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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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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후 심판 (1120)

소재지: 프랑스 파리 노틀담 대성당 정문

 

   “암흑기라는 근거 없는 허황함으로 치부되던 중세가 오늘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천년 이상을 이어온 중세는 암흑기가 아니라, 고딕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현대에도 빛을 던질 수 있는 많은 새로움을 남겼다는 면에서 중세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그러나 빛이 강렬한 곳에 어둠이 더 짙을 수 있듯 중세기도 어느 시대 못지않게 어두움을 보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전쟁에의 불안, 전염병이 주는 공포, 거기다 인구 증가를 따르지 못하는 식량 부족으로 생긴 기근은 중세인들에게 세상 종말이 된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11세기 78년 동안 ,프랑스에서 48번의 기근 현상이 발생한 것을 보면 이들이 종말신앙에서 위안을 얻고자 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여기에 겹쳐 경건한 삶을 갈망하던 수도자들은 이런 현상을 요한 묵시록에 나타나는 종말신앙과 연계시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죄와 벌, 구원과 멸망과 같은 교리가 형성되어 사회 전체로 확산하게 되었다.

이런 모든 어려움은 바로 인간이 지은 죄에 대한 벌이니,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라는 것이 벌과 심판 지옥 교리와 같은 음산한 모습으로 정착되었다.

 

   고백성사에 이어지는 속죄와 보속이라는 것이 여러 수도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눈송이처럼 불어나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 모습을 퇴색시키는 괴물로 변질되었다.

 

  한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면 그래도 체계가 있게 마련인데, 여러 사람이 계속적으로 덧칠을 하면서 만들어진 교리는 복음의 맑은 모습과는 거리가 먼 괴물 수준이었다.

 

   중세 수도자들이 주동이 되어 만든 속죄와 보속의 교회법에는 모든 것이 다 죄가 되었기에 보통 사람이 지은 죄만으로도 대강 200년 정도의 보속이 요청되어, 중세인들은 일생을 죄와 지옥 벌에 대한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 했다.

 

  여기에 겹쳐 독신생활을 하는 수도자들은 상대적으로 부부생활에 대한 긍정적 이해가 없어 중세 신자들은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반을 넘지 못했으니 사는 게 곧 죄라는 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정착되었다.

 

   이런 정서에서 최후 심판 교리가 신앙생활에 최우선적인 심득 교리가 되면서, 고딕 성당 중앙 문에 자리 잡게 되었다,

 

   최후 심판은 중세기 고딕 건축 양식에서 마태오 복음 25(25,31- 46)에 나타나고 있는 다음 내용을 바탕으로 정착된 예술 형태이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마태25,31-33)

 

   순식간에, 눈 깜박할 사이에, 마지막 나팔 소리에 그리 될 것입니다. 나팔이 울리면 죽은 이들이 썩지 않는 몸으로 되살아나고 우리는 변화할 것입니다.“ (1코린15,52)

 

   이 작품은 삼층의 구조로 표현되고 있다.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과 함께 천상 옥좌에 앉아 영혼을 심판하시는 주님, 미카엘 천사가 하느님의 사자로서 영혼들을 심판하는 곁에 농간을 부리는 두 악마가 있는 모습. 마지막으로 불안한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는 영혼들의 모임이 삼단계로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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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성서적 바탕에서 양념으로 등장하는 것이 심판 책임을 맡은 미카엘 대천사가 영혼들의 무게를 달아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무게를 달아 영혼의 순수성을 측정하는 것은 성서적 바탕이 없는 희랍신화의 내용이 중세 최후 심판의 표현에서 무리 없이 수용되어 교회 건축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것은 당시 지성인 사이에서 인기 있던 희랍 신화에 나타나는 내용을 복음 설명의 틀로 끼운 것인데, 인간을 지옥으로 떨어트리기 위해 기괴한 고양이 형상을 한 악마들이 자비하신 하느님의 분부를 받아 심판정에 나선 대천사를 방해한다는 내용이다.

