇게 다 하고도 다 못했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내가 더 많이 사랑한 것 같고,

그래서 손해 본 것 같은 사랑은 아직 사랑이 아니겠지요?

 

제 5처: 시몬이 주님의 십자가를 짊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주님 말씀하셨지만

제 십자가도 못 지는 저에게 시몬처럼 당신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 말씀하시듯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해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우리의 몸으로 채우라고 초대하십니다.

뒤로 빼고 싶지만 예루살렘 입성 때 어린 나귀를 선택하셨듯이

저를 당신 십자가를 질 <또 다른 시몬>으로 뽑아주시니 큰 영광입니다.

 

제 6처: 베로니카 주님의 얼굴 씻어드림.

마르코복음에만 나오는 젊은이 얘기가 있지요.

주님께서 붙잡히시자 제자들이 다 도망치는데

사람들이 그를 붙잡자 그 젊은이는 알몸으로 도망쳤지요.

이 제자와 다른 제자들과 비교하면 베로니카는 얼마나 용기가 대단합니까?

뭇사람을 뚫고, 뭇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님께 나아갑니다.

이런 용기는 용기라기보다는 사랑이라고 함이 좋을 것입니다.

 

제 8처: 주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

예루살렘 부인들이 주님을 보고 울고

주님은 너와 너희 가정을 위해 울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수난하시는 것이 바로 그들을 위한 것이니 말입니다.

저는 자주 이렇게 얘기합니다.

원죄는 아담과 하와가 지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지은 거라고.

자식의 모든 잘못은 부모의 무한책임이듯

우리 인간의 모든 죄와 고통도 다 하느님의 무한책임입니다.

우리 인간을 이렇게 만드신 분이 하느님이시니

주님께서 우리와 같은 죽음을 당하고 고통을 받지 않으실 수 없으십니다.

 

제 10처: 주님께서 옷 벗김 당하시고 초와 쓸개를 마시심.

제 생각에 육체의 고통보다도 주님께서 더 견디기 힘드셨던 것이

모욕과 수치의 고통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육체의 고통은 그저 통증이고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이 없기에

그래서 육체의 고통 때문에 먼 훗날 복수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수치와 모욕은 그 상처가 마음에 계속 남고,

그래서 용서치 않는 한 언젠가는 복수하려고 합니다.

육체는 기억치 않지만 마음은 기억하고 간직하기 때문이고,

순간의 통증 정도가 아니라

존재를 파괴한 그 악행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 12처: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

가상칠언,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가지 말씀이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0)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6-27)

“목마르다.”(요한 19,30)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2)

 

복음마다 이렇게 다르니 어떤 것이 진짜 주님의 말씀일까 생각도 되고,

이 말씀 중에서 내 마지막 말은 어떤 것이 좋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아마 이 말씀,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가 좋을 것 같고,

아마 이 말씀을 하며 생을 마치지 않을까싶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6 16:08:57
    작은형제회 <br />08년 성토요일 <br />(주님의 불편한 사랑)<br />http://www.ofmkorea.org/999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6 16:08:17
    작은형제회 <br />09년 성토요일 <br />(요한 수난기 묵상)<br />http://www.ofmkorea.org/2371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6 16:07:57
    작은형제회 <br />12년 성토요일 <br />(요한 수난기 묵상)<br />http://www.ofmkorea.org/5699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6 16:07:38
    작은형제회 <br />13년 성토요일 <br />(어제 한 십자가의 길)<br />http://www.ofmkorea.org/52292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6 16:07:18
    13년 성토요일 <br />(어제 한 십자가의 길)<br />http://www.ofmkorea.org/52292<br /><br />12년 성토요일 <br />(요한 수난기 묵상)<br />http://www.ofmkorea.org/5699<br /><br />09년 성토요일 <br />(요한 수난기 묵상)<br />http://www.ofmkorea.org/2371<br /><br />08년 성토요일 <br />(주님의 불편한 사랑)<br />http://www.ofmkorea.org/999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3May

    성 필립보와 야고보 사도 축일- 질문 박사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언젠가 얘기한 적이 있지만 오늘 복음에 등장하...
    Date2013.05.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09
    Read More
  2. No Image 02May

    어느 수련자의 강론

    ‘하느님의 작은 물고기’ +평화를 빕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에 대한 비유를 하십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
    Date2013.05.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727
    Read More
  3. No Image 02May

    부활 5주 목요일-언설로 설명할 수 없는 주님의 기쁨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주님께서는 아버지께서 ...
    Date2013.05.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98
    Read More
  4. No Image 01May

    어느 수련자의 강론

    평화를 빕니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저에게 이 말씀은 예수님은 참 진리이시고, 하느님께서는 심판자이시다 라고 다가옵니다. 포도나무는 가구를 만들거나, 집 짓는데 쓰이지 않습니다. 단지 포도열매를 수확합니다. 따라서 열...
    Date2013.05.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531
    Read More
  5. No Image 01May

    부활 5주 수요일- 내가 삭정이는 아닐까?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오늘은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 말씀을 ...
    Date2013.05.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07
    Read More
  6. No Image 30Apr

    부활 5주 화요일-평안 없이 평화 없고, 주님 없이 평안 없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늘 있어왔지만 요즘 우리나라와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고, 평화가 크게 위...
    Date2013.04.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26
    Read More
  7. No Image 29Apr

    부활 5주 월요일-사랑을 사랑 않는 가여운 영혼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이라야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Date2013.04.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47
    Read More
  8. No Image 28Apr

    부활 제 5 주일- 새 하늘과 새 땅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부활의 또 다른 모습인 새로운 창조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새 하늘, 새 땅, 새 예루살렘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하늘과 땅과 예루살렘이 새로워지는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질문하게 됩니다. 새 하늘, 새 땅, ...
    Date2013.04.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52
    Read More
  9. No Image 27Apr

    부활 4주 토요일-믿음이란 사랑으로 느끼는 것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어제는 제 방에서 키우는 꽃 화분을 창밖 작은 턱에 내놨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잔디밭 민들레는 바람도 쐬고 햇빛도 쬐는데 제 방의 꽃은 햇빛도 바람도 어쩌다 한 번 ...
    Date2013.04.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24
    Read More
  10. No Image 26Apr

    어느 수련자의 강론

    T.평화를 빕니다. 우리나라의 길은 참 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도 전부 도로가 포장되어 있고, 길도 넓고 평탄합니다. 국도도 잘 되어 있고, 고속도로의 길도 아주 잘 되어 있고, 하이패스라는 길도 있고, 기차 길도 잘되어 있어서...
    Date2013.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94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77 678 679 680 681 682 683 684 685 686 ... 718 Next ›
/ 7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