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루도비꼬 카라치(Ludovico Carracci) (1555- 1619)

성모님으로부터 아기 예수를 받아 안은 성 프란치스꼬
(네덜란드 암스텔담, Rijksmuseum 소장)


성탄의 영성을 마무리 하는 마음으로 성탄에 관계되는 프란치스칸 작품을 보자. 풍부한 감수성을 지녔던 성 프란치스꼬에게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성은 교의적 추상성을 띈 게 아니라 구체화하기를 원하셨기에 이것이 바로 그레치오의 말구유를 통해 보여 준 성탄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된다. 그에게 있어 성탄은 하느님이 아기가 되어 인간의 비천함을 취하신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기 때문이기에 성탄은 그분에게 대단한 감격의 의미성을 띄고 있다.

이 그림에서 프란치스꼬는 사랑 가득 찬 표정으로 성모님으로부터 받은 예수 아기를 바라보고 계시는데 이 그림의 내용은 초기 프란치스칸들의 일화를 모은 연대기 (Annales Minorum)에 언급되고 있는 일화를 주제로 한 것이다. 스승의 성덕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던 한 젊은 형제가 있었는데, 이 의혹을 풀기 위해, 스승이 거처하시는 움막 근처에 몰래 접근했을 때 성 프란치스꼬가 성모님으로부터 예수 아기를 받아 안고 황홀한 표정으로 서 계시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땅바닥에 쓰러져 기절해 있는 것을 사부님이 발견하고 일으켜 주셨다는 내용이다.

왼쪽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젊은 형제가 의혹에 찬 눈이지만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으로 스승을 응시하고 있다. 스승을 모시고 있으면서도 그분을 온전히 알지 못하는 그의 미숙한 열정이 어리석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모습은 아니겠는가? 제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스승을 발견하면서 “두려움에 떨리면서도 매혹적인 신앙의 신비” (Mysteriun tremendum et fascinandum)를 발견하게 된다.

성 프란치스꼬는 경이에 찬 감격의 눈빛으로 예수 아기를 응시하고 있는데, 프란치스칸 영성에서 드러나고 있는 그레치오의 일화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는 성탄의 인간적이며 정감적인 요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작가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그에게 있어 아기 예수는 결코 세상을 다스릴 통치자도 막강한 심판자도 아니며 인간의 사랑과 도움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연약한 아기로 나타나고 있다. 즉 너무도 인간적이고 아무나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인간 모델로서 제시되고 있는데, 13세기에서 14세기 사이 프란치스칸 운동의 영향을 받은 많은 문학 작품들에서 그리스도는 수난을 통해 드러나는 신체적 고통, 인간적 비애 등과 같은 인간적인 차원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 작가는 바로 이런 경향을 자기 작품에 수용했다.

루도비꼬가 이 작품을 완성했던 이태리의 볼료나(Bologna)는 트렌트 공의회로 시작된 교회 개혁 운동을 대단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곳으로, 이 시기에는 성 프란치스꼬에 대한 상상과 그의 신비체험에 대한 것이 많이 강조되어 극도로 무기력하고 타락한 교회를 개혁하기 위한 처방으로 단순한 삶 안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합일 체험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칸 영성을 최고의 처방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그림에서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을 세련되게 조화시키면서 밝음과 어둠의 조화를 통해 실재와 환상의 대비를 강조하고 있다. 왼편의 어둠과 오른편 빛의 중간 사이에 서 있는 성인은 아기 예수와 성모님의 빛에 의해 서서이 조명되고 있는데, 이것은 “죽음을 통해 생명으로, 어두움에서 빛으로”라는 우리 크리스챤 영성의 기본을 단순하면서도 완벽히 표현하고 있다.

성모님은 구름위에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서 계시고, 그 역시 자신의 정체성이 죄인임을 깊히 강조한 프란치스꼬는 성모님으로부터 예수 아기를 받아 안으면서 아기로부터 반사되는 빛을 통해 자신의 어둠을 밝히고 있다.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바친 성인의 기도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라는 염원이 바로 이 순간에 완성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성 프란치스꼬도 여느 인간과 다름없는 죄인이나 그리스도를 안음으로 빛의 자녀가 되었기에 빛을 향하는 우리 모두의 스승임을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이 그림은 앞에서 본 다 빈치의 그림에 비하면 촌스럽고 구도 역시 투박하기 짝이 없다. 철저하고 완벽한 과학적 구도를 사용해서 더 없이 세련함을 보이는 다 빈치의 작품에 비겨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엉성하고 촌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성모님 역시 우아하긴 해도 다빈치의 마돈나에 비긴다면 시골 처녀의 촌티를 벗지 못한 인상을 주고 프란치스꼬의 표정 역시 일에 거칠어진,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시골 농부의 얼굴이나, 이 그림이 주는 영적 메세지는 너무나 선명하다.

이 작품은 인간은 하느님의 빛을 받을 때 자신의 부족하고 약함의 모든 장애를 이기고 하느님을 모습으로 변모될 수 있으며 성 프란치스꼬는 성탄을 통해 오신 아기 예수를 모심으로 우리에게 이 희망과 확신을 안겨 주셨다는 것을 강렬하게 전하고 있다.

