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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리스도의 옷벗김 :El Espolio 1577-79

작가 :엘 그레코 : El Greco 1541- 1614

크기 : 캠퍼스 유채 285 x 173 cm

소재지 : 스페인 톨레도(Toledo) 대성당 제의실(Sacristy of the Cathedral)

 

   마르코 복음 저자는 올리브 동산에서 체포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하시기까지 겪어야 했던 긴장의 순간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군사들은 예수님을 뜰안으로 끌고 갔다. 그곳은 총독 관저였다. 그들은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그분께 자주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씌우고서는 유대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인사하기 시작하였다. 또 갈대로 그분의 머리를 때리고 침을 뱉고서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예수님께 절하였다. 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자주색 옷을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끌고 나갔다.”(마르15,16-20)

 

   작품은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톨래도 출신의 귀족으로 대성당 수석 사제로서 고귀한 인품을 지녔던 친구의 요청으로 제작한 것이다.

 

   예수님의 수난 사화는 목요일 최후 만찬을 끝낸 후 올리브 동산에서 밤새워 기도하시고 새벽에 체포되시어 빌라도 법정에 끌려가 재판을 받으신 후 십자자에 달리신 시간적으로 하루가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나 크리스천 신앙의 너무도 중요한 고통의 신비가 완성되는 것임과 같이 이 작품도 단순한 사실 묘사가 아닌 예수 수난에 드러나고 있는 신앙의 핵심을 감동적으로 요약 제시하고 있다.

 

   폭도들에게 체포되시는 주님의 모습이다. 당시 주님을 지배하던 정서는 제자들의 배신으로 극단의 고통, 모욕감, 절망 이어지는 것이나 여기의 얼굴 표정은 너무도 평온하고 단아하시다. 고통으로 이지러지지 않고 고귀한 모습의 주님 표정은 작가가 성장했던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서 익힌 비잔틴( Byzantine)기법의 그리스도상이다.


   비잔틴 화풍에선 그리스도를 천지의 창조주로 표현하기에 왕이나 귀족처럼 품위 있는 모습으로 한 손엔 성경을 한손으론 백성들을 축복하시는 모습인데, 여기에서 그리스도 역시 주변의 동요에 흔들리지 않는 기품있는 모습이다. 보통 그리스도를 그릴 땐 반드시 있기 마련인 후광이 없는 상태에서 그 표정만으로 신성이 드러나는 모습이시다.

 

크기변환_위에 부분.png


  주님께서는 동요됨이 없이 눈은 하늘을 향하여 계신다. 여기에서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주님의 고귀함이 드러나게 된다. 주님은 결코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인간적인 수행(修行)을 통해 체득하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을 향한 철저한 신뢰 안에서 영근 신앙의 결실을 표현하고 계신다.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세례자 요한을 찾아가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려오면서 이 말은 예수님의 일생을 지배했던 화두가 되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 21)

 

   예수님의 공생활은 끈임 없는 반대와 박해, 실망으로 이어지는 삶이었으나 그분은 결코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으셨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자기를 반대하고, 자기의 가르침이 빛을 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성부께서는 자기를 알고 사랑하시니 그것만으로 만족하다는 신념이 그분의 일생을 지배했던 신념이었고, 그분은 이런 신념이 흔들리는 순간 외딴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시면서 영적 에너지를 재충전하셨다.

 

   예수님의 이 고귀한 표정은 전날 저녁 올리브 산에서 올리신 다음 기도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희에게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그분의 기운을 북돋아 드렸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루카22,41-45)

 

   작가는 어렵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예수께서 보이신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모습을 탁월히 표현했다. 교회 역사에서 수 많은 작가들이 예수님의 모습을 그렸으나, 작가의 이런 표현은 성부께 대한 신뢰 속에서 영글은 고귀한 인간의 모습을 탁월히 표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평온한 예수님과 달리, 그를 체포하는 군사들의 모습은 더 없이 포악한 분노에 쌓인 모습이다.