 

  먼저 대천사 미카엘 천사 곁에 두 명의 악마가 서서 죄인의 죄가 더 무겁게 보이도록 장난을 치고 있다. 작은 악마는 아예 손장난을 쳐서 심판대 앞에선 영혼의 죄가 막중하도록 조작하고 있다.

 

   작가는 여기에서 너무 죄악감을 부추기는 당시 교회 태도에 대한 간접적인 반항을 표현하고 있다.

 

   삶의 모든 것을 죄와 벌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신자들을 묶는다는 것은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의 태도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것을 은연중 비꼬고 있다.

 

  당시 교회는 이미 성직자들의 부패가 이미 시작된 때여서, 교회의 태도에 반항하는 신자들이 생기던 처지에서, 이런 신자들의 불만 요소를 막기 위해 꼼짝 말고 교회에 복종하라고 윽박지르던 무지한 성직자와 교회의 태도에 조소적인 표현을 함으로서 신자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이 악마의 모습은 은유적으로 옥좌에 앉아 계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겪으신 사랑의 구세주와는 너무 거리가 먼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작품의 압권은 미카엘 천사의 표정이다. 어떻게 해서든 영혼을 지옥으로 보내고자 갖은 잔꾀를 부리는 악마를 못본척 방관하고 계신다.

 

  미카엘 천사는 모든 인간을 사랑하셔서 구원하시고자 노심초사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방해하는 이 악마들을 한칼로 쳐서 몰아내어야 하는데, 천사의 표정은 너무 담담하고 오히려 악마의 흉계를 방관하는 모습으로 서 계신다.

 

   작가는 여기에서 교회 안에 있는 부조리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주고자 한다. 하느님은 오늘도 변함없이 인간을 사랑하시고 구원을 원하시나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니, 너무 염려 말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복음에 나타나고 있는 가라지의 비유처럼 인간의 어두움도 용납하시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마태13,29-30)

 

   이 작가는 마음을 더 높이!”라는 미사 감사서문경의 기도처럼 악마가 부리는 농간이나, 이것을 방관하고 있는 천사를 보고 실망하거나 분개하지 말고 성모님과 사도 요한의 옹위를 받으며 옥좌에 앉아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다.

 

   이 작품은 겉으로 보면 죄와 벌이라는 족쇄로 신자들을 옥죄이는 것으로 보이나 생각할 줄 아는 신자들은 악마의 농간, 이것을 방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미카엘 천사와 그 위에 계신 주님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신학적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어떤 신학자들의 강론 보다 민초들의 삶에 더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 격언에도 중 보고 절에 가지 말고, 부처님 보고 절에 가라는 말이 있듯 중세 교회 역시 감당할 수 없이 생기는 재앙과 이것을 대승적인 태도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죄와 벌로 묶어 신자들의 삶을 조이고 있는 교회의 태도를 거슬러 작가는 나름대로의 복음적 희망과 여유로 신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늘의 교회 , 성직자들 역시 중세적인 사고방식에서 온전히 해방되어 있지 않기에 어떤 때 신자들을 실망시킬 때가 많다. 교회나 성직자는 신자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족쇄를 채움이 신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일 때가 있고, 얼마 전 교황님은 이런 족쇄에서 양들을 자유롭게 풀어주기 위해 가정을 주제로 시노드를 개최하셨다.


   중세의 것이면서도 오늘 우리 교회 현실에 대해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면서 희망과 여유라는 신앙의 멋스러움으로 인간을 초대하고 있다.

 

   신자들에게 복음적 기쁨을 선사하시고, 마음의 부담에서 자유롭게 해주시기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교황님, 여기에 큰 걸림돌이나 제동 장치로 남아 있는 교회와 일부고위 성직자들의 시대착오적인 의식 구조들안에서 표류하고 있는 오늘 교회의 현실에서 이 작품은 오늘의 교회현실을 복음으로 바로 볼 수 있는 새로우면서도 상쾌한 시각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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