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우리를 통치할 임금을 세워 주십시오."
오늘 사무엘기를 읽으면서 드는 첫 생각은
이스라엘 백성은 왜 임금을 세워달라고 할까?
우리가 경험한 임금이나 대통령은 거의 대부분 오늘 사무엘이
이스라엘 원로들에게 얘기했듯이 안 좋은 것뿐이잖습니까?
사실 우리 각자가 다 하느님을 임금으로 모시고 살면
임금이 따로 있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도 모두가 하느님을 원장으로 모시고 살면
원장이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일 것이며,
원장이 훌륭해도 그만이고 훌륭하지 않아도 그만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을 임금으로 모시지 않고,
오늘 독서의 원로들처럼 하느님을 대신하는 임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임금으로 모시는 족속들에게는 임금이 필요치 않고
하느님을 임금으로 모시지 않는 족속들에게만
하느님을 대신하는 임금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은 복음과 법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이전에 수도회들은 수도 규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가 생각하기에 복음을 제대로 살게 되면
굳이 수도 규칙을 따로 가져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우리말에 '그 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이야!'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지요, 복음을 사는 사람이야말로 법 없이도 살 사람입니다.
그런데 복음을 제대로 살지 않는 사람도 두 부류입니다.
복음을 아예 살지 않는 사람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복음을 산다고 하는데 그대로 살지 않고
자기식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복음의 사랑은 살지 않고 복음의 자유를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복음의 자유가 사실은 복음의 자유가 아닙니다.
복음의 사랑을 살지 않는 복음의 자유는 실은 복음도 살지 않고,
수도 규칙도 살지 않으며 자기 좋을 대로 살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사랑을 살지 않는 복음의 자유가 어디 있습니까?
사랑을 살지 않으면 복음의 자유는 말할 것도 없고
복음이라는 말조차 입에 달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을 살지 않으면 아무리 복음을 떠들어도 복음을 사는 것이 아니고,
복음의 사랑을 살지 않을 때 자기 좋을 대로 욕심을 부리며 살기에
욕심을 통제할 법이 필요하고 법으로 통치할 임금이 필요한 거지요.
그런데 다행히 임금이라도 공정하고 사랑의 임금이라면
법을 올바로 집행하여 각 사람의 욕심을 올바로 공정하게 통제하지만
임금조차 제 욕심만 차리고 사랑이 없다면 임금이 오히려
법을 자기 손에 넣고 백성들을 착취하고 학대하는 폭군이 되거나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지 않아 혼란을 일으키는 난군이 될 것입니다.
사실 폭군도 나쁘지만 난군도 폭군 못지않게 나쁩니다.
난군亂君이란 말 그대로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임금이지요.
법과 사랑을 공정하게 집행하지 않는 난군이나 책임자는
공정하지 않음으로 백성으로 하여금 서로 싸우게 합니다.
말하자면 전란戰亂을 일으키는 거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사무엘기를 읽으면서
나는 하느님을 임금으로 모시는 사람인지,
우리 대통령 또는 책임자는 하느님 대신 통치하는 사람인지
잘 식별하고 성찰하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신망애 3덕 공동체)
http://www.ofmkorea.org/187483
18년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세속은 떠나고 세상 안으로는 들어가야 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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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용서는 내가, 치유는 하느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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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주는 교회>의 <주는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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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오늘은 묵상이 많이 필요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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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착각에 빠지지 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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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가 되는 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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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중 제1주간 금요일
(크고 많은 은총의 양동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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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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