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924 추천 수 3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주님 변모 축일에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베드로의 말이 다른 말씀들을 제치고 제 맘에 와 닿았는데,

그런데 그 와 닿은 것이 결코 좋은 뜻에서가 아닙니다.

천지분간 못하고 참 철딱서니 없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 말에는 음지는 피하고 양지만 찾는 철부지스러움이 있습니다.

철이 들어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지만 우리 인간은 미성숙할수록

깨끗한 것만 좋아하고, 좋은 것만 좋아하는데 바로 그런 겁니다.

 

지난 포르치운쿨라 행진 중에 어떻게 행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면서 재미있게 걷는 것과 의미있게 걷는 것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이 얘기를 한 데에는 요즘 사람들이 의미보다 재미를 쫓는 것에 대한

저의 염려와 비판적인 시각이 들어있지요.

 

재미를 영어로 표현하면 Fun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방송 프로나 광고 문구를 보면 이 Fun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은 재미가 요즘 모든 프로그램이나 활동의 대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이왕이면 재미있어야겠지요.

사실 재미없는 영화나 방송을 굳이 볼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영화나 놀이는 재미있으면 즐기고 없으면 굳이 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 인생도 그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것만 있을 수 없고, 재미없다고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거잖아요?

 

재미와 의미 둘 다 있으면 제일 좋지만 그게 불가능하여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영화는 재미있는 것을 선택해도 되겠지만

삶은 재미있는 삶보다 의미가 있는 삶을 선택해야겠지요.

 

그런데 오늘 베드로의 말에는 또 다른 문제,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해야 하는데 여기서 지내면 좋겠다니 말입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베드로는 제자이고 그래서 주님을 따라 어디든지 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어디든지 가야 하기에 어디에도 머물지 말아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주님을 따라 가려고 하기보다는 여기에 머물면 좋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오늘 주님의 변모 얘기는 주님께서 첫 번째로

수난을 예고하시며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신 말씀 바로 다음에

배치된 얘기이고, 그리고 두 번째 수난 예고가 이 얘기에 이어지지요.

 

그러니까 베드로는 주님의 수난 예고나 당신을 따르려면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도 주님을 따를 생각이나

십자가를 질 생각은 않고 <여기에서> 그러니까

지상 낙원에서 지낼 생각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지만 거룩한 변모를 주님께서 보여주신 뜻을

그도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주님께서 수난을 당하시고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

예수님께서 정말로 하느님의 사랑 받는 아들이신지 의혹에 차 있을 때

오늘 본 주님의 영광스런 변모를 생각하며 주님께서 하신 말씀들도

곰곰이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지상 낙원에서 머물려고 했던 그도 비로소

주님을 따라 나설 것이고, 십자가와 부활의 길을 갈 것이며,

오늘 독서에서 얘기하듯이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증언할 것입니다.

 

"우리도 그 거룩한 산에 그분과 함께 있으면서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로써 우리에게는 예언자들의 말씀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날이 밝아 오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06 06:49:33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06 06:48:57
    19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http://www.ofmkorea.org/249378

    18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변모의 의도)
    http://www.ofmkorea.org/132331

    17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주님께서는 왜 세 제자들에게만)
    http://www.ofmkorea.org/109221

    16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우리는 덕으로 본다.)
    http://www.ofmkorea.org/92344

    15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모습이 변해야 한다면 주님이 아니라 우리가)
    http://www.ofmkorea.org/80977

    13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편애가 아니라 사명이다.)
    http://www.ofmkorea.org/55480

    12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우리도 그분처럼)
    http://www.ofmkorea.org/33196

    11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망가지는 사랑과 역 변모)
    http://www.ofmkorea.org/5241

    09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타볼 산에서, 문수봉에서)
    http://www.ofmkorea.org/2957

    08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본색이 드러나다)
    http://www.ofmkorea.org/1574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3Sep

    연중 제24주일-지상의 시선을 천상의 시선으로 바꿀 때 가능한 용서

    용서를 쉽사리 하지 못하는 우리는 그래서 오늘 베드로 사도처럼 몇 번까지 용서해야 하는지 묻게 되는데, 그런 우리 자신을 우리는 한심하게 생각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참 악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우리가 오히려 착하다고 저는 생각...
    Date2020.09.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769
    Read More
  2. No Image 13Sep

    2020년 9월 13일 연중 24주일-터키 에페소 기도의집

    2020년 9월 13일 연중 24주일 오늘 독서와 복음의 핵심 주제는 용서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것 두가지를 말한다면 죄를 짓지 않는 것과 내게 상처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용서하지 못할 때 마음에는 화 · 분노 · 쓰라림 · 적개심...
    Date2020.09.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279
    Read More
  3. 12Sep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2020년 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080
    Date2020.09.12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87 file
    Read More
  4. 11Sep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2020년 9월 11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058
    Date2020.09.11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52 file
    Read More
  5. 10Sep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2020년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047
    Date2020.09.1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56 file
    Read More
  6. 09Sep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2020년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026
    Date2020.09.09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11 file
    Read More
  7. No Image 09Sep

    연중 23주 수요일-실패한 행복의 이유

    오늘 주님의 말씀은 행불행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마태오 복음에도 행복에 대한 가르침이 있는데 이것이 진복팔단 또는 산상수훈이라고 일컬어지며 우리에게 더 친숙합니다.   그런데 같은 행복에 대한 가르침이지만 마태오 복음의 가르침...
    Date2020.09.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045
    Read More
  8. 08Sep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2020년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 http://altaban.egloos.com/2243018
    Date2020.09.0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72 file
    Read More
  9. No Image 08Sep

    동정 성 마리아 탄생 축일-마리아 축일에 제2의 마리아로 태어나기

    그제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공동체를 방문하여 미사도 봉헌하고 나눔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기후위기와 관련한 운동만 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의미 있는 행동을 하고자 하고 있고,...
    Date2020.09.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72
    Read More
  10. 07Sep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2020년 9월 7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004
    Date2020.09.07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14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13 314 315 316 317 318 319 320 321 322 ... 718 Next ›
/ 7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