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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그레코.jpg


제목 : 성 요셉과 아들 예수 (1597- 1599)

작가 : 엘 그레코 (El Greco :1541~1614)

크기 : 캠퍼스 유채 :289 X 147cm

소재지 : 스페인 톨레도(Toledo) 성 요셉 경당

 

지난 31일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미사 전문에 성모님에 이어 그의 배필이신 성 요셉의 호칭을 부르기로 명하셨는데, 요셉 성인에 대한 교회 공식전례에서 인정한 것이 되어 기쁜 일이다.

 

요셉 성인은 이름부터 마리아의 정배(淨配) 예수님의 양부(養父)라는 명칭으로 불릴 만큼 예사롭지 않는 처지의 현실에 계셨다.

 

동정녀 마리아의 배필로 예수를 기른 아버지 성 요셉은 현대에서도 너무 유명한 아내를 둔 덕분에 빛을 보지 못하고 항상 아내의 그늘에 있는 어떤 남성의 모델이 되었다.

 

요셉 성인에 관한 성서상의 기록은 복음서의 전사에 속하는 마태오 복음 1-2, 루가복음 1-2장에서 예수의 탄생과 더불어 보도된 내용이 전부이다.

 

요셉은 다윗 가문의 후손(마태 1,16)이었으나, 다윗의 고을인 유다지방 베들레헴에서 살지 않고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에서 살았던 것(루가 2,4)으로 추정되며, 이곳에서 목수 직업을 가졌던 요셉은 '의로운 사람', 즉 법대로 사는 사람(마태 1,19)으로 이미 주위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요셉은 마리아와 약혼하였으나,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가진 그녀와 파혼하지 말라는 천사의 명을 받들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요셉과 마리아는 호구조사령 때문에 다윗의 고을 베들레헴에 왔고, 여기서 예수를 낳게 되고, 요셉은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온 목동들과 동방 박사의 방문을 받았고, 헤로데 대왕의 무죄한 영아학살을 피하기 위하여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였으며, 헤로데 대왕이 죽은 후에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은 나자렛으로 와서 살게된다.

 

그 후 요셉이 예수의 아버지이고 목수였다는 사실은 예수님의 공생활 중 고향방문 때 그곳 사람들의 입으로 증언된다.(마태 13,55; 마르 6,3; 루가 4,22)

 

이런 위대한 요셉이 마리아의 정배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교회의 뒤편으로 칩거하게 된 이유는 성모님의 동정성 강조 때문이었다.

 

에페소 공의회(431)에서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받게 되면서 성모님 위상의 격상과 함께 상대적으로 요셉 성인은 점점 잊혀진 존재로 남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외경과 전설로 인해 요셉은 백발의 머리와 수염, 혹은 대머리 등 나이든 노년으로 표현되었으며, 그의 상징물로 흔히 지팡이가 등장하는데 가끔 싹이 난 지팡이가 보이기도 한다.

 

요셉 성인의 축일이 전례 안에 들어온 것도 교황 식스토 4(재위 1471- 1484) 때였으니, 요셉 성인의 존재성은 성모님의 동정성에 집착하던 교회의 태도에 의해 본의 아니게 왜곡된 상태에서 소홀히 취급되고 있었다.

 

대부분 요셉 성인이 등장하는 성화는 바로 이런 바탕에서 제작된 것이 보통이었다.

 

이런 처지에서 요셉 성인 공경은 예수의 인성을 강조하던 탁발 수도회인 프란치스코 회원들을 통해 서서이 성장하다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에 의해 극적인 계기를 맞게 된다.

 

성 요셉 신심은 특히 아빌라(Avila)의 성녀 데레사에 와서 극적인 계기를 맞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전적으로 성녀가 지녔던 요셉 신심의 획기적이면서도 건강한 표현이다.

 

성녀는 요셉 성인에 대한 특별한 신심이 있었고, 요셉 성인의 모습은 성모님의 동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시되던 늙은이의 모습이 아니라 너무도 늠름하고 멋진 젊은 모습임을 강조하셨다.

 

그래서 성녀는 당신이 창설하신 모든 수도원의 이름에 반드시 요셉 성인의 이름을 넣고, 많은 가르멜 회원들도 수도명을 정할 때 요셉 성인의 이름을 넣는 전통이 생기게 되었다.

 

작가는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 성녀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견해에 적극 동감하면서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다.

