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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도비꼬 카라치(Ludovico Carracci) (1555- 1619)

성모님으로부터 아기 예수를 받아 안은 성 프란치스꼬
(네덜란드 암스텔담, Rijksmuseum 소장)


성탄의 영성을 마무리 하는 마음으로 성탄에 관계되는 프란치스칸 작품을 보자. 풍부한 감수성을 지녔던 성 프란치스꼬에게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성은 교의적 추상성을 띈 게 아니라 구체화하기를 원하셨기에 이것이 바로 그레치오의 말구유를 통해 보여 준 성탄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된다. 그에게 있어 성탄은 하느님이 아기가 되어 인간의 비천함을 취하신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기 때문이기에 성탄은 그분에게 대단한 감격의 의미성을 띄고 있다.

이 그림에서 프란치스꼬는 사랑 가득 찬 표정으로 성모님으로부터 받은 예수 아기를 바라보고 계시는데 이 그림의 내용은 초기 프란치스칸들의 일화를 모은 연대기 (Annales Minorum)에 언급되고 있는 일화를 주제로 한 것이다. 스승의 성덕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던 한 젊은 형제가 있었는데, 이 의혹을 풀기 위해, 스승이 거처하시는 움막 근처에 몰래 접근했을 때 성 프란치스꼬가 성모님으로부터 예수 아기를 받아 안고 황홀한 표정으로 서 계시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땅바닥에 쓰러져 기절해 있는 것을 사부님이 발견하고 일으켜 주셨다는 내용이다.

왼쪽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젊은 형제가 의혹에 찬 눈이지만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으로 스승을 응시하고 있다. 스승을 모시고 있으면서도 그분을 온전히 알지 못하는 그의 미숙한 열정이 어리석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모습은 아니겠는가? 제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스승을 발견하면서 “두려움에 떨리면서도 매혹적인 신앙의 신비” (Mysteriun tremendum et fascinandum)를 발견하게 된다.

성 프란치스꼬는 경이에 찬 감격의 눈빛으로 예수 아기를 응시하고 있는데, 프란치스칸 영성에서 드러나고 있는 그레치오의 일화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는 성탄의 인간적이며 정감적인 요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작가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그에게 있어 아기 예수는 결코 세상을 다스릴 통치자도 막강한 심판자도 아니며 인간의 사랑과 도움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연약한 아기로 나타나고 있다. 즉 너무도 인간적이고 아무나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인간 모델로서 제시되고 있는데, 13세기에서 14세기 사이 프란치스칸 운동의 영향을 받은 많은 문학 작품들에서 그리스도는 수난을 통해 드러나는 신체적 고통, 인간적 비애 등과 같은 인간적인 차원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 작가는 바로 이런 경향을 자기 작품에 수용했다.

루도비꼬가 이 작품을 완성했던 이태리의 볼료나(Bologna)는 트렌트 공의회로 시작된 교회 개혁 운동을 대단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곳으로, 이 시기에는 성 프란치스꼬에 대한 상상과 그의 신비체험에 대한 것이 많이 강조되어 극도로 무기력하고 타락한 교회를 개혁하기 위한 처방으로 단순한 삶 안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합일 체험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칸 영성을 최고의 처방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그림에서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을 세련되게 조화시키면서 밝음과 어둠의 조화를 통해 실재와 환상의 대비를 강조하고 있다. 왼편의 어둠과 오른편 빛의 중간 사이에 서 있는 성인은 아기 예수와 성모님의 빛에 의해 서서이 조명되고 있는데, 이것은 “죽음을 통해 생명으로, 어두움에서 빛으로”라는 우리 크리스챤 영성의 기본을 단순하면서도 완벽히 표현하고 있다.

성모님은 구름위에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서 계시고, 그 역시 자신의 정체성이 죄인임을 깊히 강조한 프란치스꼬는 성모님으로부터 예수 아기를 받아 안으면서 아기로부터 반사되는 빛을 통해 자신의 어둠을 밝히고 있다.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바친 성인의 기도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라는 염원이 바로 이 순간에 완성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성 프란치스꼬도 여느 인간과 다름없는 죄인이나 그리스도를 안음으로 빛의 자녀가 되었기에 빛을 향하는 우리 모두의 스승임을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이 그림은 앞에서 본 다 빈치의 그림에 비하면 촌스럽고 구도 역시 투박하기 짝이 없다. 철저하고 완벽한 과학적 구도를 사용해서 더 없이 세련함을 보이는 다 빈치의 작품에 비겨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엉성하고 촌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성모님 역시 우아하긴 해도 다빈치의 마돈나에 비긴다면 시골 처녀의 촌티를 벗지 못한 인상을 주고 프란치스꼬의 표정 역시 일에 거칠어진,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시골 농부의 얼굴이나, 이 그림이 주는 영적 메세지는 너무나 선명하다.

이 작품은 인간은 하느님의 빛을 받을 때 자신의 부족하고 약함의 모든 장애를 이기고 하느님을 모습으로 변모될 수 있으며 성 프란치스꼬는 성탄을 통해 오신 아기 예수를 모심으로 우리에게 이 희망과 확신을 안겨 주셨다는 것을 강렬하게 전하고 있다.

성무일도에서 우리가 바치는 염원이 이 그림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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