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사랑의 찬가는
사랑이 없을 때 일어나는 두 가지 현상에 대해 얘기합니다.
사랑이 없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얘기가 그 하나이고
사랑 없이 하는 것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다는 얘기가 다른 하나입니다.
이는 사랑이 없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하고
사랑 없이 하는 것은 내게도 아무 유익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먼저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겠습니다.
이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도 나라는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유익이 되지 못하기에 헛것이라는 뜻도 있지만
나라는 존재 자체가 사랑이 없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소유와 존재의 문제입니다.
사랑이 없는 나는 아무 소용, 아무 쓸 데가 없는 정도를 넘어서
Without love, I am nothing!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어도 사랑을 가지지 못하면
나라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가 네게도 없고 무엇보다 내게도 없다는 겁니다.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일생 억척같이 일해 돈을 수억을 쌓아도
사랑이 없으면 그런 인생은 헛 산 것이고
그것을 자식에게 남겨줘도 자식은 재산만 챙기지
부모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고 기억도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행위와 소용의 문제입니다.
엄청난 사업을 벌여도 사랑 없이 하면 그것이 헛것이라는 얘깁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그것은 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힘을 두 가지로 쓸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일에 쏟을 수가 있고
그 힘을 사람에게 쏟을 수 있는데,
사람에게 쏟는 힘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에게 쏟는 힘은 사람에게 남지만
일에 쏟는 힘은 일을 이뤘다는 잠깐의 성취감을 줄 뿐
일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이런 얘기를 한 다음 바오로 사도는 이어서 사랑은
참고 기다리고,
친절하고,
성내지 않고,
뽐내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등등을 얘기합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거나 부족하면
사랑은 사랑이 되지 못하고,
사랑을 한다고 하는데 미움이 되고 만다는 얘깁니다.
예를 들어 참고 기다림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며
반대로 사랑이 없으면 참고 기다리지도 않습니다.
참고 기다릴 줄 모르면 사랑을 한다고 하는데 성을 낼 것이고
성을 내면 이미 그 사랑은 미움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지금 저는 새터민 장학생들 연수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결혼한 새터민들이 상당수여서 아이들도 딸려 왔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밥을 안 먹는다고 부모의 애를 먹이는 거였습니다.
“쟤가 북에서 태어났으면 밥투정이 어디 있을까?” 제가 속으로 생각하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안 먹겠다고 하면 주지 말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절대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이 부족한 저는 진짜 그러할 것입니다.
한두 번 먹으라고 하는데도 안 먹으면 인내심이 동이 날 것이고
먹이려는 내 뜻대로 되지 않음에 성까지 날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하기 때문에 밥을 먹이려고 한 것인데
아이에게 성을 내는 것으로 끝내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성을 내는 사랑이 있습니까?
참을성이 없는 사랑도 있습니까?
사랑은 모든 것을 이루고
사랑은 모든 것으로 되어 있음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제 안에는 사랑 없음을, 다만 주님안에 거하기를 기도 드립니다.
사랑은 또한 죽음 보다도 더 강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