 

   주님 오른 손을 끈으로 포박하고 그에게 십자가를 지울 준비를 하는 군인과 붉은 모자를 쓰고 뒤편에서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표정은 하나같이 험악하다.

 

   예수님을 둘러 쌓고 있는 주위 군인들이 입은 갑옷과 창들은 톨레도의 상징이다. 스페인의 구 왕도였던 톨레도는 이미 기원전 5세기부터 대단한 양질의 철물을 생산했으며 이것이 중세기에 와서는 무기나 갑옷 제작으로 까지 발전했는데, 여기 나타난 것은 16세기 톨레도의 군인들이 사용하던 것들을 사용함으로서 십자가 사건을 작가 당시 톨래도 사람들에게도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배경으로 설정했다.

 

 밑에 부분.png


  왼편에 노란 옷을 입은 사나이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기에 편하도록 연장으로 다리 부분에 못구멍을 내고 있다. 이 십자가 윗부분 예수님이 못박히실 발바닥이 보이고 있다. 조금 후면 주님께서 포악한 인간들에 의해 발의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이 시작될 것을 알리는 표적과 같다.

 

   오른 편에 세 명의 여인들이 이 끔찍한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이 여인들은 예수님 십자가 곁을 마지막까지 지킨 유일한 제자들이다. 제자들도 다 도망간 처지에 막둥이 제자 사도 요한과 함께 예수님의 마지막을 지킨 제자들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래나가 서 있었다.” (요한19,25-26)

 

   중간 감청색 옷을 입은 여인이 성모님이시다. 조금 후 애지중지하게 키운 자기 아들에게 닥칠 끔찍한 참상을 망연자실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이다.교회는 이 성모님의 고통을 성모 칠고라는 신심으로 기억하고 있다.

 

   창과 칼들로 무장한 군인들이 횃불을 들고 주님 주위를 둘러 싸고 있는 가운데, 이런 공포의 분위기와 전혀 무관한 표정으로 서 계신 예수님의 모습은 극단의 조화를 이루면서 살벌한 분위기를 제압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손.png

  이 작품의 백미는 다음 부분이다. 초록색 옷을 입은 야만적 표정을 지닌 병졸이 밧줄로 주님을 포박지은 후 옷을 벗기려 하고 있고, 그 밑에 노란옷의 병졸을 주님을 십자가에 매달 때 수고를 줄이기 위해 발부분의 못구멍을 뚫고 있다. 빨강, 노랑 파랑색이 어우러진 극도의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다. 주님 편에서 보면 극도의 실망과 긴장과 불안의 순간이다.

 

   이 순간에 주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준비를 하고 있는 노란 옷의 사나이를 왼손으로 축복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한 방울의 마지막 피까지 다 바치신 주님의 또 다른 상징이다. 극도의 미움과 배반의 순간에 그분이 보이신 것은 자기를 미워하고 배반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축복이다. 작가는 이 주님의 손을 통해 그분 삶의 진면모를 압축해서 전하고 있다.

 

   예술가에 있어 작품 세계와 실재 삶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작가는 중세 수준에서 경건한 크리스천으로 살아왔으며 그의 예술 활동은 전적으로 하느님을 위한 것이기에 예술 자체가 신앙적 차원의 봉헌이었다.

 

   그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작품 활동은 한때 당시 대단한 세력을 떨치던 필립페 2세에 의해 황실 화가로 등용되는 영광을 얻었으나 무슨 이유인지 황제가 그의 작품을 탐탁히 여기지 않으므로 해고되어 몰락한 화가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다. 그의 삶은 자신이 그린 십자가를 지신 주님처럼 인간적인 실패의 삶을 반추해야 했다.

 

   스페인 바로크 미술에서는 거의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19세기 이후 전위적인 화가들은 그의 독보적인 상상력이 보여주는 화풍에 매료되어 그를 자신들의 선구자로 생각했다.

 

   이처럼 작가로서의 그의 생애 역시 예수님의 십자가 여정을 닮았다. 생전에 작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했던 그는 후대에 와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신 주님앞에서 백인대장이 했던 신앙고백을 연상 시킨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마르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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