 

그전까지 성 요셉의 일반적 모습은 늙은 노인이 아리다운 여인과 함께 어린이 같은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있거나 목공일을 하는 장면이 대종이었고 이것은 시대를 이어오면서 계속되었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참으로 획기적인 것이다.

 

엘그레코.jpg

 

작가는 지팡이를 든 요셉을 마치 거인과 같이 힘 있는 남성으로 그려냈다. 기품 있고 수려한 용모의 중년 남자가 아들의 손을 잡고 있다.

 

오늘 정상적인 가정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부정(父情)으로 충만한 젊은 아버지 요셉은 자신의 허리를 꼭 껴안은 어린 아들 예수의 머리를 부드럽게 자신의 몸에 끌어 붙인다.

 

요셉 성인은 푸른빛 옷에 노랑색 망토를 입어 생명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서있다.

 

아들 예수는 다른 붉은빛 옷을 입고 있는데, 그는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아 자라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소년의 모습이다.

 

아들 예수는 발돋음으로 아버지 요셉에게 매달리면서 아버지 요셉에 대한 극진한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이 부자가 입고 있는 옷의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인간 부자로서 이들의 뗄 수 없는 합일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부자가 서 있는 뒤 배경으로 톨레도를 등장시킴으로서 이 부자의 모습은 신앙의 관계를 떠나서라도 인간 사회의 건강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부자의 모습이다.

 

이 부자에게는 전통적인 종교화에서 사용하던 후광과 같은 상징도 보이지 않는다. 행복한 아버지와 아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전부이다.

 

 사본 -엘그레코.jpg

 

이들 부자간에 종교성은 머리위의 천사들이 표현하고 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맺어진 부자 관계를 축복하는 표시로 화환을 든 천사들이 이 부자들 위를 춤추며 나르고 있다.

 

이것은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예수님의 세례 장면을 연상시킨다.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주님께 하늘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태 4:17 )

 

작가는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견해를 전폭적으로 표현하면서 요셉에게 그동안 주어졌던 예수의 양아버지나 성모님과 부부 관계를 갖지 않는 표현의 정배라는 현대인의 감각에서 어색하게 보이는 관계 설정에서 과감히 탈피해서 인간 예수를 그토록 멋지게 키운 아버지로서 요셉 성인의 인간적인 멋스러움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참 하느님이시요 참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도 교회의 권위가 신적인 기원임을 강조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신성에 큰 비중을 두어 왔으나 이 작품에서 작가는 아빌라의 데레사의 표현을 따라 인간 예수와 그를 훌륭히 키운 아버지 요셉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신앙의 본질을 더 인간적인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버지의 권위 실추가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버지의 권위가 가정을 꾸리기 위한 돈벌이는 기계처럼 전락한데다, 가정에서 가장의 권위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사라진 현실에서 아버지 권위 회복을 위한 여러 시도가 시대적 요청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개신교에서 만든 아버지 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이런 관점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우리 교회 안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정서에서 미사 전문에 요셉 성인을 기억하게 한 것은 참으로 오늘 크리스챤 가정의 고귀한 위상 확인에 도움이 되는 시기적절한 조치라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은 바로 요셉 성인이 정배와 양부라는 어색한 개념으로 교회의 뒤안길에 숨은 존재로 남아야 했던 처지에서 현대인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시킨 참으로 예언적인 모습이다.

 

예술가는 삶 자체가 예언적이기에 어떤 때 경직된 교회의 신조나 교리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과감히 표현했다.

 

그의 독특한 양식인 매너리즘으로 표현된 길쭉한 얼굴들은 도무지 16세기의 것으로는 믿기 힘든 혁신적인 것이다.

 

르네상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던 매너리즘의 회화가 다소 기괴한 방향으로 나가기도 했다지만 그 중에서도 작가는 특히 개성적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당대에는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고 20세기에 들어와 독일의 표현주의가 등장한 후에야 재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자기 시대를 앞서 산 예언적 작가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예언적 직관을 작품화하면서 긴 세월 동안 교회에서 "마리아의 정배"  "예수의 양부"라고 불리던 성 요셉에게 풍기던 곰팡이 냄새를 걷어내고 현대인들에게 너무도 정감적이며 멋진 예수의 아버지 요셉을 등장시켜 인간 아버지의 역할을 격상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가톨릭  신자들은 미사 때 마다 공적으로 요셉 성인을 기억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칠 수 있게 되었다.

 

예수의 아버지 성 요셉이여, 저희들 위하여 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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