성무일도에서 우리가 바치는 염원이 이 그림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성화이야기

이요한 신부님의 성화해설 나눔게시판입니다.

  1. 알브레히트 뒤러 - 삼왕의 경배

    알브레이트 뒤러 제목 : 삼왕의 경배 ( 1505년) 작가: 알브레히트 뒤러 Albrecht Durer(1471- 1528) 크기 : 목판 유채화 100X 124cm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우피치(Uffici) 미술관 신앙의 내용은 동일하지만 표현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단적으로 ...
    Date2010.01.12 By이종한 Reply2 Views7428 file
    Read More
  2. 슈테판 로흐너 - 장미넝쿨의 성모

    제목 : 장미 정원의 성모 (1450) 작가 : 슈테판 로흐너 (Stefan Lochner: 1400-1451) 크기 : 페널화 50X40cm 소재지 : 독일 쾰른 발트라 리하르츠(Waltra-Richartz) 미술관 성탄의 주역은 아기 예수님이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성모님과 성 요셉이시다. 그...
    Date2009.12.16 By이종한 Reply2 Views8663 file
    Read More
  3. 나의 보호자 어머니 - 프리다 칼로

    제목 :나의 보호자 어머니 (1937) 작가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1907-1954) 크기 : 29.8 X 34.9 cm 철판 유화 소재지 :멕시코 돌로레스 올메도(Dolores Olmedo) 재단 맨발의 무용수로서 유럽 무용계에 신화적인 역사를 남긴 이시도라 던컨(1877- 1927)과 ...
    Date2009.11.17 By관리형제 Reply1 Views7236 file
    Read More
  4. 젠틸레스키-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제목 :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 (1620년) 작가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Artemisia Gentileschi, 1620) 크기 : 170X 136cm 켄버스 유채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성적인 욕망이 있는 인간이 사는 곳에는 어디에나 있는 강간이란 성...
    Date2009.10.26 By이종한 Reply3 Views7516 file
    Read More
  5. 로쏘 피오렌티노-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내리움

    제목: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내리움 (1527년) 작가: 로쏘 피오렌티노 (Rosso Fiorentino, 1495-1540) 크기: 331X 190cm 켄버스 유채 소재지: 이태리 볼테라(Voltera) 시립 미술관 작가는 르네상스 후기를 대표하는 피렌체의 작가로 로마에 가서 미켈란젤...
    Date2009.10.05 By이종한 Reply4 Views8263 file
    Read More
  6. 얀 봔 에이크 형제 Jan van Eyck (2)

    왼편이 증거자임에 비겨 오른 편은 동정녀들의 무리가 어린 양을 경배하고 있다. 교회에서 동정녀들은 그들을 순결과 함께 이 세상 모든 욕망을 포기하고 주님만 따랐다는 면에서 피흘리지 않는 “흰색의 순교자”로 공경했다. 여기 동정녀들 역시 공주로부터 ...
    Date2009.09.13 By이종한 Reply1 Views4957 file
    Read More
  7. 얀 봔 에이크 형제 Jan van Eyck (1)

    얀 봔 에이크 형제 Jan van Eyck (1426) 제목 : 거룩한 어린 양의 경배 (1426) 작가 : 얀 봔 에이크 형제 (Jan van Eyck, 출생년대 미상) 크기 : 유채판화, 137.7 X 242.3cm 소재지 : 네델란드 헨트 (Ghent) 성 바보(Bavo) 대성당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 ...
    Date2009.09.13 By이종한 Reply1 Views5583 file
    Read More
  8. 푸생-성가족

    제목 : 성가족 (1648) 작가 : 니콜라스 푸생 (Nicolas Poussin: 1594-1665) 크기 : 72.4 X 111.7cm 켄버스 유채 소재지 :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 진눈깨비와 비가 섞여 내리는 음산한 날 독일 베르린(Berlin) 미술관이 집중되어 있는 곳의 어느 지하철 근...
    Date2009.08.24 By이종한 Reply2 Views8298 file
    Read More
  9. 해변의 수도자-가스팔 데빗 프레드릭

    제목 : 해변의 수도자(1809) 작가 : 가스팔 데빗 프레드릭 (Gaspal david Fredrich : 1774-1840) 크기 : 400 × 273cm 소재지 : 독일 베를린 다할렘 미술관 중세기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 오는 과정에 성미술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양과 질에 있어 저하 현상...
    Date2009.07.31 By관리형제 Reply1 Views6565 file
    Read More
  10. 베아토 안젤리코-주님 탄생 예고

    제목 : 주님 탄생 예고 (Annuntiation, :1450) 작가 : 프라 안젤리꼬 (Fra. Angelico : 1399- 1455) 크기 : 프레스꼬 ;230×321cm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산 마르꼬 (San Marco) 박물관 하느님은 진선미의 근원이시지만 모든 성미술 작가의 삶이 다 성스럽고 ...
    Date2009.07.09 By이종한 Reply2 Views7539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43 Next ›
/ 4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