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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나움백인대장.jpg


제   목 : 가파르나움의 백부장 (970)

작   가 : 엑펠트 (Egbert) 대주교의 필사본팀

소재지 : 독일 트리엘(Trier) 시립 도서관

 

 

복음서는 크리스챤들에게 있어 생명의 책이기에 전체가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그중에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것이 마태오 복음 8:513에 있는 백인대장에 대한 내용이다.

 

백부장이라면 현대적 의미에서 군대 지휘관이며, 복음에 나타나는 백부장은 로마 제국의 속국인 이스라엘 주둔하던 처지였기에 그의 권한은 대단했다.


한 마디로 로마의 황제 외에는 아무도 두려울 필요가 없는 처지였다. 이런 지위라면 많은 부하나 종을 거느리기 마련인데, 이런 종은 백부장에 있어 하나의 재산에 불과했다.

 

언제 어디서든지 구할 수 있는 것이기에 소모품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백인대장은 좀 특수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병든 자기 종을 극진히 사랑해서 갖은 노력을 다 해서 건강을 되찾아주기 위해 노력했으니 참으로 대단한 인간애를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무런 효과가 없자 그는 주님께 매달리게 되었다. 이것 역시 대단한 결단이었다. 식민지의 군대를 맡고 있는 지휘관이 식민지 일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던 예수께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어떤 면으로 보던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청하는 태도가 너무도 겸손해서 주님이 감동하시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이스라엘의 누구에게도 볼 수 없는 믿음이라고 칭찬하신 후 그 종의 건강을 선물하셨다.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종이 나았다. (마태 8,5-10;13)


교회는 미사 때 마다 성체를 영하기 전 이 백부장의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

 

주님, 제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출판 인쇄술이 없던 중세기 까지 교회에는 수도자들이 기도할 때 사용하는 시편 집(psalter)을 만드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수도자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편 기도서(psalter) 제작에도 대단한 노력을 해서 기도서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우리나라 불교 사찰에서 반야심경[般若心經]) 병풍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일자 천배(一字 千拜)의 정성을 드린 것에 비길 수 있다.

 

주님께서는 유대인들이 손사래를 치며 거부하는 이 갸륵한 이방인 백부장을 도와줘야 할 구체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하였을 뿐 아니라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루카 7:5)

 

이 작품을 만든 엑베르트(Egbert) 대주교는 명망 있는 귀족 가문 출신으로서 경건한 신앙에다 대단한 미의식의 소유자였기에 자기 관할 교구의 여러 성당과 수도원을 위해 금세공의 전례 도구와 기도서를 만들었다.

 

수도자들이 성당에서 공동기도를 바치기 위해 사용하는 시편집은 온갖 정서를 다해 제작했다. 양피지에다 그림을 그려 만드는 것으로 기도만큼 정성이 드는 일이었다. 마치 기도하는 정성처럼 기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대단한 정성을 기울였다.


예수님.jpg


이 작품은 예수님을 중심으로 제자단과 로마 군인들이 양쪽으로 서 있는데 이들은 당시 사회에서 전혀 어울릴 수 없는 극단의 신분들이다. 지배자와 피 지배자, 주인과 노예와 같은 서로 상반되는 신분이다.

 

그러나 예수께 있어서는 이런 구별이 있을 수 없었다. 인간적으로는 서로 적대 신분인 로마 군대들과 제자들과 제자단 사이에 예수님이 서 계신다.

 

예수님은 왼손에 성서를 드시고 오른 손으로는 로마 군대들을 가르치면서 시선을 제자들을 향하고 있다.

 

이것은 제자들의 좁은 마음을 나무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다. 예수님의 머리엔 십자가의 후광이 있다. 그런데 이 십자가는 그리스도께서 지셨던 십자가의 고통의 흔적과 무관한 사방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이 빛은 모든 사람들에게 다 비춰 한 곳으로 아우르기 위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백부장의 신앙을 칭찬하면서 이스라엘인들이 기피하는 이방인을 당신의 제자로 받아들이셨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고통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것은 12세기부터 그리스도의 인성이 강조됨으로서 시작된 것이니, 여기 주님 머리의 십자가는 죽음의 상징이 아니라 영광의 상징이다.

 

복음을 오른 손에 드린 예수님은 거부의 몸짓을 하고 있는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왼손으로 로마 군인들을 가르치고 있다.

 

너희들이 로마 군인을 이방인이라고 외면하지 말고 이들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전하고 계신다.


백인대장.jpg


로마 군단은 세계 역사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점령했던 승리의 상징과 같은 군대이다. 로마 군단이 이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지없이 야만적이었던 몽고의 칭기스칸과 다른 인간에 대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백부장은 인격에 있어 주님께 칭찬받을 만큼 예외적이긴 해도 로마 군단은 살인마와 같았던 보통 군대와 다른 집단이었음을 표시하고 있다.

 

로마 군대는 예수님을 향해 손을 펴들고 도움을 청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자기의 소유물과 같은 종을 고쳐달라고 주님의 도움을 청하는 참으로 인간적인 도움의 요청이다.

 

맞은편의 제자들이 거부의 몸짓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그러나 로마 군인들은 군인답게 잘 손질된 신발을 신고 언제든지 뛰어나갈 준비차림을 하고 있다. 복장 역시 제자들의 느슨한 것과 전혀 다른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가 된 것 같은 복장이다. 이들의 복장은 세상에 갖출 것은 다 갖춘 처지이나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한 부족한 인간들의 상징임을 보이고 있다.

 

보통 지배계급이나 군인들은 자기들의 힘을 믿으면서 무슨 짓도 다 할 수 있다는 위압감으로 주위를 지배하고자 하는 게 성정인데, 여기 등장한 군인들은 주님의 도움을 요청하는 몸짓으로 인간 힘이나 권력의 한계와 함께 하느님의 도우심을 믿는 인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율법학자.jpg


예수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로마 군인들의 간청을 들으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전하시는 예수님께 대해 제자들의 거부 태도는 단호하다.

 

제자들은 율법의 전통을 고수하기 위해 어떤 이방인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표시하기 위해 로마 군인들을 향해 거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앞에 서 있는 베드로 사도는 오른 손에 율법 두루마리를 들고 있는 것으로 자신의 입지를 표현하고 있다. 율법이 삶의 최고 규범이기에 율법에 벗어난 어떤 짓도 할 수 없다는 강한 몸짓이다.

 

그러나 이들은 역시 로마 군인들과 달리 인간의 힘을 믿기보다 모든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있는 주님의 제자임이 그들의 맨발과 느슨한 복장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율법이라는 경직된 사고방식에 묶여 있기에 여기서 해방되기 위해선 새로운 신앙체험이 필요했다.

 

성서는 사도행전 11장에서 베드로가 이방인인 고르넬리오에게 성령을 내리는 충격을 체험한 후 율법에서 해방되어 하느님 안에 자유로운 신앙인이 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이 작품은 지금부터 천년 훨씬 전 교회가 강조하며 가르치던 신앙의 자세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종교인에게 어떤 것이던 편협한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나, 어느 종교이던 철저함이 곧 좁아짐과 같다는 착각을 자주 하고 우리 교회 역시 과거 어느 때 타 종교인들을 이단자로 박해한 부끄러운 역사가 있었다.

 

그런데 천년을 훨씬 지난 중세 초기 이토록 관대하고 열린 신앙관이 작품을 통해 표현되었다는 것은 여러 많은 시행착오 가운데서도 우리 교회가 복음적 차원에서 앞선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자랑스러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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